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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7-05-18 17:44
위대한 실천 ‘불편함을 즐기다’
 글쓴이 : 친환경 (58.♡.189.254)
조회 : 3,010  

위대한 실천 ‘불편함을 즐기다’
 
냉난방시설 완비와 농산물 하우스 재배로 이제는 계절감도 사라지고, 스피드화로 길가에 핀 들꽃을 더 이상 눈 여겨 보지도 않게 되었다. 인간은 이제 자연을 감상하고 자연과 친화되는 마음의 여유를 상실해가고 있는 것일까?

우리 사회에서는 어딜 보더라도 새로운 상품들이 개발되어 우리를 유혹하고 넘쳐나는 광고들은 끊임없이 부추긴다. 과연 이 많은 상품과 물건들이 우리의 생활에 정말로 필요한 것일까?
혹시 우리는 마약에 중독이 되듯 저 소비문명에 중독되어있는 것은 아닐까?
이런 의문에서 출발하여 일본의 한 30대 가장인 신문기자가 실험의 방법으로 그동안 습관이 되어있던 많은 행동들을 재평가하기로 했다.
 
과연 즐거운 불편이란 있을까?
우리는 매일 밥을 먹는다. 밥을 먹지 않으면 죽을 테지. 그렇다면 커피도 매일 마시는데, 커피를 끊으면 죽게 될까? 밥에 중독되었다고 하지는 않지만 커피 중독이란 말은 있다.
그래서 그는 과연 거품처럼 부풀어진 우리의 소비패턴에서 다이어트 하듯 빼낼 수 있는 중독이 무엇인지를 발견하기로 했다. 그는 매일 자판기에서 빼먹는 음료수를 끊는다던가, 제철 과일이 아닌 것은 사먹지 않는다던가 하는 식으로 금단을 경험하고 정말 생활에 필요한 것이 아닌 중독성 습관의 경우는 금단을 경험하였지만 의외로 어렵지 않게 그 습관을 고쳐나갈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러한 체험을 <즐거운 불편>이란 제목의 책으로 출간하여 많은 공감대를 얻고 있다. 
 
그가 초등학교 4학년 딸과 5살인 둘째 딸, 그리고 두 살 연상의 부인과 함께 각종 불편을 감수하면서 1년을 살아온 그 가족과 자신의 삶의 기록은 소비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인간의 자발적인 실천기록은 우리의 많은 관심을 갖게 한다. 그가 1년간 실천했다는 불편이란 과연 어떤 것일까?
 
① 자전거로 통근하기
② 자동판매기에서 음료수 사 먹지 않기
③ 외식하지 않기
④ 제철 채소나 과일이 아닌 것은 먹지 않기
⑤ 목욕하고 남은 물을 대야로 세탁기에 퍼 담기
⑥ 설거지할 때 고무장갑기고 뜨거운 물 안 쓰기
⑦ 전기청소기, 다리미 쓰지 않기
⑧ 티슈를 사용하지 않고 손수건으로 해결하기
⑨ 음식찌꺼기는 퇴비로 사용하기
10 도시락 갖고 다니기
11 밭을 빌려 채소와 야채를 직접 키우기
12 엘리베이터, 샴푸, 린스, 세제 사용하지 않기
13 커피, 홍차 마시지 않기 
14 된장, 장아찌 등을 집에서 만들어 먹기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과 금단현상, 가족과의 갈등 등이 찾아왔다. 자판기 앞에서 음료수의 유혹을 이겨내기 위해 안절부절 못하는 그의 모습과 오리에게 사료를 주러 가려다 넘어진 둘째 딸의 상처를 보며 속상해 하는 장면, 그리고 비 오는 날이나 바람이 심한 날에도 1시간의 편도거리를 자전거로 왕복하며 주위 풍광을 즐기는 법을 체득하게 되는 그의 소소한 일상은 꽤 감동적으로 다가온다.

그의 즐거운 불편은 오지 속에서의 이야기가 아니라 전철이 있고 고층건물이 즐비한 도심가에서 벌어진 투쟁기이기에 더욱 공감된다. 
“편도 13.5km의 거리를 매일 자전거로 왕복함으로써, 62kg이었던 체중이 58kg으로 줄었다. 허리둘레가 줄어 더 이상 못 입겠다고 처박아두었던 바지도, 지금은 여유 있게 들어간다. 이대로 간다면, 앞으로 한 달 뒤엔 15년 전 학창시절의 몸매로 돌아갈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이, 가지, 토마토가 상처투성인데다, 모양새도 볼품없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전부 30kg 캔 감자도 크기가 제각각으로, 같은 크기를 찾기가 어렵다. 그래도 먹어보니 생협에서 사다 먹는 것보다 훨씬 맛있다. 내 착각일까?”
그가 스스로 불편함을 만들면서도 세상을 향해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스스로 생산하는 것을 잃어버린 오늘날에 ‘사랑과 정성’으로 생산하는 삶의 즐거움과 소중함을 경험한 것이다. 물론 경제적인 시각으로는 터무니없는 짓이다.
 
기꺼이 실천하는 즐거운 고행
 
기술의 진보와 기계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우리들의 생활은 더없이 편리해지고 있다. 하지만 그것으로 정말 우리는 행복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내가 먹고 입고하는 것이 어디서, 언제, 어떻게 만들어지는 것인지도 모른다. 일년 내내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채소며 과일은 우리에게서 계절감을 빼앗아가고, 안전성마저도 의심스럽다.

자급자족으로 안전성을 택할 것인가, 안전성을 희생하면서까지 싸고 간단한 것을 택할 것인가? 생각해볼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단순히 <소비중독>에 빠져 무절제한 소비가 이루어지는 결과, 아무리 많이 쓰고도 허전한 현대인은 쾌락, 편리함을 유지하기 위한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그리고 대량폐기의 악순환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있다. 그뿐 아니라 한시도 숨 돌릴 틈 없이 누군가 혹은 일에 의해 쫓기고, 여유를 잃고, 결국엔 목적마저도 잃어버리고 만다. 
물론 즐거운 불편을 감수하는 과정 중에 편리성을 멀리하는 생활 속에서는 어쩔 수 없이 시간과 수고의 문제가 따르게 된다. 그러나 좀 더 소박하게 산다면 소비생활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가 절약되고, 환경을 살릴 수 있으며, 보다 건강하고 멋진 삶을 누릴 수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모두 공감할 수 있다.
책의 위력은 대단했다. 국내 네티즌들이 켄세이 씨의 생활 중 자신이 해볼 수 있는 실천을 찾아서 아래와 같은 실천목록을 작성하고 앞으로 직접 만나 불편함과 기쁨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를 갖기로 한 것이다. 한국 네티즌들의 즐거운 불편 따라잡기 목록은 다음과 같다. 
 
. 전기제품이 고장이 나면 수리해 쓴다.    
. 전기밥솥으로 보온하지 않는다.
. 최소한의 화장하기
. 가능하면 잔업을 하지 않는다.
. 늦도록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 전자레인지, 헤어드라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  
. 패스트푸드, 인스턴트 줄이기
. 알루미늄호일, 일회용 랩은 씻어서 다시 사용  
. 가족 텃밭을 일군다.
. 겨울엔 좀 춥게 지낸다. 
. 걷는 활동을 늘려가겠다.
 
최근 느림, 웰빙, 로하스, 슬로우 라이프, 다운시프트 등이 주목받고 있다. 즐거운 불편은 이들과 괘를 같이 한다. 완고하게 현대문명을 거부하는 것이 아니라 이용해야 할 때는 유연성 있게 이용하면서 최대한 낭비를 줄여가는 생활. 나아가 환경파괴와 자원고갈에 이르는 과도한 소비를 스스로 멀리 해보겠다는 실천을 ‘즐거운 고행(苦行)’이 공감대를 얻고 있는 것에서 작고 아름다운 희망을 느끼게 된다. 
 
우리의 편리함은 많은 불행을 차세대에 물려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기꺼이 실천한 불편함은 좀더 나은 환경을 후손에게 물려주는 아름다움으로 이웃에게 확산될 수 있을 것이다. 소비와 동시에 하는 생산, 일과 동시에 하는 놀이, 이런 생활이야말로 진정 풍요로운 생활이 아닐까?
 
따뜻한 봄날, 독자 여러분도 직접 실천할 수 있는 <즐거운 불편 리스트>을 만들어 보시지 않겠습니까? 단 한 가지라도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