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덕수 농협경제대표는 강진농고를 졸업하고 농협대에서 협동조합을 전공했으며, 방송통신대 경제학 학사, 서강대 경영학 석사를 취득했다. 1973년 농협에 입사해 전남 강진군 지부장, 농협구례교육원 원장, 전남 지역본부장 등을 역임하고 현재 농협경제대표에 재임 중이다. 전남지역본부장 재임시절엔 전국 최초로 농산물 마케팅 세일즈단을 결성해, 전남 농축산물 판매 2조원 시대를 여는 등 농협경제사업에 시장지향적인 경영기법을 도입해 탁월한 성과를 거둔 바 있다.

국내 농업의 대들보인 농협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덕수 경제대표는 친환경농업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친환경농업의 구조적인 문제인 유통부분의 애로점을 해결하기 위해 전국적인 물류체계를 구성하고 있으며, 기존의 전국적인 인프라를 활용해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농협이 주도하는 친환경농산물 유통! 이덕수 농협경제대표가 그리는 큰 그림. 농협주도의 친환경농업을 감상해본다.

근래 친환경농산물의 생산이 해마다 큰 폭으로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산지에서는 생산증가에 상응한 판로확보가 관건이 되고 있습니다. 대표님이 보시기에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소비시장의 추세는 어떻습니까?
1990년 중반부터 소득 수준 향상, 건강과 식품안전성에 대한 관심 증대, 농약 과다 사용에 대한 위험성 고조, 환경에 대한 의식 수준 향상 등에 힘입어 친환경농산물 수요량은 매년 약 40% 씩 빠르게 증가해 오고 있습니다. 근래에 웰빙이라는 새로운 문화코드가 가세하면서 친환경농산물 수요를 더욱 상승시키고 있으며, 지난 몇 년 동안 먹을거리의 안전성과 관련한 수많은 이슈들이 발생했기 때문에 안전한 먹을거리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은 매우 민감해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 등으로 친환경농산물의 소비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아직은 생산량이 증가되는 것만큼 소비가 따라주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에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판로 확대가 절실한 상황입니다.

친환경유통팀에서 농협주도의 친환경농산물 유통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습니다. ‘농협주도’라는 의미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1970년대 중반부터 일반화학농업의 병폐를 직접 체험한 생산자들이 자발적인 대안농업을 모색, 실천하기 위해 친환경유기농업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 중반 이후 친환경유기농업이 본격적으로 보급, 확산되고 생산자와 소비자의 제휴, 신뢰관계를 토대로 한 조직적인 친환경농산물 직거래 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이것이 바로 생협이라 한살림 등의


민간조직이 중심이 되는 친환경농산물 유통체계입니다. 이러한 직거래 형태의 유통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소수의 농업인들에 의해 소량으로 생산되어지고 특정 소비자들에게만 유통되는 단점이 있어 농협의 역할은 상대적으로 미미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산지가 규모화 되어가고 있고 소비도 확대되고 있어 산지농협에 대한 농업인들의 친환경농산물 판매요구도가 무척 높아지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제는 친환경농산물 유통도 농협이 주도하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친환경농산물 판매에 있어 농협이 추진하고 있는 일들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산지의 조직화와 규모화를 위해 농협에서는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를 구성해 운영하고 있습니다.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는 154개 농협뿐만 아니라 환경농업단체연합회까지 참여하고 있는 명실상부한 국내 최대규모의 친환경농업단체입니다. 이러한 생산조직을 기반으로 친환경농산물 자조금 사업을 주관해 친환경농산물의 소비촉진 활동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농협에서는 권역별 물류체계를 구축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농협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해 수도권과 충청권, 영남권은 지난해까지 권역별 물류체계 구축을 완료하였습니다. 지난해 9월 기공식을 가진 전남 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올해 11월에 개장할 예정이며 총 885억 원을 들어 대지 3만 7,819㎡, 연면적 4만 5,769㎡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최첨단 농산물 전문 유통시설입니다. 광주농수산물종합유통센터는 광주, 전남 지역 농업인에게는 농산물 판로 확보를 통한 실익을 주고, 소비자에게는 고품질 우리 농산물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어 주민 복지 향상 및 고용증대로 지역 경제 활성화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습니다. 올해 11월이 되면 친환경농산물의 전국적인 물류체계가 완성이 되어 농협다운 농산물물류를 시작할 수 있을 것입니다.


농협중앙회는 소비자들에게 신뢰받는 친환경농산물 상품의 판매확대를 위해 농협 친환경농산물 공동브랜드인 ‘아침마루’를 런칭했습니다. 2004년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 창립과 함께 시작된 ‘아침마루’ 브랜드는 2009년 농협판매장에서만 2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으며, 올해에는 300억 원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부로부터 친환경인증을 받은 농산물 중에서 품목별로 당도, 규격, 색채 등 엄격한 자체심사를 통과한 최고품질의 친환경농산물이기 때문에 추석과 설 특판기간에 선물용으로 더욱 인기가 높습니다.
 

218개의 농협 매장에 친환경농산물 전문판매장인 ‘아침마루관’을 설치하였고, 올해에는 추가로 50개소를 증설할 예정입니다. 판로개척을 위해 백화점, 대형유통업체에도 입점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달 애경 백화점 2곳에 개설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친환경농산물의 소비 확대를 위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일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올해는 전국친환경농업협의회를 중심으로 운영되는 각 분과별 품질관리위원회의 활동을 더욱 강화하고, 안전성 검사도 수시로 해 나갈 것입니다. 농협에서 판매하는 농산물답게 최고의 품질로 소비자들을 맞이 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친환경농산물 대중화를 통해 수요층을 확대하는 것입니다. 최근 친환경농산물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였지만, 아직도 대중적이지 못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제는 일반농산무로가 친환경농산물 간의 가격차이도 많이 줄었고 접근 경로도 다양해졌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손쉽게 친환경농산물을 접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습니다. 더욱 더 친근하게 접할 수 있는 친환경농산물을 위해 농협이 앞장 서겠습니다.
세 번째는 수입 유기가공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국산 유기가공품을 개발할 것입니다. 2008년 기준 유기가공식품 시장규모는 2,100억 원 규모로 해마다 20% 이상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비층도 특수층에 국한되지 않고 대중화되는 추세일 뿐만 아니라 수입제품보다 국산제품을 더 선호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이 있어 충분한 시장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농협에서는 현재 운영되고 있는 가공시설을 통해 다양한 유기가공식품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네 번째는 택배산업 등을 통한 대량 수요처의 개발입니다. 친환경농산물 택배사업, 대형식당·병원·기업체 등의 외식업 분야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미 농협 중앙본부 구내식당에서는 전량의 유기농 쌀을 사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친환경농산물의 대량 구매처인 친환경농산물 학교급식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입니다.

농협주도의 친환경농산물 유통체계 구축을 위한 중장기적 과제와 비전에 대해 말씀해 주십시오.
중장기적으로는 품목·단지별로 탄탄한 조직화를 갖추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농업인들의 적극적인 참여도가 필요합니다. 시장에서 원하는 상품을 상시 조달할 수 있는 시스템과 효율적으로 수집·분산 할 수 있는 물류 시스템을 구축한다면 우리 농업에서 문제가 되었던 생산·유통·판매 일원화 시스템이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이를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곳은 바로 농협뿐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다양한 채널을 통해 판매망을 확충해 소비자들과의 접점을 확대할 것입니다. 전국의 농협 계통 내 전용판매장을 확충하고, 외부 유통업체와의 협력 사업 확대, 친환경 수요층을 겨냥한 특화된 외식시장 진출, 온라인 판매 확대 등으로 소비자들에게 한 발 더 다가갈 것입니다. 농협다운 농협, 농업인과 소비자들이 함께 웃을 수 있는 한국형 농협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발전하는 농협을 지켜봐주십시오.

이덕수 농협경제대표는 경제대표 취임과 함께 한국형 농협의 모델을 찾기 위해 선진국 농협을 연구·분석하고 있다. 선진국의 대표적인 농업협동조합인 썬키스트의 경우 마케팅 부분에 많은 배울 점들이 있지만 기업형태의 대농만이 살아남기 때문에 국내 실정과는 맞지 않는다고 이 대표는 말하고 있다. 현재 국내의 농협은 신용사업과 경제사업의 분리라는 큰 장벽 앞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이 대표는 농업인, 학계, 정부관계자, 언론 등이 모여 다양한 의견수렴과 의사결정 과정을 거쳐 국내 실정에 맞는 최고의 농협을 만들겠다고 말한다.
앞으로 ‘친환경농업=농협’을 떠올릴 수 있도록 친환경농업에 매진하겠다는 이덕수 대표의 강한 의지는 발 빠르게 변해가는 농협의 현 주소를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