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과 들의 야생화 중에서 용의 머리와 비슷한 꽃이 핀다고 용머리(Dracocephalum argunense)라 부르는 품종이 있다. 용의 해니 야생화 용머리를 이야기 하지 않으면 용머리가 섭섭해 할 것 같아 용머리 이야기를 적어 볼까 한다.

태극 화훼농원 한현석

도감을 찾아보면 ‘용머리는 전국의 산 숲속에 자라고 있다’고 하는데 전국의 산야를 그렇게 찾아다녀 봤지만 재주가 없어 그런지 자생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 약 오르게도 생태사진을 즐기는 사람들은 간혹 남부지방이나 강원도 지역에서 용머리가 자생하는 모습을 촬영해 와서 자랑질을 하고 있다. 심통이 잔뜩 오른 나는 용머리는 우리나라에 없을지도 모르고 자생지 사진은 재배된 것의 씨앗이 어떤 이유로 산으로 흘러간 것이라고 우기기도 했다. ‘부러우면 지는 것’이라는데 부러움이 넘쳐 심통이 나서 우겨본 것이지만 정말 그렇게 용머리를 만나기 어려운 것인가 의문이 들 때도 있었다. 분명한 것은 용머리는 흔하지는 않지만 전국의 산에 분명 자생하고 있는 우리의 야생화 중 한 품종이다. 생긴 모양은 이름처럼 용의 머리 같아 옛 어른들의 눈에는 이 품종이 하늘로 오르는 용의 모습으로 보였던 듯하다.
청색의 꽃이 용이 입을 벌린 모습으로 본 옛 어른들은 상상력도 대단했던 것 같다.
그렇게 국내에서 자생하는 모습을 볼 수 없었던 용머리를 눈이 시도록 본 곳은 내몽고 초원에서다. 어느 해 내몽고 초원을 자동차로 이동하던 중 청색의 꽃이 눈에 들어 왔다. 자동차를 세우고 달려가 보니 국내에서 그렇게 자생지를 보고 싶었던 용머리가 군락을 이루고 피어 있었다. 한동안 사진 촬영을 하고 혹시나 청색이 아닐 변종의 용머리가 있을까 하고 살펴봤지만 특별한 녀석을 만나지는 못했다. 그 후로 국내 자생지의 용머리 사진을 가지고 자랑을 하던 사람들에게 용머리 군락 사진으로 자랑질을 하고 있으니 역시 세상은 돌고 도는가보다.

용머리는 기르기도 쉬운 품종이다.
꽃은 주로 6~8월에 피고 재배장에서는 가끔 10월경에도 꽃을 피우는 경우가 있다. 번식은 씨앗을 받아 뿌리면 쉽게 모종을 만들 수 있고 줄기를 잘라 꺾꽂이해도 뿌리가 잘 내리는 품종이다. 씨앗을 뿌린 것에서 흰색의 꽃이 피는 용머리를 얻을 수도 있는데 이것은 변종으로 흰용머리라 부르고 있다. 화단이라면 적당한 장소에 심는 것으로 용머리를 즐길 수 있고 화분에 심어 가꾸려 한다면 줄기를 잘라 키를 작게 기르는 것이 보기 좋다.
물은 흙이 마르면 한 번씩 주고 간혹 발생하는 진딧물은 전용약재로 간단하게 구제할 수 있다. 빛을 많이 받을 수 있는 장소에서 기른다면 좀 더 예쁜 모습의 용머리를 감상할 수 있다. 기르기도 쉽고 청색의 꽃도 예쁜 용머리, 용의 해에 하나씩 길러보면 혹시 아는가?
용의 상서로운 기운이 가정에 가득할지….
설날도 지나고 본격적인 용의 해가 되었다. 올 한해도 좋은 일만 가득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