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달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현찬, 이하 농특위) 2기 사무국장과 분과위원장이 확정됐다. 이중 가장 눈에 뛰는 인물은 사무국장으로 임명된 안인숙 행복중심소비자생협 회장이었다. 활달한 성격과 시원시원한 소통

능력으로 유명한 안 국장은 오랜기간 소비자 생활협동조합 운동에 몸담아 왔다. 문재인 정부의 임기가 1년여 남은 상황에 농특위의 향후 성과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교차되는 가운데, 안 국장의 역할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월간 친환경에서

안인숙 신임 사무국장을 만났다. | 김경윤 기자 |

Q1. 농특위 신임 사무국장으로 소감 및 포부는?

A. 시장가치로 훼손된 농민과 농업의 가치를 공공성으로 회복하고 농정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 핵심입니다. 농특위는 대통령 직속 자문기구로 대통령 공약이 전반적으로 실행되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농민은 ‘농정틀 전환’에 대한 강한 열망을 가지고 있습니다. 농부인 지인이 있는데 아들이 농사짓기로 결심하고 돌아 와서 일년 예상 수익을 뽑아 보니 연 500만원이었다고 합니다. 농업 현장의 어려움을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입니다. 시장에 의해 왜곡된 농업현실을 공익재원을 통해 바로잡아 가는 게 급선무이고 가시적 성과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Q2. 생협에서 오랜 활동으로, 농업과 소비자 교량 역할에 대한 기대가 많은데

A. 행복중심생협의 모토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의 생활과 안녕에 기여하는 관계를 갖자는 것이었습니다. 상품시장에서 생산자와 소비자는 함께 승리하기 어려운 구조입니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이 그렇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현실 세계에서 가격이 결정되는 방식이 전적으로 그러하지 않으며, 특히나 경제적 동물이기 이전에 마음을 가진 존재인 우리는, 단기적인 관점에서만 소비를 하지는 않습니다. 생협 소비자로서 지속가능한 소비, 신뢰할 수 있는 소비를 경험했고 그것은 생산하는 사람을 알게 된 것은 소중한 체험이었습니다. 모든 인격체를 다 알 수는 없지만, 생산자와 오래도록 관계 맺는 생협의 사업 시스템이 생산자와 소비자가 서로를 신뢰하여 지속가능한 생산과 소비를 가능케 합니다. 이제 친환경농산물 소비유통에 있어 공공 부문의 역할이 커지고 있고, 일반시장에서의 유통규모도 커지고 있어서, 생산자들의 시름을 덜어주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내가 만들 수 있는 교량은 생산자와 소비자를 연결해 협동하고 상호배려하는 사회를 만들어 주는 다리 일 것입니다.

Q3. 행복중심생협 시절 기후위기에 대한행동을 강조하셨는데

A. 지구 곳곳에서 계속되고 있는 가뭄, 화재, 폭우, 홍수, 산사태와 같은 재난의 풍경들이 연속되고 있습니다. 최근 5년간 지구의 온도와 CO₂ 농도가 역사상 가장 높다는 것, 1850년~1900년대 산업화 이전보다 근래의 평균기온이 1.1℃나 상승했다는 것, 그리고 그 와중에 한국은 1인당 탄소배출량이 세계 4위인 국가라는 사실 한국사회도 움직여야만 한다는 절박함을 상기시켜 줍니다. 기후위기는 회복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전의 위기들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합니다. 행복중심생협시절 위기는 거대하지만, 위기를 늦출 수 있는 실천은 사소하다고 평소 강조했습니다. 외출 때 텀블러와 장바구니를 잊지 않으려는 사소함. 자원을 재사용률을 높이기 위해 굳이 분리수거를 챙기는 사소함. 일주일에 하루는 채식을 실천해보는 사소함 등의 실천이 기후위기 해결의 시발점이라고 믿고 실천했습니다.

Q4. 친환경농업인들에 대한 응원 메시지

A. ‘위대한 평민’이란 홍성풀무학교의 표어석을 잊지 못 합니다. 매일의 평범한 일상 속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와 사랑을 실천하는 위대함을 존경합니다. 친환경농업의 시작은 불합리한 기성의 질서에 대한 때 이른 저항적 실천이었습니다.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긴급한 실천들이 요청되는 때에 선구적인 실천을 해온 우리 친환경농업인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습니다. 지난 기간 동안 친환경농업이 제도화된 것이 일 진전을 이룬 것이라고 보면, 기후위기 대응의 긴급성은 제도를 넘어선 도전을 또 한 차례 요청한다고 보여집니다. 국민에게 안전한 먹을거리를 제공하는 자부심에 더하여 친환경농산물의 생산, 유통, 소비, 폐기 전과정을 아우르는 친환경먹거리 시스템을 함께 만들어 갔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