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김현수, 이하 농식품부)가 지난달 1일 내년도 예산의 규모를 16조 6,767억원으로 편성했다고 밝혔다. 내년도 전체 예산안은 올해 대비 8.3% 증가 편성됐지만, 농업분야는 2.4%가 늘어난 것에 불과해 ‘농업홀대’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심각한 것은 현 정부의 먹거리 관련 중요사업인 임산부 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 예산이 전액 삭감됐다는 점이다.

| 이경민 기자 |

먹거리 3대 지원 정책. 예산은 0원

‘전 국민에게 먹거리기본권을 확대하겠다’라는 것이 현 정부의 국정과제 중 하나였다. 하지만 임기 마지막해를 앞두고 정부는 2022년도 임산부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 초등돌봄 과일간식 지원사업,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 예산을 전액 삭감했다. 기재부는 사전절차(예비타당성 조사)미비와 미이행을 사유로 들어 확대되어야 할 먹거리 3대 정책의 예산을 0원으로 만들었다. 삭감된 예산은 임산부친환경농식품지원사업 196억 2,000만원,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216억 6,000만원,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 157억 7,200만원, 총 569억 5,200만원이다. 이 3가지 사업은 모두 사회적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계층인 임산부, 어린이, 저소득층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기본권을 확대함과 동시에 국내 농업을 보호하는 두 가지 측면에서 매우 효과적인 사업이다.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은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추진되어 학부모와 학생들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이다. 그리고 임산부 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은 2018년 기재부의 국민참여예산 공모에서 1위로 선정되어 추진된 사업이다. 특히 임산부 친환경농식품 지원사업의 경우 사업에 참여한 임산부의 58.4%가 시범사업에 만족했으며, 사업 참여 이후 ‘친환경농식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했다’는 응답이 70.1%로 매우 효율적인 사업으로 평가받고 있다(친환경 2021년 9월 특집기사 참고). 또한 다시 자격요건이 될 경우 사업을 신청하겠다는 의향은 94.3%를 차지하고 있어, 본 사업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업이다.

사회적 관심과 돌봄이 필요한 이들에게 국가에서 먹거리에 대한 기본권을 확대하는 사업과 사업 참여자인 임산부, 어린이, 저소득층의 만족도가 높은 사업, 사업의 결과로 국내노업을 보호하는 사업 등은 적극 추진되어야 한다. 그러나 사업의 내용과 효과를 보지 않고 단순히 행정상의 과정만을 문제 삼아 예산을 전액 삭감한 것은 민의를 파악하지 못하는 처사다. 한편 친환경농업발전을 위한 대책협의회는 지난달 1일 성명서를 통해 임산부친환경농식품지원사업, 초등돌봄교실 과일간식 지원사업, 저소득층 농식품바우처 사업 예산 전액 반영과 본 사업의 안정적인 추진을 위한 통합추진체계 구축, 본사업으로 즉각 실행 등을 요구했다.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