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생태농업포럼 첫 번째 세션의 주인공은 종자이다. 과연 종자는 누구의 것일까라는 근본적인 화두를 던지며, 종자에 관련된 법률, 그리고 우리나라와 세계 각국의 종자를 지키는 노력에 대한 논의가 진행됐다. 오픈세션은 토종씨드림 변현단 대표가 좌장을 맡고 원광대학교 김은진 교수, INOFO 샤미카 모네 사무총장,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를 제작한 하라무라 마사키 감독, MASIPAG 로웨나 브웨나 지역 코디네이터, 팜커뮤니티 주남나누기 우봉희 대표가 참석했다.

| 김경호 이경민 김경윤 엄정식 기자 공동취재 |

씨앗, 제도와 현실 : 원광대학교 김은진

전 세계적으로 씨앗과 종자는 두 갈래 길로 나타나고 있다. 우선 재산권으로서의 종자이다. 이는 무역과 상업화의 대상이며, 지식재산권, 사적소유의 대상이다. 다른 한 부분은 가치로서의 종자이다. 이는 환경과 생태계의 일부이며, 생물다양성과 농부권, 전통지식의 계승을 대변하고 있다. 국제사회에서 종자에 대한 이슈를 살펴보면 1980년의 미국 미생물특허, 1983년 식물유전자원규약, 1991년 UPOV 전면 개정, 1996년 비아캄페시나 식량주권 선언, 2010년 나고야의정서 채택, 2018년 UN 농민권리선언 등을 거치며 종자의 독점권, 씨앗에 대한 권리에 대해 대치를 하게 되었다. 국내에서는 씨앗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며 운동이라는 형태로 여성농민 주심의 토종씨앗 운동이 펼쳐졌다.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 씨앗은 자연생태계를 유지하는 근원이며, 이는 토종 씨드림 선언문의 핵심 부문이다. 씨앗은 스스로 자신이 처한 환경에 적응하며 생존해 왔다. 씨앗은 기본적으로 자연의 것이며, 인간이 제멋대로 니 것, 내 것이라고 우기는 것이다. 더욱이 이를 돈으로 환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신이 그 씨앗의 주인임을 주장하고 그 대가를 나눌 수 있게 하는 것을 과연 누가 해야 할까?

INOFO 샤미카 모네 사무총장

인도의 상황을 설명해 보면, 종자의 가치를 오래 전부터 농민들이 인식해왔다. 현재 인도의 채종자들과 관련해 기록하고 있으며, 전통지식과 토종 씨앗에 대한 정보를 유기농민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농민들이 기록에 대한 부문이 매우 취약한데 이런 기록은 종자 분쟁에서 매우 긴요하게 사용된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쌀에 대한 특허로 미국기업과 분쟁을 한 적이 있는데 미국 기업에서는 쌀에 대한 향, 맛 등 14가지 기록을 제시했고, 우리는 기록한 문서가 없어 이를 증명하지 못했다. 하지만 강황에 대해서는 산스크리트어를 번역한 자료가 있어 이를 증빙할 수 있었다. 지적재산권과 관련해 위기를 느끼기 때문에 이러한 자료를 만들고 있으며, 인도에서는 토종종자에 대해 우표를 발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다. 유기농가는 다양한 종자와 전통적인 농법 등 엄청난 지식의 보고를 가지고 있다. 농장에서 스스로 종자를 보전해야 하며, 수 세대에 걸친 노력이 필요하다.

하라무라 마사키

‘씨앗은 누구의 것인가’라는 다큐를 제작했다. 씨앗은 기본적으로 모두의 것이다. 이런 마음을 가지고 1985년 이후 농업과 농촌문제를 취재하기 시작했다. 일본의 주식인 쌀은 현재 300여개의 품종이 재배되고 있지만, ‘종류가 많아서 효율이 나쁘다, 줄이자’라는 흐름이 있으며, 이는 해외의 다국적 기업이나 대기업들의 입장이다. 다국적 기업의 씨앗이 주류가 되기 시작하고 있으며, 이는 독점이 되고 있다. 이것은 일본 농업에 있어 굉장히 큰 문제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각 지자체에서 종자 조례를 만들고 있지만, 지금까지 지켜온 종자 씨앗의 육성권이 점점 무너지고 있다. 2018년 종자법의 폐지, 2021년 개정된 종묘법은 공적인 종자가 민간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는 법이며, 자가채종, 자가증식이 특허 침해로 피소 위험에 있다. 이렇게 진행된다면 다국적 기업에 의해 일본의 농업이 재배되어 버릴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에 와서 친환경학교급식을 보고 큰 감동을 받았다.

MASIPAG 로웨나 브웨나

필리핀은 MASIPAG은 2015년 발족했으며, 새로운 품종을 개발하고 보급하고 있다. 대부분의 토종이 거의 사라진 지금 4,000개 이상의 토종종자가 연구소에만 남아있다. MASIPAG에서는 토종종자의 경우 농민들에게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으며, 토종종자는 우리의 문화이자 유산이라고 생각한다. 농민들에게 종자는 그들의 삶이라고 말할 수 있다. MASIPAG에서는 토종종자의 보존과 함께 품종의 특징을 기록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GMO 옥수수가 큰 문제가 되고 있다. GMO 옥수수가 필리핀 전역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정부에서는 GMO 쌀까지 상용화할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는 필리핀 뿐만 아니라 아시아 전 지역에 도달할 수 있다.

주남나누기 우봉희

농민의 입장에서 씨앗은 농민의 것이 아니라 자연의 것이다. 개량종과 토종을 비교해 보면 극명한 차이는 개량종은 획일화, 토종은 다양성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1919년 우리 쌀 품종은 1,451종이었지만 현재는 450종 정도만 남아있다. 현재 토종종자를 지키는 노력을 하고 있으며 경기도 양평 우보농장에서는 350여 종의 토종 벼를 심어 이를 확대하고 있다. 다들 일제시대에 우리 토종 벼 종자가 많이 사라졌다고 하지만 사실 통일벼가 들어오면서 사라진 토종종자가 더 많다. 토종벼의 장점은 맛과 다양성이다. 특히 토종벼는 화학비료를 사용하면 결실이 잘 안되기 때문에 친환경농업에 있어 이상적인 작물이라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