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고(蒙古)하면 생각나는 것이 초원이다. 몽고는 다시 두 곳으로 나누어진다. ‘울란바토르’가 수도인 ‘몽골’이라는 나라와 중국의 ‘내몽고자치구’가 있다. 내몽고(內蒙古)로의 여행을 생각하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내몽고자치구 청사가 있는 ‘호화호특’으로 출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의 주 여행 목적지는 중국의 내몽고자치구 적봉시(赤峰市)이다.

그저 눈에 보이는 모든 것이 지평선으로 이루어져 있고 간혹 푸른빛의 언덕만 보일 뿐이다. 초원의 여행객을 반기는 것도 다른 여행지와는 다르게 소와 양들만 반겨줄 뿐이다. 초원의 푸른 것은 잡초처럼 보이지만 가까이 다가가보면 모든 것이 꽃이다.


제주도 한라산 초지에서 귀하게 볼 수 있는 ‘피뿌리풀’은 맛이 없어 그런지 방석처럼 큰 포기로 자라 흐드러진 꽃을 피워주고 ‘제비꼬깔’의 보라색 꽃은 눈이 부시게 화려하다. ‘꼬리풀’의 한 종류인 식물도 푸른 하늘과 누가 더 예쁜지 내기하는 것 같고, ‘큰솔나리’의 붉은 꽃은 요염한 느낌도 들고, ‘대청부채’는 작은 나무그늘에서 꽃을 피운다. 길가에는 ‘메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세상을 구경하고 있는 곳이 초원이다. 초원은 꽃과 지평선 하늘만 존재하는 지역이란 착각이 든다. 사람이라고는 1시간에 한두 곳 정도 몽고천막이 보이고 목동들의 한가로운 모습만 볼 수 있는 곳이 내몽고 초원이다. 저녁에 지는 해는 너무나 아름답고 해가 진 하늘은 쏟아질듯 가까이에 자리한 별들만이 가득하다. 내몽고의 초원은 도시에서 지친 여행객이 자연의 일부가 되어 휴양하기에 좋은 곳이라 생각된다. 화려하지 않은 듯 화려한 초원의 꽃들이 눈앞에 아른거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