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최고의 자연산 대하 집산지 안면도 태안 ‘대하축제’

‘제10회 태안 안면도 백사장 대하축제(11.7.~21)’가 열린 충남 태안군 안면읍 창기리 백사장항을 찾은 날은 겨울을 재촉하는 진눈깨비가 날렸다. 축제장은 여느 어촌의 장터 분위기와 별반 다르지 않았고, 상가마다 빼곡 찬 싱싱한 활어와 맨 앞자리에 놓인 대하가 삼삼오오 무리진 여행객의 눈길을 잡았다. 둥근 채반에는 원산지 표시와 자연산, 양식산, 크기에 따라 가격표시를 달리한 대하가 가득 담겨 ‘대하(왕새우)의 어항’임을 드러낸다.

고단백 스테미너의 보고 ‘대하’

자연산 대하는 옅은 주황빛을 띄었고 양식은 진회색빛으로 빛깔 자체가 뚜렷해 식별이 확연했다. 보통 10월에 개최했던 축제는 대하 어획량이 많지 않아 한 달가량 늦춰졌고, 신종플루의 확산으로 행사자체가 불투명했던 만큼 우려를 씻고 몰리는 관광객으로 지역상가는 활기가 넘쳤다. 
대하는 8~10월에서 늦가을까지 나는 고단백 스테미너 식품으로 껍질에는 항암효과가 뛰어난 키틴과 골다공증에 좋은 칼슘 또한 다량 함유돼 많은 사람들이 인정한 웰빙식품이다. 초겨울 대하는 가장 기름지고 살이 가득 찬 절정기라 왕새우소금구이나 데쳐서 삶거나 튀김으로 먹는 등 다양하게 맛을 음미할 수 있다.

올해는 신종플루의 영향으로 면역력 강화에 좋다는 김치를 각 가정에서 직접 담그려는 추세 때문인지 새우젓을 비롯한 젓갈류를 찾는 관광객도 많았다. 하얗게 곰삭은 새우젓앞에서 종류별로 맛을 보며 흥정하는 광경이 정겨웠다.
그리고 곳곳에 안면도 호박고구마를 판매하는 임시 가판대가 많았다. 해안가 황토에서 재배한 호박고구마는 어시장 한 켠에서 군고마 한 봉지를 사들고 즉석에서 맛볼 수 있었다. 섬유질이 그대로 드러난 노란 속살의 달큰한 맛은 포구의 비릿한 맛과는 또다른 즐거움을 선물했다.  
초겨울 바다의 초연한 술렁임을 뒤로하고 일상의 소소한 필요에 따라 자연산 대하 2㎏, 굴 한 봉지에 새우젓까지 골고루 양손에 사들고 백사장항을 빠져나왔다. 태안 기름유출 사고로 한동안 소원했던 관광객들이 대하축제의 명성을 찾아 안면도를 가득 매운 모습에서 가슴 깊이 흐뭇함이 솟아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