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과 생명을 살린다는 자부심으로 수십 년간 꿋꿋하게 실천해왔던 친환경농업도 최근 생산비 보장 미흡과 저농약 폐지대책 부재, 부실인증 등의 이유로 인해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또한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 경제동반자 협정(CPTPP)으로 인해 우리 농어촌은 존폐 위기에 서 있다.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한국 농업의 돌파구는 친환경·유기농업이라 강조하는 한국친환경농업협회 강용 회장을 만났다.

현재 국내 친환경농업의 현 주소가 그리 밝지는 않습니다. 탄소중립시대 친환경농업이 가야 할 방향에 대해...

A. 정부에서는 친환경농업육성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2025년까지 친환경농업의 비율을 10%로 확대한다는 계획을 세웠지만, 현재는 오히려 인증농가가 10% 줄어든 결과가 나왔습니다. 왜 이런 문제가 발생하는 것일까요? 정부에서는 왜 친환경농업을 해야 하는지 다시 한번 생각을 해야 합니다. 탄소중립시대 친환경농업은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하지만 정부는 물론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 우리들의 생각과 의지도 그리 강하지는 않습니다. 탄소중립을 농민단체의 구호 정도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계가 변화하는데 우리는 아직 제자리에 머물러 있습니다. 변화를 일으키기 위해 국가차원에서 왜 친환경농업을, 탄소중립을 해야하는지 인식해야 하며, 협회에서도 이런 인식전환을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친환경농업이 다시 한 번 도약하기 위한 회장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A. 비단 친환경농업 뿐만이 아니라 우리농업은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지나고 있습니다. 결국은 어떻게 해서 농촌을 유지하느냐가 가장 큰 문제라 생각합니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은 농촌 유지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며, 시장을 만들고 그 시장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합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국내 공공급식 시장 규모는 7조원 수준입니다. 직불금 확대도 중요하지만 공공급식 시장을 모두 친환경농산물로 바꾼다면 어떤 변화가 일어날까요?

2006년 학교급식에 들어가는 친환경농산물에 대해 차액지원이 시작됐으며, 친환경농업에 있어 가장 큰 판로인 학교급식 시장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일반 관행농가들의 농가소득에 비해 친환경농업에 종사하는 우리 5만여 명의 친환경농민들은 조금 더 나은 생산성과 소득을 가지고 농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리 전체 농민들의 6%도 안되는 친환경농민들이 유지하는 시장의 규모는 1조 9,000억원에 달합니다. 7조원 규모의 공공급식에, 차액지원 사업(20%)까지 더하면 산술적으로 8조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되며, 생산농가는 24만호에 이를 수 있습니다.

다시 정리해서 말하면 우리 농업인들의 20% 이상인 20만 가구가 친환경농업으로 농사를 지으며 농촌을 지키고 살 수 있습니다. 다음 과정은 어떻게 될까요? 공공급식시장이 친환경이 되면 20만 가구의 친환경농민, 그리고 32만 ha의 면적에 친환경농사를 짓게 됩니다. 자연스럽게 단지가 형성되고, 생산의 경쟁력이 생깁니다. 규모화가 되고 산업화가 되면, 일반 소비 시장 뿐 아니라 친환경농산물을 원료로 하는 원료 생산도 가능해지며, 가공산업이 발전하게 됩니다.

. 그렇다면 규모화되고 산업화된 국내 친환경농업의 미래의 모습은 어떻게 그려질까요?

A. 미국의 농업은 ‘대량생산, GMO'가 연상되고, 일본은 ‘고급, 방사능’ 등을 떠올릴 수 있습니다. 호주는 ‘청정’의 이미지 이지만 대한민국 하면 떠오르는 것이 없습니다. 하지만 외국인들에게 “대한민국 농업의 이미지는?”하고 물어보면 ‘안전, 안심, 기능성’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특화된 이미지, 대한민국의 이미지를 농산물과 식품에 접목한다면 전 세계로 진출하는 K-Organic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봅니다. 또한 친환경농업, 유기농업은 과거에서 이어온 전통농업을 넘어 AI, 빅데이터와 접목하면 탄소중립 시대의 중심이 되는 산업이 될 것입니다.

월간 친환경 200호 축하의 메시지

월간 친환경은 우리나라 친환경농업과 함께 가고 있습니다. 한때 대세인 것처럼 가는 시절도 있.었고, 다시 후퇴를 하던 시기도 있었지만, 친환경농업은 반드시 가야 할 길입니다. 탄소중립시대 한국 농업의 대세가 친환경이듯이 월간 친환경도 우리 언론의 대세로 더 큰 성장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 월간 친환경 취재부 공동 (김경호, 이경민, 김경윤, 엄정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