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 대한민국은 세계가 인정하는 선진국이 되었다.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지난달 2일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으며, 이는 UNCTAD가 1964년 설립된 이래 개도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지위를 변경한 첫 번째 사례가 되었다.

전 세계 경제 10위권의 진입, 문화와 트렌드를 선도하는 K-팝, 코로나방역 선진 국가 등

화려한 수식어가 붙는다. 대한민국의 위상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것이다. 기뻐할 만한 일이다.

이제 잠시 기쁜 마음을 가라앉히고, 지위 격상에 따르는 준비를 해야 한다.

농업분야를 잠시 살펴보자. 올 상반기 농식품 수출액은 41억 5,4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15.4%가 증가한 수치로,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성장률이다. 가공식품이 16.2% 증가한 34억 4,000만 달러로 수출 성장을 견인했고, 신선식품도 11.4% 증가한 7억 1,700만 달러를 달성했다. 시장별로는 신남방국가가 28.2% 증가하며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고, 일본, 미국, 중국 등 대부분 국가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전 세계로 수출되는 농수산식품을 보면 농업의 경쟁력이 향상 되었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실제 우리 농업의 기반은 매우 취약하다. WTO 출범 당시 우리는 농산물 무역수지 악화,

농업기반시설 낙후 및 낮은 국제 경쟁력 등의 이유로 농업부문의 개도국 지위를 인정받았다. 이를 바탕으로 관세와 보조금에서 개도국 수준의 보호를 받으면서 농업 보호 정책을 추진했던 것이다. 그 결과 식량자급률 25%, 농업소득은 20년째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익형직불제 도입, 재해보험 개편, 로컬푸드 확대, 품목별 의무자조금 도입, 청0년 후계농 육성 등의 대책을 발표했지만, 이런 대책으로는 아직 미흡한 것이 현실이다. 정부와 지자체에서도 생태와 환경을 지키는 농민들에게 기본소득제 도입 등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을 제공하는 대책을 준비 중이지만 추가적인 재원 마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녹색은 늘 성장에 유린 당해왔다. 우리가 선진국 반열에 오르기까지 항상 농업분야는 희생을 강요되어 왔다. 불공정 성장정책에서도 우리 농업은 희생양이 되었고, FTA 체결에서도 농업은 항상 뒷전이었다. 우리는 선진국의 국민이지만, 아직 농업 선진국의 국민은 아닌 것 같다. 정부에서는 현장 농민들과 충분한 소통을 통해 선진국에 걸맞는 과감한 농정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농업을 포기하는 선진국은 없기 때문이다.

나는 자랑스러운 농업 선진국의 국민이 되고 싶다.

자연이 가득한 곳

발행인 이영자 yjag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