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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04-23 13:36
[이슈] 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 인체 유익 식물성 화학물질 다량 함유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67  

국내 친환경농업 진영의 거두(巨頭) 김성훈 전 농림부 장관은 친환경관련 행사에서 항상 “벌레 먹고 못 생겨도 더 맛있고 안전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하는게 진짜 농민이요, 그런 농산물을 제 값 내고 사려는 소비자가 진짜 소비자”라고 말하며, 친환경농업을 강조한다. 최근 美 텍사스 주립대 농업생명연구소와 우루과이 농목축산연구소에서는 유기농산물에 다양한 항산화 물질과 더불어 인체 면역체계 구성에 도움을 주는 ‘파이토케미컬’ 성분이 다량 함유되어 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이 새롭게 조명 받고 있는 것이다. 친환경농산물의 우수성을 밝힌 연구결과를 소개한다. ı이경민 기자

벌레 먹은 친환경농산물, 인체에 더 이롭다

친환경농산물에서 벌레가 갉아먹은 흔적을 발견하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러한 농산물은 외관상 좋지 않을뿐더러, 때로는 유통업자와 소비자에게 상품성이 떨어지는 제품으로 평가받기도 한다.
그러나 2019년 美 텍사스 주립대 농업생명연구소(Texas A&M University Agrilife Research. 이하 TAMU)와 우루과이 농목축산 연구소(이하 INIA)가 공동으로 진행한 연구 ‘건강한 유기농 과일에 대한 논쟁 해결(Solving the controversy of healthier organic fruit)’에 따르면, 유기농산물에는 다양한 항산화 물질과 더불어 인체의 면역체계 구성에 도움을 주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성분이 다량 함유돼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파이토케미컬은 식물성을 의미하는 파이토(phyto)와 화학을 뜻하는 케미컬(chemical)의 합성어이다. 식물이 외부 환경에 반응하기 위한 방어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배출하는 물질이며,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식물의 특성 상 자외선, 온도, 날씨의 변화 등 다양한 환경에 적응하고 곤충·동물을 비롯한 여러 천적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생성하는 유기화합물을 일컫는다.

보통 친환경농업으로 재배한 농작물은 살충제와 화학비료 및 제초제 등의 농자재에 의존하지 않는다. 따라서 시시각각 변하는 생태계에서 생존하기 위한 수단으로 관행 농작물에 비해 더 많은 식물성 화학물질(파이토케미컬)을 생성해낸다. 지난해 2월 발간된 美 하버드 의과대학 저널(Harvard Health Letter, ‘Fill up on phytochemicals’)에 따르면, 파이토케미컬을 섭취할 경우 체내에서 세포 활성화를 촉진하며 항산화 및 면역력을 향상시키는 등 사람의 건강에 다양한 이점을 가져다준다.

친환경농산물에 다량 함유된 파이토케미컬, 신체 면역력 향상 효과 탁월

TAMU, INIA 공동 연구팀은 유기농산물의 우수성을 입증하기 위해 딸기를 실험 모델로 채택했다. 연구팀은 딸기를 각각 A, B, C 총 3가지로 분류해 연구 표본을 설정했다. 먼저 딸기 A와 B에 각각 100곳과 50곳의 천공을 내어 벌레가 갉아먹은 것과 동일한 조건을 부여했다. 그 다음 C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채 약 2주에 걸쳐 모델별 작물의 화학 성분을 측정했다.

연구 결과, A모델(친환경농업 조건을 충족한 작물)은 C모델(관행 농산물)에 비해 ▲PAL(페닐알라닌 암모니아 리아제 – 항산화, 항암 물질인 ‘페닐프로파노이드 계열’을 생성시키는 주효소) 수치와 ▲CHS(칼콘 합성효소 - 파이토케미컬을 생성하는데 필요한 효소) 수치가 각각 1.85배, 1.73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A모델은 C모델 대비 페닐프로파노이드 계열의 항산화·항암 성분인 ▲엘라그산(ellagic acid)과 ▲에피카테킨(epicatechin)이 각각 58%, 100% 상승했으며, 이밖에도 인체에 이로운 ▲갈산(gallic acid) 68% ▲퀘르세틴(quercetin) 190% ▲루틴(rutin)은 137% 증가했다.
TAMU, INIA 공동 연구팀의 연구결과는 친환경 농업 조건을 충족한 환경에서, 벌레가 잎을 갉아먹을 때 유발하는 일종의 ‘스트레스’가 작물 스스로 파이토케미컬의 생성을 촉진시키며, 결과적으로 유기농산물에 파이토케미컬의 함유량이 많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번 프로젝트를 담당한 시스네로스 제발로스(Cisneros-Zevallos) 박사는 “모든 식물은 외부 환경에 대처하기 위한 방어 메커니즘의 일환으로 2차 대사를 활성화시켜 파이토케미컬을 생성하여 환경에 적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라며 “살충제나 제초제 등에 의존하지 않은 친환경농산물은 항산화 물질과 같은 인체에 유익한 여러 가지 성분을 함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언급했다.

친환경식단, 장내 유익균 UP, 유해균 Down

친환경농산물이 몸에 좋은가에 대한 연구는 지속적으로 진행되어 왔다. 국내에서도 지난 2017년 분당서울대병원연구팀은 피실험자 14명에서 2주간 친환경식재료로 만든 도시락을 제공했다. 14명의 피실험자는 하루 세끼 친환경농산물 도시락만을 섭취했는데, 그 결과 장(腸) 내부에 유익균의 숫자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최윤진 교수팀은 “하루 세 끼 친환경농산물 섭취자의 전체 장내 미생물 중 아커마시아, 프레보텔라, 비피도박테리움 등 유익균의 점유빌율이 크게 증가했다”고 밝혔다. 반면 장내 유해균으로 알려진 엔테로코코스, 아시네토박터의 점유율은 감소했다. 친환경농산물 섭취로 인해 ‘장내 미생물 지도’에서 장 건가에 이로운 세균은 늘고, 해로운 세균은 줄었다는 의미다.

이 교수는 “사람의 장엔 유익균과 유해균이 서식하고 있으며 장 건강이 나쁘거나 나이가 들수록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진다”며 “유해균의 비율이 높아지는 것은 수명 단축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또 “친환경 농산물은 환경 보전에 유익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지만 실제 건강, 특히 장 건강에 이롭다는 연구결과는 세계적으로도 발표된 적이 없다”며 “하루 세 끼를 모두 친환경 농산물을 섭취하게 하는 등 연구 설계 자체가 힘들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장내 유익균인 아커만시아의 경우 전체 장내 미생물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친환경 농산물 섭취 전 0.4%에서 섭취 후 0.6%로 증가했다. 아커만시아는 비만·당뇨병 예방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만한 실험쥐에 당뇨병 환자에게 주로 처방되는 메트포민을 투여한 뒤 장내 미생물 군집의 변화를 관찰한 결과 아커만시아가 두드러지게 증가한다는 사실이 국내 연구진(경희대 배진우 교수, 성균관대 의대 이명식 교수)에 의해 확인됐다. 아커만시아 배양액을 비만 쥐에게 제공했더니 메트포민을 투여할 때와 마찬가지로 혈당이 현저하게 낮아지고 체내 염증도 완화됐다.

장내 미생물 중 하나인 아커만시아가 비만과 당뇨병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이 새롭게 밝혀진 것이다. 이 연구 결과는 소화기·간학 분야 학술지인 ‘Gut’ 2013년 6월 26일자에 발표됐다. 대장의 염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프레보텔라·비피도박테리움의 장내 점유율도 친환경 농산물 2주 섭취 뒤 크게 높아졌다. 프레보텔라는 친환경 농산물 섭취 전엔 전체 장내 미생물의 8.8%를 차지했으나 섭취 후 점유율이 11.4%로 증가했다. 전체 장내 미생물 소포 중 프레보텔라 소포의 점유율도 친환경 농산물 섭취 전 13.5%에서 섭취 후 16.5%로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