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저농약농산물 인증이 폐지된다. 친환경농업인들은 2016년 친환경농업 부문에 많은 혼란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유기 및 무농약 재배가 어려운 친환경 과수 재배 농가들은 ‘관행농업으로 복귀냐, 유기 및 무농약 전환이냐’ 하는 선택의 갈림길에 서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정학균 박사 등은 최근 ‘친환경농산물 저농약인증제 폐지에 따른 대응방안’이라는 연구보고서를 통해 저농약인증 폐지 이후에 대한 방안을 모색했다.

월간 친환경에서는 연구보고서를 토대로 저농약인증 폐지 이후 친환경농업인들이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본다.

1. 과실류 저농약인증 89.5% 비중 차지해

소비자의 웰빙 트렌드와 정부의 적극적인 육성정책에 힘입어 친환경농산물 생산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2009년에 201,688ha로 최고치를 나타냈으나 2010년 이후 저농약인증 면적의 감소로 연평균 5.4%의 감소세로 전환되었다. 이와 같이 친환경농산물이 감소추세로 급격하게 전환된 것은 2015년 저농약인증 제도의 폐지가 직접적인 원인일 것이다.

2012년 기준으로 부류별·인증단계별 출하현황을 살펴보면 저농약농산물이 32.6%를 차지해 아직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부류별로 살펴보면 곡류의 경우 저농약이 5.8%로 적은 비중을 차지하지만, 채소류는 27.2%, 과실류는 89.5%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2012년 기준 전체 저농약농산물 488,466톤 가운데 과실류 저농약이 62.5%, 채소류 저농약이 32.5%를 차지하고 있다.

정부에서는 2015년 저농약인증제 폐지에 대응해 저농약재배를 유기나 무농약으로 전환시키기 위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저농약농산물 생산농가들은 저농약인증제도의 폐지에 따라 유기나 무농약, 혹은 GAP나 관행농업을 선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친환경농산물의 공급이 달라지게 될 것이며, 특히 과실류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과실류의 경우 현재의 품종을 유기나 무농약으로 재배하는데 기술적인 제약이 있기 때문에 농가의 전환 방향에 따라 향후 적정수준의 친환경 과실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 저농약농가들의 인식전환이 유기 및 무농약 확대에 필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서는 친환경농산물 생산실태 및 저농약인증제도 폐지에 따른 농가반응을 파악하기 위해 친환경농산물 재배농가를 대상으로 조사 전문기관에 의뢰해 설문조사를 실시하였다. 전국 친환경농산물 재배 농가 650호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는 품목별로 곡류 250호, 과실류 200호, 채소류 200호로 구성되었다.

①친환경농산물 재배의 문제점

친환경농업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가장 어려운 점은 잡초관리가 41.1%, 병해충관리가 40.6%, 토양관리가 12.0%, 기타 6.3% 등으로 나타나, 잡초관리와 병해충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친환경 품목류별로 어려운 부분에 다소 차이가 있지만 곡류 부문에는 잡초관리, 과실류와 채소류는 병해충관리에 친환경농업인들은 많은 어려움을 느꼈다.

구분		잡초관리	병해충관리	토양관리	기타
인증종류	유기	40.6	39.4	12.7	7.2
	무농약	41.2	40.3	8.4	10.1
	저농약	41.4	41.8	12.9	3.9
친환경 품목류	곡류	56.4	28.8	8.8	6.0
	과실류	31.0	55.5	10.5	3.0
	채소류	32.0	40.5	17.5	10.0
전체		41.1	40.6	12.0	6.3

주 작목의 친환경인증 재배면적은 평균 15,177㎡(4,591.3평)으로 나타났다. 인증종류로 구분할 때는 유기 재배면적이 평균적으로 무농약이나 저농약보다 넓었으며, 품목별로는 곡류가 과실류나 채소류보다 평균 재배면적이 넓었다. 이러한 결과는 곡류의 경우 친환경농업이 어느 정도 정착되어 있으나 과실류의 경우 상대적으로 친환경농업 확산에 많은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보여준다는 증거이다.

친환경농업경력과 친환경재배면적의 관계를 살펴보면, 전반적으로 친환경농업경력이 높을수록 재배면적을 확대해 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다만 5년 미만의 초기 친환경농업 진입자들이 넓은 재배면적을 가지고 생산하는 것이 특징적으로 나타났다. 또한 20년 미만의 농가의 친환경재배면적 분포를 볼 때, 비교적 적은 규모이거나 아니면, 16,500㎡이상으로 규모를 크게 확대해 친환경농업을 이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재배면적의 분포를 볼 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친환경농업도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배하고 있는 친환경농산물 주 작목의 수취가격은 kg당 평균 4,999원으로 나타났으며, 인증종류별로 살펴보면 유기는 6,921원으로 가장 높았고, 무농약이 3,710원, 저농약이 3,825원으로 나타나 무농약과 저농약의 구분이 잘 이루어지지 않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품목별로 살
펴보면 곡류는 2,308원, 과실류는 5,767원, 채소류는 7,596원으로 채소류가 가장 높았다.

친환경농가의 연간 농업소득은 평균 6,404만원으로 나타났다. 품목별로 살펴보면 곡류 4,112만원, 과실류 6,104만원, 채소류 9,569만원으로 채소류 재배농가의 소득이 가장 높았고, 곡류 재배농가의 소득이 가장 낮았다. 인증종류별 친환경농업인의 연간 농업소득을 살펴보면, 유기와 무농약이 각각 6,133만원과 5,823만원으로 나타나 저농약 6,894만원보다 낮게 나타났다. 저농약인증 농가의 연평균소득이 유기 및 무농약 농가보다 높다는 것을 볼 때, 저농약에서 유기 및 무농약으로 전환할 유인이 적다. 이러한 결과는 과실류의 경우 더욱 문제가 될 수 있다. 과실류는 크기와 모양 등이 가격을 크게 좌우하는데, 친환경 과실류는 모양이 좋지 않고, 작은 경우가 많아 좋은 가격을 받기가 어렵다. 따라서 저농약에서 무농약으로, 무농약에서 유기로 전환할수록 소득이 높아질 수 있는 상황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② 저농약인증 폐지에 대한 친환경농업인의 반응

2016년부터 저농약농산물 인증이 폐지되는 것에 대해 친환경농산물 재배 농가의 84.5%가 인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조사대상 친환경농업인의 35.2%는 저농약인증제도 폐지로 인해 친환경농산물이 감소할 것으로, 31.7%는 큰 영향이 없다, 27.1%는 유기 및 무농약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기농가와 무농약농가들은 저농약인증 폐지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보았고, 특히 유기농가들은 친환경농산물이 감소할 것이라고 보기보다 오히려 유기 및 무농약 전환을 촉진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았다. 반면, 저농약인증 농가들은 저농약인증 폐지로 친환경농산물이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많아 저농약인증 폐지가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인증종류별로 차이를 보였다.

구분		유기·무농약농산물 가격차별화 필요	친환경 전환 농가들을 위한 대책마련이 필요	친환경농산물의 급격한 감소를 막기 위한 대책이 필요	관심없다	기타
인증종류	유기	43.4	18.7	15.1	19.1	3.6
	무농약	29.4	21.0	21.0	21.0	7.6
	저농약	19.3	32.5	31.4	8.9	7.9
친환경 품목류	곡류	29.2	22.4	24.8	16.8	6.8
	과실류	29.0	26.0	26.0	11.0	8.0
	채소류	33.5	27.5	18.5	17.0	3.5
전체		30.5	25.1	23.2	15.1	6.2

저농약인증 농가들의 인증 폐지에 대한 농가의 대응방향으로는 유기전환 5.7%, 무농약전환 30.7% 등으로 나타났다. 유기 및 무농약 전환 계획은 36.4%로 높았으며, 친환경농업과는 다른 개념인 GAP 전환도 21/8%로 높은 반면, 관행재배로의 복귀 계획은 13.2%에 머물렀다. 또한 저농약인증제도 폐지에도 저농약농산물을 계속 생산하겠다는 응답이 28.6%로 높게 나타났다. 이는 친환경농업으로 인증을 받지 못하더라도 소비자들에게 농약을 많이 사용한 농산물을 공급하지 않겠다는 농민의 의식과 더불어 이미 기존의 관행농산물도 특별히 농약을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는 의견이 있었다.

<기사중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