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지난 5월 30~31일 양일간 개최됐다. 이번 정상회의에는 45개국과 EU, 그리고 21개 국제기구에서 총 68명이 참석하였으며, 참여국의 합의로 ‘서울선언문’을 채택해, 탄소중립 사회로 나아가기 위한 국제협력 강화에 기여하는 큰 성과를 도출했다. 농업 분야에서는 “탄소중립과 식량한보를 동시에 달성해야 한다”는 대전제에 공감을 이끌어 냈지만, 농업의 주체인 농민의 참여가 없었던 부문은 추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 이경민 기자 |

P4G 어떤 정책성과를 보였나?

지난 5월 30일부터 31일 양일간 ‘2021 P4G 서울 녹색미래 정상회의’가 개최됐다.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는 개도국의 녹색회복을 지원하고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강화된 기후환경 행동방안을 국제사회에 약속했다. 우리나라는 과거 최빈국에서 오늘날의 경제성장을 이루고 그린뉴딜을 이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개도국의 코로나19 이후 녹색재건을 지원할 수 있도록 기후환경 ODA 비중을 OECD 평균 수준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개도국에 대한 맞춤형 녹색성장을 지원하는 글로벌 녹색성장연구소(GGGI)에 대한 연 500만 달러 가량의 그린뉴딜 펀드 신탁기금을 신설하고, 연 400만 달러를 P4G 기여금으로 신규 공여할 계획이다.

탄소중립 이행에 대한 의지도 돋보였다. 2050 탄소중립 이행의 중간목표로 2030 국가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추가로 상향해 2021년 11월 제26차 기후변화 당사국 총회에서 발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분야이자 주요 탄소 흡수원인 생물다양성의 가치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공조할 것을 약속했다.

탄소중립의 주체인 농민의 부재.식량 · 농업 세션

식량·농업 세션은 ‘지속가능한 농업과 푸드시스템’을 주제로 국제기구, 시민사회, 민간기업 등 분야별 전문가가 모여 국제적인 민관협력 방안을 모색했다. 최동휘 FAO 사무총장은 “식량 불안 및 식량 위기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하고, 투자, 파트너십 촉진 및 SDG2 달성을 위한 체계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농식품 시스템의 전환을 위해서는 다양한 주체 간 연대, 혁신적인 사고, 부문 간 경계를 뛰어넘는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그네스 칼리바타 UN 푸드시스템 정상회의 특사는 “유엔 지속가능개발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회복력 있고 지속가능한 농식품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으며, 이 과정에서 기후변화 완화 노력, 민관협력, 혁신적인 기술에 대한 더 많은 협력 기회를 활용해야 한다”고 밝혔다. 2부 토론에서는 김효은 글로벌녹색성장기구 사무차장이 좌장으로 참여해 개도국이 기후변화에 대응해 탄소중립 및 식량안보를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민관 파트너쉽 사례, 발전 방향과 현장에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해결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브루스 캠벨 국제농업연구연합기구(CGIAR) 디렉터는 개도국의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는 간단관개(논물 조절 재배), 태양광 발전, 다양한 종자 등 기술 뿐만 아니라 농민들에게 적절한 인센티브 제공도 중요하며, 지속가능한 집약화가 농업의 저탄소 전환에 핵심임을 강조했다.

션 디클린 WEF 푸드시스템 이니셔티브 대표는 “아시아와 아프리카에서 혁신 기술을 사용해 식량·농업 분야 탄소중립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을 과감한 목표 설정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그 이후에는 파트너십과 혁신, 인센티브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국내산 못난이 농산물과 재고 농산물을 활용해 가공식품을 개발·판매함으로써 식량 손실을 줄이고 탄소감축 노력도 실천해 지난해 1월 ‘이달의 A-벤처스’로 선정되었던 국내 중소벤처 창업기업(지구인컴퍼니)이 영상이 소개되어 눈길을 끌었다.

P4G 정상회의는 국내 탄소중립에 대한 의지 확인, 생물다양성의 가치 회복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에 적극 공조라는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식량·농업 분야에서 파트너십을 강조했지만, 정작 농업의 주체인 농민들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았다. 식량과 농업을 이야기하면서 정작 농민이 없는, 농민의 목소리가 없는 정상회의는 아쉬움으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