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본 지구, It's my Home

미국 작가 리처드 바크의 <갈매기의 꿈>을 읽던 청년시절, 가슴 설레이던 마음이 생생하다. 갈매기 조나단이 높이 빠르게 나는 것을 연습하던 장면에서 특히 그 두근거림이 컸던 것으로 기억된다. 세계적인 프랑스 사진작가 얀 아르튀스 베르트랑의 특별展 <하늘에서 본 지구 - It's my Home>을 가족과 함께 관람하고 벅찬 감동을 느끼며 내 가슴은 쿵쾅거렸다. 10여년 전 나는 그의 두툼한 책을 구입한 독자이기도 하다. 그는 하늘에서 본 지구라는 항공사진을 컨셉으로 지난 20여 년간 지구를 재발견해여 우리에게 보여주는 작업을 해왔다. 마치 갈매기 조나단이 높은 하늘에서 아름다운 지구, 상처받은 지구를 바라보는 시선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지구문명을 바라보는 신(神)의 시선으로… 이 작가는 “오랜 기간 이 프로젝트를 계속해오면서 내가 알게 된 것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자원을 소비하고 생산하여 이용하는 것을 지속할 수 없을 것이란 사실이다. 지속가능한 대안을 모색하면서 변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밝히며 인류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문명프로젝트가 필요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얀의 사진들은 인간과 자연, 인간과 지구와의 소통과 공감을 통해 우리 인간과 지구에 대한 깊은 성찰을 과제로 남긴다.

환희와 경이, 하지만 깊은 성찰이 필요 70억 명의 인류가 함께 사는 우리 지구. 천의 얼굴과 천의 사연들, 하늘에서 내려다본 지구는 마치 우리가 갈매기 조나단의 눈이 되어 바라보는 시각과 프레임이 된다. 한 마리 새가 되어 지구촌의 환희와 경이로부터 가슴 아린 현장들과 가슴 뭉클한 성찰, 세계의 온갖 파노라마 위를 여행한다. 하지만 아름다운 지구와 함께 전체를 관통하는 작가의 시선은 바로 위기에 처한 지구이야기라는 생각이 든다. 급속한 기후변화로 야기된 녹는 빙하, 눈이 다 녹은 킬리만자로 정상, 해수면이 높아져 사라질 위기에 처한 아름다운 섬, 가축 사육이나 귀금속 채취를 위해 파괴되어 가는 숲, 화석연료에의 의존, 해양오염, 분배의 불평등 그리고 빈곤, 줄어드는 생물다양성…

2011년 10월에도 그는 지난 40여 년 간의 내전 때문에 포연에 휩싸여 있던 콩고의 하늘 위를 날며 자연의 경이로움과 그러한 경이 속에서 오직 이념 때문에 폭력을 자행해 온 우리 인간의 살육의 현장도 기록한다. DMZ와 독도, 마라도를 비롯해 하늘에서 본 대한민국의 아름다움과 인간의 가장 오래된 친구인 동물과 함께하는 우리 인간의 소박한 초상도 함께 전시하고 있다. 2006년 <르몽드>는 얀을 ‘지구를 구한 10인’에 선정하였다고 한다.

하지만 어머니 지구를 구하는 험난한 길은 인류가 함께 공감하고, 함께 변하고, 함께 실천할 때만 가능하다. 얀은 말한다. “아름다운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이 살고 있더군요” 아름다운 지구를 인류는 함께 지켜야 한다. 공은 우리에게 넘어왔다. 우리가 행동할 시간은 아직 남아 있다고 믿고 싶다.

- 전 세계 인구의 20%가 전 세계 에너지의 80%를 소비하고 있다. 해마다 1,300ha에 달하는 천연림이 사라지고 있다.

- 유엔농업식량기구(FAO) 지난 10년 동안의 평균기온이 지금가지의 기록 중 가장 높았다.

- 세계기상기구(WMO) 전 세계적으로 11억명이 넘는 사람들이 아직 먹을 물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 세계보건기구(WHO)·유니세프(UNICEF) 포유류 4마리 중 1마리, 양서류 3마리 중 1마리가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 국제자연보존연맹(IUCN) 어류의 80%가 남획 또는 멸종의 한계선에 도달해 있다.

- 유엔농업식량기구(FAO) 전 세계에서 소비되는 에너지의 87%가 재생 불가능하다. / 국제에너지기구(IEA)

▣ 자료참조 사진 저작권 표시 : copyright Yann Arthus-Bertrand, 사진제공 : 하늘에서 본 지구 조직위원회, 새물결출판사

작성자 : 윤종길
이메일 : newmanjk@naver.com
블로그 : http://newmanjk.blog.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