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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6-07-07 14:17
[기획특집] 유기농업의 새로운 바람. 유기농 3.0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910  

2015년 10월 충북 괴산군에서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기간에 세계유기농운동연맹이 유기농 3.0 ‘괴산선언’을 했다. 유기농업계는 ‘유기농 3.0’이라는 화두를 받게 된 것이다. 1970년대 유기농업이라는 용어가 생소했듯이, 2015년의 유기농 3.0이라는 용어도 마찬가지이다. 미래의 유기농업운동의 행동지침이 될 수 있는 새로운 의제가 생긴 것이다. 그렇다면 왜 유기농 3.0 선언이 제안되었을까? 월간 친환경에서는 유기농업의 새로운 바람 유기농 3.0과 국내 학계의 움직임에 대해 집중 조명해 본다.

 

자료: 한국유기농업학회 2016 상반기 심포지엄,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 자료집 

1. 유기농업의 미래. 유기농 3.0

지난해 세계유기농업계는 새로운 변화를 목격했다. 유기농업의 새로운 미래 ‘Organic 3.0 괴산선언’ 채택이 바로 그것이다. 이 선언은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 폐막식 무대에서 발표되었다. 연단에 오른 이들은 안드레 류 IFOAM회장(호주), 주택 강 IFOAM Asia회장(중국), 어스 니글리 스위스 FiBL연구소장(스위스), 데이비드 굴드 IFOAM 북아메리카 대표(미국), 가비 소토 IFOAM 세계이사(코스타리카), 캐서린 디 마테오 IFOAM 전회장(미국), 아쉬시 쿱타 IFOAM 명예대사(인도), 로베르트 우가스 IFOAM 세계이사(페루), 이태근 흙살림 회장(대한민국) 등 9명이었다.

유기농 3.0 괴산 선언은 다음과 같다.

 

▲. 지난해 10월 괴산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에서 ‘유기농 3.0 괴산선언’을 선포했다.

 

 

유기농 3.0 괴산 선언

- 모두의 혜택을 위한 유기농 3.0 -

 

유기농 3.0이란 유기농운동의 세 번째 물결, 차세대 패러다임이다.

유기농 1.0은 다수의 선구자들이 농업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새로운 방향의 농업을 주창한 것이다.

유기농 2.0은 유기농 선구자들의 철학을 토대로 법적 규제를 마련하는 단계이다.

유기농 3.0은 현재의 틈새시장에서 벗어나 주류로 전환하는 것이며, 뜻을 같이하는 단체들과 협력하여 집단적 비전을 도출하고 세계적 주요 이슈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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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농 3.0의 목표는 건강, 생태, 공정, 배려의 원칙(IFOAM이 제시한 유기농의 4대원칙)을 기반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의 채택 및 확산, 기후변화에의 적응, 적절한 수입보장, 동물복지, 토지 물 종자의 가용성, 건강한 식생활 등으로 식량 및 농업시스템에서 낭비 방지를 위한 혁신적 시스템으로 유기농을 통한 도전과제 해결을 추구하는데 있다.

 

전략1(혁신의 문화) 과학자와 농업인의 협력이 유기농 주류화달성의 핵심이며, 농업공동체의 전통적 지식을 존중하며 인간의 지성을 활용한다. 자연을 지탱하는 기술을 개발하여 전 세계적으로 현명한 혁신을 주도한다.

전략2(모범사례를 향한 지속적 발전) 지구자원의 균형및 인간의 공정한 삶을 추구하기 위한 목표를 정하고 모범사례를 구축하기 위하여 새로운 지침과 틀 및 시스템을 개발하고 지속적으로 개발해야 한다.

전략3(투명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유기농 진정성 보장)생산자와 소비자 간의 의사소통이 필수이며 소비자는 생산자가 직면한 리스크와 도전과제를 이해하고, 인증절차도 유연하게 변화시키며, 소비자와 생산자를 연결해야한다.

전략4(지속가능성을 위해 폭넓은 이해관계자 포용)타인과 서로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한 단체들과 협력하여 더 많은 단체들이 지속가능한 유기농을 선택하도록 독려해야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자원사용과 지속 불가능한 농업 및 소비패턴에 반대한다.

전략5(농업인에서 소비자까지 총체적 역량강화) 농업인과 소비자간의 직접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투명하고 지속가능한 중간단계를 확대하는 등 총체적 공급망 개선이 핵심이다.

전략6(진정한 가치와 공정한 가격제도) 진정 지속가능하고 건강한 농산물의 확대와 시장성장을 보장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필요하다. 관행농산물의 경우 농약과 화학비료 사용으로 인한 환경오염 유발 및 그로 인한 사회적 비용도 포함하여 유기농산물의 가격을 산정하는 메카니즘을 도입하고 진정한 비용 회계를 추구하여 오염자 비용부담원칙의 이행을 촉구한다.

 

유기농 3.0 괴산선언은 과거의 유기농을 넘어서 더욱 새롭고 진보된 단계의 유기농의 시작을 말하고 있다. 그렇다면 ‘유기농 3.0’은 과연 어디까지 왔으며, 국내에서는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2.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류시장으로 진입하는 유기농업

유기농 3.0 패러다임의 전환을 위한 논의는 괴산세계유기농엑스포에서 처음으로 거론된 것은 아니다. 2011년부터 유기농 3.0에 대한 제안은 이어졌으며, 3년 이상 IFOAM EU가 중심이 된 네트워크에서 토의가 되었다. 최근 유럽과 북미 뿐 아니라 중미와 남미,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전 세계 대륙에서 각 지역에 맞는 ‘유기농 3.0’ 패러다임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국형 3.0 모델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으며 지난 5월 27일에는 한국유기농업학회에서 ‘유기농업 3.0,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2016년 상반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날 최동근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사무총장은 주제발표를 통해 “유기농 3.0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틈새시장에서 벗어나 주류시장으로 전환을 뜻한다”며 유기농 운동의 변화를 강조했다. 또한 “농업인과 소비자간 직접거래를 강화하기 위해 투명하고 지속 가능한 중간단계를 확대하는 등 총체적 공급망 개선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주제발표는 상지대 최덕천 교수의 ‘유기 3.0 전개와 한국 유기농업 학계의 수용 방안’, 한살림 조완형 상무의 ‘한국형 유기농 3.0 발전전략’, 건국대 윤병선 교수의 ‘Organic 3.0과 로컬푸드’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 지난 5월 27일 한국유기농업학회에서 ‘유기농업 3.0, 한국의 선택’이라는 주제로 상반기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 한국유기농업학회 안종호 회장은 “‘유기농 3.0’ 논의를 통해 국내 유기농업 운동을 성찰하고 당면한 문제를 진단해 국내 유기농업이 재도약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고 말했다.

 

3. 유기 3.0 전개와 한국 유기농업 학계의 수용 방안

- 상지대학교 최덕천 교수

 

현재 유기 3.0은 명확히 정의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진행 중인 서술적 선언이다. 세계 유기농업 비중은 경지면적으로 보나 시장매출액 면에서 보나 1% 미만인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것은 세계 유기농업이 주류시장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운동만으로는 쉽지 않다는 전제를 통계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그 앞에는 복잡한 국가정책과 시장시스템 장벽이 존재함을 내포한다. 이러한 여건에서 유기농 3.0운동은 혁신적으로 시작되었다.

지금까지 논의된 유기 3.0은 다양성, 실용주의, 이상주의를 기본 방향으로 하고 있다. 유기농업이 새로운 운동영역을 개척하고, 유기농업 운동과 유기농시장의 세계화·주류시장화, 지구적 환경위기에 협력해 대응하는데 일조하자는 것이다.

 

① 대외적 대응 방안

유기 3.0선언은 세계 유기농업 발전 정체기를 극복할 ‘Big Push'로서 이벤트성을 겸비한 새로운 전환적 계기를 준 운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유기 3.0 선언은 아직 실체가 불분명하고, IFOAM이나 ISOFAR 등의 구미 유기농업 운동·연구단체에서 ‘운동·연구의 영역을 확장하기 위한 일환’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학계는 그 의미를 면밀히 분석해 한국의 상황에 적합한 유기 3.0운동과 연구를 병행해 가는 방향으로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따라서 세계 흐름을 이해하고 아시아적 상황 특히 한국 유기농업의 실행 환경을 적극 알리고, 다양한 분야에서의 ‘한국형 3.0 모델’을 제안해야 한다.

 

② 대내적 대응 방안

한국형 유기 3.0 모델에 대한 가설을 설정하고 연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서는 서구의 흐름에 일방적으로 따라갈 것이 아니라, 유기 2.0에 대한 엄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 목표, 대응방안, 종합적 협력 방안을 위해 ‘현장(운동진영)-학계(연구기관)-정책당국 등 이해관계자들’이 참여하는 ‘TF Team’ 또는 ‘위원회’ 형태의 대응팀 구성이 필요하다.

유기 3.0에서는 유기 인증의 패러다임 이원화가 예상된다. 정부인증(시장), 대안인증(비시장)이 그것이다. PGS도 지역 내의 공동체 안에서 유기농산물 인증기준에 준하는 엄격한 기준을 지키면서 지역 공동체 안에서 소비가 이뤄지는 시스템 내에서 통용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인증은 유기농산물로 한정하고, 무농약농산물, PGS 등은 표시제로 보완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이때 PGS도 유기농산물 수준으로 하되 지역 공동체 내부 순환 과정에서 통용되도록 한다. 일반농업은 경제>인간>생태이지만, 유기농업은 생태>인간>경제이다. 이제 유기농업을 볼 때 유기 2.0에서는 경제(소득, 수익)>인간(안전, 건강)>생태(환경, 지속성)의 순이었다면, 유기 3.0에서는 생태>인간>경제를 지향해야 한다. 물론 현재는 유기농업도 관행농업과 마찬가지로 여전히 경제>인가>생태이다. 경제문제는 생태와 인간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한 농업인과 소비자의 노력에 대한 사회적 보상으로 보장되는 것이 필요하다. 다양한 직접지불제 등 기본소득 보상이 그 대안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경쟁관계가 아니라 공동생활자(공동체) 관계로 정립하는 모델 개발이 매우 중요하다. 생산자-소비자간의 정보의 비대칭성 문제 최소화, 미스 매칭 해소가 유기농업 심화를 위한 기본 요소이기 때문이다.

유기농업 운동과 함께 그리고 보완관계 속에서 함께 해야 할 부문이 많다. 지역 공동체, 로컬푸드, 슬로푸드, 지역순환형 생태공동체농업, 도농상생, 공정무역, 농업생태학 등이 그 예인데, 이 부문과 협동하는 것이 필수이다. 나아가 세계적인 이슈로서 2015년 9월 UN이 채택한 SDG(지속가능개발목표) 프로그램과도 연계해 논의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여러 위와 같은 부문들과 연대할 때 유기농업 진영이 중심 주체가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오히려 비유기농업이 유기농업을 시장에서 밀어내는 구축효과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유기농업은 세계화 추구가 핵심이 아니라 지역화 추구가 핵심 원칙이다. 유기농업 정의에도 ‘지역 내 폐쇄순환 생산체계’와 지역 내 소비를 원리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 간의 협동(연대), IFOAM을 중심으로 한 국가 간 협동으로 세계화의 한계를 보완할 수 있다.

생산시스템도 지역화해야 한다. 지역단위의 순환유기농업을 위해 지역별 특성에 맞는 소규모의 순환농업시스템을 도입해 양분수지가 균형되고, 기후변화 대응에도 생산-유통-소비시스템의 정립이 유기 3.0의 정신에 부합된다.

한국형 유기 3.0의 정립을 위한 기본개념으로 ‘지역공동체 순환형 협동농업’으로 정의해 볼 수 있다. 유기 3.0의 정치적 의미를 보면 유기농업 운동의 세계화임을 할 수 있다. 이것만 놓고 보면 유기농업의 본래 원칙인 ‘지역 내에서 폐쇄적 순환’의 원칙과 상충된다. 즉, 유기농업은 정의상으로나 행동원리상으로 지역화가 적합하다. 만일 이러한 원칙을 벗어나면 유기 3.0 단계에서는 유기농식품 교역에서 동등성에 의한 수입, 유기농업의 농상공화가 심화될 것이다. 따라서 인증방식과 같은 부차적인 문제보다는 철학적 성찰이 앞서야 한다. 그런 후에 그 바탕 하에서 지역공동체 내부의 순화방식의 일환으로 인증방식의 다양화도 논의해야 한다.

 

4. 한국형 유기농 3.0 모델 - 한살림 조완형 상무

① 생산자·소비자가 함께 참여·연대하는 시스템 지향·구축

‘한국형 유기농 3.0’은 단순히 값싸고 좋은 것만 바라는 소비자 권익 우선의 전통적인 소비자운동과 농촌희생·농업피해에 저항하는 농민 권익 중심의 전통적인 농민운동을 넘어서야 한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 나몰라라 하는 관계가 아니라 함께 연대·협력하는 새로운 차원의 협동적 관계를 중시해야 한다. 생산약정을 통해 생산자가 책임 생산한 친환경농산물의 유통경로 단축과 유통비용 절감이라는 경제적 의미를 넘어 친환경농산물 직거래를 새로운 차원으로 도약시키는 일이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연대하는 시스템은 한살림 사례로 설명할 수 있다. 한살림은 친환경농산물 직거래를 통한 가격, 품질, 안전 등의 경제적 가치만이 아니라 시장유통에서 평가되지 않는 생산자와 소비자의 관계성 가치를 중시한다. 사전(한해 전) 생산약정을 통해(생산기준, 생산가격, 생산량 등을 상호 협의해) 재생산 가능한 안정된 가격으로 거래함으로써 생산자의 생활을 안정시키고 있다. 아울러 시장출하를 위한 불편한 생산자의 수고와 불필요한 중간유통비용을 줄임으로써 소비자에게도 적정 가격 수준에서 친환경농산물을 공급하고 있다. 생산자 재배관리 노력과 생산현장 정보를 소비자에게 충분히 전달하고 생산현장 체험활동과 일손돕기 등 다양한 도농교류활동을 전개하는 것도 보다 넓고 깊은 관계를 형성시키고 있다. 소비자도 생산과정이나 사정에 따른 요리법이나 보존법을 고안해내는 등 생산과 소비를 더욱 밀접하게 만드는 생활혁명을 추구하고 있다.

한살림의 경우 생산자와 소비자가 친환경농산물을 직접 거래하기 때문에 물론 유통비용 절감과 가격 및 품질 안정이라는 경제적 합리성도 실현되고 있다. 하지만 이것만 중시한다면 생산현장 방문이나 도농교류활동, 생산계획·생육상황·가격결정에 관여하는 것은 쓸데없는 일이 된다. 또 밥상 앞에서 생산현장과 생산자를 떠올리고 기후·풍토를 생각하는 것은 불필요한 행위가 된다.

한살림에서는 생산과 소비의 두터운 관계 속에서 생산과정에 포함된 풍부한 의미와 내용, 생산자와의 관계까지도 소비하고 있어 더욱 충실한 관계성의 세계가 형성되고 있다. 한 살림은 생산자와 소비자 상호 간에 얼굴과 얼굴이 보이는 관계를 형성하면서 의식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고 소비하는 활동을 추진한다. 이는 국가행정시스템과 시장경제시스템이 지배하는 친환경농업의 관행화, 산업화, 세계화를 극복하는 방향이기도 하다.

 

② 생산자·소비자 참가형 자주인증시스템(PGS)의 도입 및 활성화

생산자·소비자 참가형 자주인증시스템(PGS)를 또 하나의 친환경농식품 인증제도로 인정하고 적극적으로 장려하고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IFOAM은 2000년대 이전까지유기생산기준의 국제 표준화와 국제무역을 활성화하기위해 노력했다. IFOAM이 세계 공통의 획일적인 유기농업기준을 제정·적용함으로써 세계적으로 유기농업의 관행화 및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그 결과 오히려 유기농업의 원칙과 이념이 퇴조하고 순환성·다양성·지역성을 강조하는 생산과정보다는 주로 투입재 사용 여부를 따지는 제3자 유기인증 시스템이 확산됐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IFOAM은 2005년 이후 소규모 유기농가를 옹오해야 한다는 방향성을 강조하면서 소규모 가족농을 유기농업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새로운 유기인증시스템(PGS)을 적극 장려하고 있다. PGS는 별도의 인증기관이 인증을 해주는 제3자 유기인증 시스템이 아니라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참여해 유기농산물의 품질을 확인하고 보증하는 방식이다. 사실 세계 유기농가의 절반 이상은 제3자 유기인증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지 않다.

PGS는 지역에 초점을 맞춘 유기농산물 품질보증 시스템이다. 이는 생산자·소비자의 신뢰와 사회적인 네트워크 기반 위에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가활동을 통해 생산자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PGS의 철학은 유기농업의 원칙과 이념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생태 친화적 농업을 추구한다. 또 경제적 지속성과 사회적 공정성을 중시하고 생산자와 노동자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지역성과 직접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공동체 만들기, 환경보호, 지역경제 지원에 공헌하는 것이다. 이는 생산자·소비자의 신뢰와 사회적인 네트워크 기반 위에서 소비자의 적극적인 참가활동을 통해 생산자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런 PGS의 철학은 유기농업의 원칙과 이념에서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근본적으로 생태 친화적인 농업을 추구한다. 또 경제적 지속성과 사회적 공정성을 중시하고 생산자와 노동자를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지역성과 직접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지역 공동체 만들기, 환경보호, 지역경제 지원에 공헌하는 것이다.

PGS는 근본적으로 유기농산물을 찾는 소비자에게 신뢰성 높은 보증을 한다는 점에서는 제3자 유기인증 시스템이 추구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그러나 이 두 방식은 접근방식에 있어 큰 차이가 있다. PGS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인증과정에 직접 참가하는 것을 권장하고, 또 요청한다. 제3자 유기인증 시스템이 인증기준을 지키고 인증절차에 따르고 있음을 생산자가 증명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시작되었다면, PGS는 생산자에 대한 강한 신뢰를 전제로 한 것이다. 이 신뢰는 철저한 투명성과 공개성이 있어야 가능한 것이다. 이는 위계적인 질서나 행정기관의 간섭을 최소화할 때 오히려 잘 관철된다.

현재 우리나라는 유기농식품에 대해 제3자 인증을 필수조건으로 하고 있다. 그 밖의 표시에 대해서는 엄격히 규제하고 어길 경우에는 벌칙규정도 있다. 하지만 한 살림 및 생협 등에서는 자체적으로 PGS를 도입·적용하고 있다. 한 살림에서 시행하고 있는 생산자·소비자 공동 참여형 자주관리·자주점검(자주인증) 시스템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제3자 인증시스템은 공적 기준을 적용하지만, 한 살림의 자주관리·자주점검 시스템은 독자 기준을 마련, 적용하고 있다.

최근 생산자들이 친환경농업의 가치와 철학에 대해 깨닫고 각성하기보다 정부의 지원 정책이나 제3자 인증시스템에만 의존해 참여했다가 결국 이탈하는 비율이 늘고 있다. 또한 새로 참여하는 농가의 비율도 떨어지고 있다. PGS를 제도적으로 적극 도입, 시행할 필요가 여기 있다. PGS는 ‘한국형 유기농 3.0’ 실천 모형을 창출하는데 분명히 기여할 수 있다.

 

③ 고정소비층 대상 소비 및 산지유통조직 집중 육성

친환경농산물 유통경로별 비중은 생협(24.5%), 전문점(11.4%), 직거래(17.4%), 학교급식(16.2%) 등으로 고정소비자층 대상 유통형태가 주류로써 69.5%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생협의 친환경농산물 유통비중이 24.5%로 가장 높다. 고정소비층 대상 대안유통체계를 우선하면서 일반 시장유통으로 접근하는 정책 추진이 실효성이 있다.

이처럼 친환경농산물의 가치속성과 정보 비대칭성 문제 때문에 친환경농산물 시장은 고정 소비층 대상 유통채널(직거래 유통 패턴)이 시장을 견인하는 구조로 확대되어 왔다. 그럼에도 정부의 친환경농산물 유통정책 방향은 생산자단체 중심의 광역단위 산지유통조직 육성과 농협 계열화 체계구축을 통한 일반소매 유통 활성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제4차 친환경농업 육성 5개년 계획 역시 이런 통념적인 정책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전통적인 정책 접근이 아니라 현실을 토대로 한 정책, 즉 생협 등 고정소비층 대상 소비지 유통체계를 적극 육성하는 방향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부의 친환경농업 육성 정책사업 예산 중 유통부문은 2015년의 경우 6.69%를 차지한다. 그리고 정부는 향후 5년간 총 3조 4,299억원 투융자를 통해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유도한다는 계획이지만, 전체 친환경농업 예산 중 유통부문 예산은 8.4%에 그치고 있다. 그리고 친환경농산물 유통경로 중 대안유통체계가 절대 비중을 차지하는 현실도 거의 반영하고 있지 못하다. 대안유통체계에 대한 친환경농업 유통부문 예산이 적절하게 반영하고 예산규모도 늘려야 한다.

친환경농산물 생산·소비 확대를 위해서는 우선 생협 등 소비자 조직화 유통조직을 집중 육성하는 정책으로 과감히 전환할 필요가 있다. 특히 생산약정 및 책임생산·책임인수를 전제로 해 유통경로 단축 및 유통비용 절검이라는 경제적 의미를 넘어서는 새로운 차원의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운동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서는 ‘한국형 유기농 3.0’을 기약하기는 어렵다.

 

④ 친환경농식품 언어 및 도형 사용규제 개선

우리나라의 경우 정부가 친환경농산물(유기농산물)이라는 언어와 인증마크(도형)의 사용 및 표시를 전적으로 통제·관리하고 있다. 자율적으로 친환경농산물이라는 언어를 사용하거나 법으로 정한 도형을 표싷는 일은 허용되지 않는다. 친환경농업 실천 농민들이 언어를 사용하고 도형으로 표시하려면 반드시 법이 정한 친환경농산물 인증을 받아야만 가능하다. 현재 법적으로 규제하고 있는 친환경농식품의 언어와 도형의 사용규제를 과감히 개선해야 한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는 허위표시나 유사표시에 따른 부정유통을 방지해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친환경농산물의 언어나 도형을 국가의 것으로 하고서 이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반드시 제3자 인증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업 실천 농민들은 자율적으로 친환경농산물(유기, 무농약)이라는 언어를 할 수 조차 없다.

농민에게는 인증을 받지 않더라도 친환경농업을 실천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만약 어떤 농민이 농약이 싫어 농약없이 농사를 지었는데 복잡한 인증서류를 갖출만한 능력이 없다면 그에게 농약을 다시 사용하라고 강요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인증을 받지 않았으니 친환경농산물로 생산·판매 할 수 없다는 것은 친환경농업을 포기하라는 말과 같다. 친환경농산물이라는 언어는 인증을 받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야 한다. 농민들로부터 이런 언어를 사용할 권리를 빼앗는 것은 정당하지 않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은 어디까지나 인증기관이 객관적으로 확인한 것이라는 표시로서 인식 돼야 한다. 이를테면 인증기관의 품질보증 브랜드로 이해될 필요가 있다. 그런 표시로서 보기 쉽게 디자인된 인증마크를 사용하는 것이다.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는 언어 사용을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인증마크를 관리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소비자는 인증받은 친환경농산물과 인증받지 않은 친환경농산물 중에서 어떤 것을 구입할 것인지 선택할 수 있다. 또 그런 선택 기회를 다양하게 제공해 자율적인 질서를 형성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렇게 하면 친환경농산물 인증제도 더욱 발전해 갈 수 있을 것이다.

 

 

5. Organic 3.0과 로컬푸드

- 건국대 윤병선 교수

 

① Organic 2.0에서 Organic 3.0으로

IFOAM에서는 유기농의 역사를 대략 100년 정도로 보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유기농업운동에서 분명한 성취에 대한 세계적인 인정이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이른바 인증된 유기농업은 식량소비나 지구 농지의 1%에도 이르지 못하는 점도 인정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시된 Organic 3.0은 ‘혁신, 최선의 실천’을 향한 진보적인 향상, 투명성, 폭넓은 협동, 전체론적 시스템과 진정한 가치에 의거한 가격결정의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유기농 원칙에 기반을 둔 시장과 진정으로 지속가능한 영농체계의 폭넓은 활용을 가능하게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런데 Organic 3.0은 ‘규범적’이라기 보다는 ‘서술적’이라는 말이 더 잘 어울린다. 즉 최종적으로 고정된 결과를 달성하기 위한 일련의 최소한의 규칙을 강요하는 대신, 결과에 기반하면서 지속적으로 지역적 맥랑에 맞추어 조정하는 것을 본질로 삼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Organic 3.0은 유기농의 기준을 재정립하는 것에 초첨이 맞추어져 있는 것이라, 그동안 IFOAM이 추진해왔던 일련의 정책들에 대한 성찰을 바탕으로 보다 폭넓게 유기농 운동을 확산하려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Organic 3.0이 제시된 이유는 무엇일까? Organic 2.0은 IFOAM-Organics International의 창립과 함께 1970년대 초에 성립됐다. 유기농의 초창기 개척자이며 창립자인 Balfour는 농민주도의 유기농 운동을 창시했다.

 

“나는 유기농 기술은 엄격한 규칙들에 의해 제한되어서는 안된다고 확신한다. 이 기술들은 본질적으로 농민들의 관점에 의존한다. 적극적이고 생태적 접근이 없다면 유기적으로 농사짓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 후 수십년 동안 유기농 조직들에 의해서 생산 및 가공표준이 개발되었고, 인증체계가 도입되었다. 1980년대에 유럽과 미국에서 공적 규제가 처음으로 도입되었고, 2015년까지 83개 국가가 공적인 규제를 시행하기에 이르렀다. 이러한 인증시스템을 통해서 보다 많은 유기농 관련 시장이 확대된 것은 사실이다. 점검과 인증을 통한 표준화와 규제는 소비자와 정책수립자들의 신뢰를 얻는데 기여했고, 유기농의 확신에도 기여했다. 즉 소비자의 건강, 생물의 다양성, 생산자들의 복지의 증진 등 폭넓고 중요한 이슈들에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왔다. 이를 바탕으로 정부의 규제에 의존해 신뢰를 확보한 인증시스템으로 지구적 규모에서 수백만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결합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성장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러나 녹색혁명에 기반을 둔 ‘산업적 농업’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바탕을 두고 실천된 것이 유기농이지만, 포드주의적 대량생산시스템에 적합한 표준 중심, 유통자본이 쉽게 지배할 수 있는 인증중심의 체계는 ‘산업적 유기농’을 탄생시키는데 기여했다. 망가진 땅과 사람의 관계를 되살리는 과정을 중시하는 운동성의 약화는 필연적으로 수익만을 쫓는 생산자와 먹거리의 안전만을 찾는 소비자들을 양상하게 되었다. 특히 표준중심, 인증중심의 체계는 유기농의 특성을 ‘투입재의 특성’으로 대체해 버렸다. 이로 인해 녹색혁명형 농업이 초래한 투입자재에 대한 외부의존을 극복하지 못했고, 농업관련 자본의 농업지배를 통해서 야기된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문제를 극복할 수 있는 기재로서의 유기농 운동이 갖는 의미도 퇴색되었다. 유기농산물에 대한 획일화된 기준에 맞춰서 농업관련기업은 이 기준에 맞춰 투자를 하면 이후에는 높은 가격의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유기농도 ‘산업적 농업’과 똑같이 내부의 조절이 외적인 투입재에 의해서 대체되었다.

즉 농업관련기업의 지배하에 있는 유기농은 산업적 농업에 사용되는 투입재와 종류만 다른 시스템에 불과하게 되었고, ‘유기농’이라는 라벨은 여전히 에너지 집약적이고 대규모 단작에 기반을 두고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서 농기업들이 전혀 유기농적이지 않으면서 이를 기업의 이윤추구수단으로 활용하는 ‘기업의 기회주의적 녹색화’가 등장하기에 이르렀다.

Organic 3.0에서 지적하고 있는 것처럼, 인증된 유기생산이나 소비가 보여주는 수치보다 유기농 시스템이 가지고 있는 의미는 훨씬 중요하다. 남반부의 많은 나라의 소규모 농가들이 실천하는 생태농업의 핵심에는 유기농시스템이 있으며, 이들은 자신들의 농장에 농생태적 디자인을 향상시킴으로써 많은 혜택을 얻을 수 있었다.

Organic 3.0은 생태적으로 더욱 건전하고, 경제적으로 보다 실행가능하고, 사회적으로 더욱 정당하며, 문화적으로는 보다 다양하고, 보다 신뢰를 확보하는 농식품체계라고 할 수 있다.

Organic 3.0을 요약하면 지속가능성에 대한 폭넓은 관심, 경쟁이나 차이에 기반하기 보다는 공동의 비전에 기반을 두면서도 뜻이 비슷한 조직들과 함께 동맹을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지만, 지속불가능한 농업시스템과는 분명하게 선을 긋고 있다.

 

From

To

유기농 기준 준수

포괄적인 일련의 지속가능성 차원 전반에 걸쳐 최선의 실천을 위한 지속적인 개선

유기인증만을 중시

신뢰와 안전을 구축하기 위한 다양한 선택

목적으로서의 유기농

먹거리와 영농의 가치사슬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추구

미충족에 대한 배제

가치사슬 전반에 의지가 있는 이해관계자들을 포함

품질만을 중시

지구적 도전에 역점을 두는 질 좋은 생산물

기술과시

광범위한 적용이 가능한 적절한 혁신

철학의 찬양

Organic 3.0을 실천하는 정책개발

좋은 제품에 대한 좋은 가격

모든 외부효과를 포함하는 진전한 가격에 근거한 공정가격

 

건강, 생태, 공정, 배려라는 4가지 원칙에 입각한 IFOAM의 미션은 Organic 3.0의 기초이기도 하다. 특히 IFOAM 유기농 운동과 함께 개척자들의 놀라운 다양성, 유기농과 관련된 수없이 많은 조직과 사업, 농민, 가공업자들의 존재는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대할 수 있는 매우 많은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다. 농생태, 공정무역, 슬로푸드, 소규모 가족농의 운동, CSA 활동, 먹거리운동, 도시농업 등등이 그 예이다. 이들도 유기농 운동이 갖고 있는 비전의 방향을 공유하고 있으며, Organic 3.0의 발전과 관련해 고려되어야 한다.

 

한국의 유기농업 발전단계 구분

① 유기농 1.0: 화학농업의 대안(1970년대 중반~1997년)

정농회 등 민간 유기농민단체가 1976년에 루돌프 슈타이너의 생명역동농업 등을 실천하면서 설립되고, 이어 여타 유기농업단체들이 설립되면서 민간중심의 운동으로 확산되었다. 정부는 저곡가-저임금 구조를 통해 수출 주도형 경제성장에 치중하면서 양곡증산 위주의 화학농업을 채택하였으므로, 그와 목적이 상반된 유기농업을 경시하거나 소외시키기도 하였다.

 

② 유기농 2.0: 농업환경 보존과 농가소득 증대(1997~현재)

정부가 1997년 12월 ‘친환경농업육성법’을 제정·시행하고, 2000년대에는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추진하였으며, 정부인증을 중심으로 정책지원에 힘입어 ‘위로부터’추진하는 단계였다. 1993년 유기농산물 품질인증 및 표시제, 1994년에 농림수산부에 환경농업과가 만들어져 그 초석을 닦고, 2001년에는 의무인증제가 실시되었다. 제1차 5개년 계획 초기에는 양적 성장이 있었으나, IMF 외환위기, FTA 확산, 4대강 사업, 국토개발 정책과 ICT 중심의 정책으로 전반적인 환경정책 위축, 유기식품 동등성 확대로 수입증가 등을 거치며 최근 몇 년 사이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이념적으로나 운동적으로나 시장 활성도 측면에서 위축된 분위기이다. 현재 유기농업의 혼돈기라 할 수 있다.

 

③ 유기농 3.0: 지속가능한 농업으로 생명·환경위기 대응(미래~)

아직 급박하고 결정적인 현실 인시과 철학이 부재하고, 목표의식, 지향점이 없어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대해 관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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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Organic 3.0의 지향점과 로컬푸드운동

‘산업적 농업’과 유기농은 단순히 영농방식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대안적 농식품체계는 단순히 농산물체계만이 아니라 사회전체가 새로운 패러다임을 통해 대안사회를 추구하는 노력이 수반되어야 한다. 유기농이 대안운동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환경 친화적인 농업기술과 자연과 인간, 도시와 농촌, 생산과 소비의 유기적 결합을 매개로 하는 사회체계의 변화에 대한 가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기농 운동은 나아가서 사회 경제적 정책적 구성요소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관련을 맺는 시스템으로 농촌구조가 전환을 모색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이를 통한 지속적인 지역사회로의 회복과 농촌지역의 인간권리의 회복까지 포괄하게 된다. 유기농은 사회적 형평과 분배정의에도 부합하는 영농형태라고 할 수 있는데, 중소규모의 가족농은 대기업농과 경쟁할 때 어쩔 수 없이 생산비와 마케팅 비용의 효율성에서 열세에 있지만, 중소규모의 유기농가도 중간수집상, 대형 가공업자, 도소매업자 등의 유통단계를 거치지 않고, 직거래를 확보함으로써 부가가치의 외부누출을 막고 품질과 식품안전성, 가격, 시장 안정성의 측면에서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유기농 생산농가의 조직화, 생산자와 소비자의 연대강화, 그리고 농가가 속한 공동체 사회의 조직화를 통해 궁극적으로 지역성의 해체를 막고 반대로 이를 활성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자들이 유기농이라는 인증라벨보다는 농민의 얼굴을 더욱 신뢰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는 사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성찰할 필요가 있다. 국가인증 등 3자 인증이 가져온 유기농의 정체성 훼손, 생산자와 소비자의 자발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순환의 농식품체계의 훼손, 이 과정에서 유기농자재 생산에 대한 거대자본의 진출, 수입산 유기질 제재로 만든 유기농자재시장의 확대 등 일련의 과정들이 ‘산업적 유기농’이 유기농을 지배하는 상황으로 초래한 부분이 있다는 점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Organic 3.0에 적시되어 있는 변화의 필요성, 변화의 방향, 변화의 결과는 이런한 고민들을 담아내려는 노력을 결정이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유기농의 관행화라는 엄연히 존재하는 현실에 대한 냉혹한 자기평가, 그리고 유기농의 관행화를 가져오게 된 인증중심의 체계에 대한 자기반성 등은 농에 대한 애정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리고 많은 3세계의 농민들이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개념이 되어 버린 유기농, 초국적 농기업들이 선호하는 마케팅용어로 유기농이 고착되어 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냉혹한 인식이 Organic 3.0이 등장하게 된 배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에서 Organic 3.0은 로컬푸드운동에 대해서도 경종을 보내고 있다. 로컬푸드 운동에서도 나름 경계해야 할 지점들이 있다. 이른바 로컬의 함정에 빠지지 말아야 한다. 로컬푸드가 글로벌 푸드로 인해 발생한 여러 가지 사회적·경제적 문제들을 즉자적으로 해결해 줄 것이라는 환상을 갖지 말아야 한다. 로컬푸드의 가치에 대한 공유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에서 지역이라는 것을 방어적인 개념으로 사용할 경우에는 감성적인 ‘신토불이’운동의 재판에 불과한 초라한 모양으로 그 막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 로컬푸드는 기본적으로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의미하지만, 보다 중요한 것은 글로벌푸드로 인해서 망가진 농과 식의 관계들을 복원해 내는 것이고, 건강하고 질 좋은 먹거리의 생산과 소비를 지속가능하게 하자는 것이다. 또한 로컬푸드를 통해서 사회적 정의와 경제적 정의를 실현하고자 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러므로 로컬푸드 운동을 통해서 우리가 달성할 수 있는 가치는 무엇이고, 그 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 어떤 형태로 로컬푸드를 운동 속에서 풀어나갈 것인가에 지속적인 성찰이 필요하다. 유기농과 마찬가지로 로컬푸드가 목표가 아니라, 수단이라는 점을 인시가혹, 목표와 수단, 목적과 전략을 혼동하지 말아야 한다.

중요한 것은 로컬푸드가 어떠한 사회적, 경제적, 생태적 관계를 만들어 내면서 전개되는가에 있지, 물적인 매개물로서 먹거리가 로컬푸드라는 사실 자체에 있는 것은 아니다. 대안운동이 운동을 통해서 극복하고자 했던 대상과 동일한 폐해를 가져온다면 그것은 대안운동으로서의 의미를 이미 상실한 것이나 다름없다. 대안 운동은 기존의 먹거리 체계 속에 뿌리를 두고 있더라도, 스스로가 대안을 내세우며 맞서고 있는 대상과 유사하게 행동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또한 로컬푸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결여되면 로컬을 기계적으로 차용해 오히려 기업들이 악용할 소지가 크다. 기업의 녹색 위장으로 로컬푸드가 사용되면, 로컬푸드는 가까운 거리에서 생산된 신선한 먹거리를 의미할 뿐, 글로벌푸드에 대한 문제의식과는 하등의 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한편 Organic 3.0도 제기하고 있듯이 로컬푸드 운동은 사회적 정의를 실현하는 수단으로도 고려되어야 한다. 로컬푸드를 매개로 지역의 저소득층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접근권을 확대하기 위한 고민도 이루어져야 한다. 지역이 중심이 되어 지역의 농민과 소비자가 직접적인 관계를 만들어 내고, 이를 계기로 지역 순환 경제를 구축하고자 하는 목적을 로컬푸드 운동이 담고 있기 때문이다.

초국적 농식품복합체의 농업지배가 더욱 치밀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업을 살리기 위한 대안운동들이 별개의 운동으로 전개될 것이 아니라, 서로 가지고 있는 공통의 지향점을 찾아내면서, 서로가 놓칠 수 있는 부분들을 서로 격려하는 운동이 더욱 절실한 시점이다. 이런 점에서 Organic 3.0은 IFOAM이 대안농식품운동을 전개해 온 지구 곳곳의 여러 조직들의 실천사례에 집중하면서 스스로의 해결을 자신의 틀에 옭아놓지 않고 보다 많은 고민을 적극적으로 제안한 의미 깊은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