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간담회

친환경 농산물의 학교급식 공급이 강조되고 있다.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은 급식 위생은 물론 청소년들의 식생활 개선을 통한 신체적 정신적 건강증진과 가정 식생활 개선 및 이로 인한 국산 농산물 소비촉진과 농가 판로안정 등의 기여도 높아 농림부가 적극 추진하고 있다. 본사가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전국 캠페인을 위해 사전 개최한 간담회를 정리한다.
 
·일시 : 2007년 9월 7일(금)  ·장소 : 양재동 aT센터 회의실



"직영 전환 후 학교-지자체간 직거래 모색을"



·토론자
윤주이 본사 상무(좌장)
정명옥 학교급식전국네트워크 공동대표
성정림 서울 가양초등학교 영양교사
이빈파 환경농업단체연합회 친환경학교급식추진단장
김광철 서울 서정초등학교 교사
서정순 서울시 서대문구의회 의원
윤재만 농협중앙회 도매사업부 금식팀 차장
이보숙 한양여대 식품영양과 교수


"우수사례 전파·매뉴얼 보급 예정"

주제1/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확대방안=올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예산은 103개 시·군이 5319개 학교에 638억원을 지원한다. 이는 지난해보다 48.6% 증가한 것이다. 대부분 농촌지역 지자체로 친환경농업 확대와 친환경농업인의 경영안정을 위해서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지원은 매년 확대된다.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확대는 학교장과 영양사, 학부모 등의 인식제고는 물론 실천분위기 조성, 우수사례 전파 및 매뉴얼 제작·배포가 기본방향이다. 농림부는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 캠페인과 현장체험 및 지역 활동가를 육성해 학교의 일일 명예교사로 활동하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 소비촉진이 우수한 지자체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농림부는 학교급식 이외에도 지난해부터 친환경농산물 자조금제도를 도입해 소비촉진 홍보 및 판촉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확기 수급조절을 위한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매취 및 유통활성화 자금 250억원도 편성했다. 지난 6월에는 공공기관·단체에 대한 친환경농산물 우선구매 요청을 하고 내년까지 4억원의 예산을 들여 친환경농산물 가공식품을 개발한다. 또한 생협과 한살림 등 생산·소비자 연계조직에 친환경농산물 전용매장 10개를 설치하고 2009년 경기도 광주에 '친환경농산물 종합물류센터'를 착공한다. /조원량 농림부 친환경농업정책과장



"지역거점 물류센터 설립 급선무"

주제2/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의 의미=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위해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특히 성장기 학생들이 건강하게 자라기 위해 중요하다. 어릴 때부터 친환경농산물에 입맛을 들이면 지속적으로 애용함으로써 우리 농업을 살리는 길이 될 것이다. 학생들은 학교급식을 통해 연간 180식을 먹는데 이는 전체 식사량의 1/6을 차지하며 1만여 개 학교에서 매일 780만 명의 학생과 교직원이 급식을 이용하고 있다. 따라서 식재료의 중요성이 강조된다. 급식이 필요한 소비처가 자치단체에 퍼져 있어 각 지자체가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사용할 필요가 있다.
개별 학교단위로 구매할 때 품질과 운송비용이 가중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따라서 5개 학교씩 공동 구매단이 일괄 발주, 식자재를 조달하는 방법으로 행정업무를 경감시키고 생산자와 직거래를 가능케 하면 된다. 직거래로 유통단계를 줄이면 원가부담이 줄어 급식비도 낮출 수 있다. 전처리나 위생처리를 더욱 철저히 해서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지역거점 물류센터를 설립하면 해결이 가능하다. 현재 순천이나 나주 지역은 전처리 시설을 가지고 있으며 친환경 학교급식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박진욱 교육인적자원부 학교체육보건급식과 사무관

<종합토론>



식재료, 위생·안전은 기본-맛·품질도 좋아야
주변학교와 묶어 공동 구매…효율성 제고를
"친환경 급식단가 올라도 그만한 가치 충분"

▲윤주이=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은 학생들의 건강권 확보와 친환경농산물 소비촉진 및 생산농가 출하안정 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현재 전국 103개 시·군이 638억원의 예산을 친환경 학교급식에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중앙정부와 광역지자체들이 외면하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에 따라 본보는 농림부와 연계해 친환경 농산물 학교급식을 위한 광역지자체 캠페인을 전개하고 국회 세미나를 통해 국민적 공감대를 제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한 좋은 방안을 제안해 주기를 기대한다.
▲정명옥=지난 18 년간 영양사로 학교급식 현장에 있었다. 학교급식네트워크는 위탁급식을 직영으로 전환하고 친환경농산물 식자재로 모두 바꿔나갈 것, 의무교육 대상자인 중학생까지는 무상급식 실시를 요구하고 있다. 지난해 발생한 대규모 식중독 사건도 시장주의적 논리로만 급식을 운영하기 때문이다. 교육의 관점에서 급식을 바라봐야 한다.
학교급식 제도 자체가 갖는 특성이 있다. 한꺼번에 다수의 학생에게 같은 식단을 먹이는 보편성, 한번 먹고 나면 버리는 일회성, 건강여부가 나타나지 않는 무효과성, 맛이라는 주관성 등이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맛있어야 좋아한다. 하지만 맛이 있다고 건강에 좋은 음식은 아니다. 지난 98년이 '친환경농업 원년'이라고 하는데 그때부터 친환경 학교급식에 관심을 가졌다면 지금은 더욱 발전했을 것이다.
▲성정림=서울 문래초등학교에서 영양사로 근무하며 친환경 학교급식을 도입했다. 지금은 가양초등학교에서 영양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영양사로 근무하며 아이들의 식단을 이대로 둘 수 없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식생활 교육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영양사'가 아닌 '영양교사'가 됐다. 연간 180식의 학교급식을 친환경 식자재로 바꾸니까 나머지도 친환경으로 먹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학교에서 무농약 농산물과 유기농 과일을 먹으면 학생들이 부모들에게 친환경급식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친환경 가정식'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래초등학교에서는 6개월만에 학교급식에서 가정식으로 친환경농산물 이용이 이어졌다. 지침서를 통한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교육이 중요하다. 사고방식의 변화가 중요하다.
▲이빈파=학부모를 비롯한 학교운영위원들과 학교 안에서 친환경 학교급식을 추진하고 있다. 대도시 중·고등학교는 100% 위탁급식이었다. 최근 학부모들의 노력으로 일부 학교가 직영급식으로 바꾼 다음 친환경 학교급식으로 전환했다. 친환경 식자재 구매는 공급업체 의존보다 학교가 지자체와 직거래하는 것이 중요하다. 관악구 당곡중학교의 경우 처음으로 나주시와 직거래를 시작했다. 이것이 학교와 지자체 직거래의 첫 사례다. 이후 다른 학교들도 벤치마킹하는데 현재 직영 전환한 주변 학교들과 공동구매의 틀을 만들어 나가고 있다.
지자체 생산자와 직거래하지 않으면 공동구매는 안 된다. 대도시와 농촌이 서로 상생하는 친환경 학교급식을 확대하기 위해서 농림부는 식재료 공급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고 교육부는 식재료를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기 위해 협력해야 한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맛의 문제가 아니라 교육의 한 과제이다.
▲김광철=학교에서 처음 친환경학교급식을 제안했으나 학교장이 부담을 느꼈다. 결국 학부모 설문에서 78% 이상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추진하게 됐다. 친환경 쌀부터 시작하다 지난해 공급 가능한 모든 식자재를 친환경으로 바꿨다. 친환경 농산물은 전처리가 안 된 것이 대부분이어서 조리사가 직접 전처리를 하니까 채소류는 오히려 싸게 살 수 있었다. 전체 급식비는 한 끼 260원 정도 인상되지만 그만한 가치는 있다.
학교장이나 영양사만을 대상으로 친환경 학교급식 교육을 추진할 것이 아니라 일반 교사도 교육 대상에 포함해야 한다. 교사는 학교운영위원회에 참가하기 때문에 학부모 설득에 효율적이다. 또한 학교와 친환경 농산물 재배마을과 자매결연 등을 통해 학생들이 생태농업을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야 한다.
▲서정순=2003년 어린이집 급식을 친환경으로 바꾸는 운동을 시작했다. 친환경 학교급식에 대한 관심은 어린 아이를 둔 학부모일수록 높다. 초등학생을 둔 학부모의 관심은 높은 반면 중·고등학생 학부모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다. 의회에서 친환경 학교급식 특위를 구성하려고 하는데 관심 있는 의원들이 없었다. 조례를 통해 '교육경비 보조 및 친환경 급식 특위'를 구성하려 했으나 '친환경 급식'은 빠지고 '교육경비특위'가 됐다. 각 구마다 교육경비 지원으로 적게는 20억원에서 많게는 100억원까지 예산이 편성돼 있다. 서대문구는 간식비로 7억6700만원을 지원하는데 각 구마다 간식비 지원이 이뤄진다. 지역의 친환경운동단체와 결합해 친환경 급식을 확대할 필요성이 있다. 서대문구는 내년부터는 7∼10억원의 친환경 학교급식 예산을 책정해 쌀부터 바꿔나갈 계획이다.
▲윤재만=농협중앙회는 지난 6월 서울·경기지역 학교급식 담당자들을 대상으로 우수농산물 공급방안 설명회를 개최했다. 농협은 생산자 농민 조합원 200만 명과 함께 한다. 농협이 생산자에게 기여하는 방법은 결국 소비를 증대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므로 전남 등의 여러 지자체가 친환경 급식을 지원할 때 농협도 함께 할 것이다. 학교급식은 시스템 자체가 문제다. 학교급식 전문 유통업체가 부족하기 때문으로 각 학교가 유통업체와 개별적으로 계약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계약물량이나 검수 방식 등으로 볼 때  농협이 지역 내 몇 개 학교만을 위해 운영될 수는 없다.
▲이보숙=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을 위해 열심히 뛰는 사람들의 사고를 일반화하기는 어렵다고 본다. 학교급식은 식재료를 구입하는 소비자이자 급식을 만들어 제공하는 생산자임에는 틀림없다. 중요한 것은 친환경 학교급식이 가능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식품 및 식재료는 위생·안전만 만족하면 좋다고 할 수 없다. 맛과 품질도 중요하다. 친환경 학교급식은 안전하다는 인식이 붐은 일으킬 수 있지만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을지 의문이다. KFC가 건강을 위한 '구운닭' 메뉴를 개발했다가 맛이 없다는 이유로 외면당해 판매를 중단했다. 이런 측면에서 맛이 중요하다. 메뉴도 친환경 식재료만 쓰면 제한된다. 비용을 더 지불하는데 맛이 없으면 소비되지 않는다. 건강에도 좋고 맛이 좋아야 입소문을 통한 확산이 가능하다. 또한 재료의 다양성과 편리성이 확보돼야 한다. 인터넷을 이용해 재고량 등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경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