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일률적으로 지원하던 화학비료 가격보조가 토양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비료지원으로 전환된다. 올해부터 화학비료 사용을 크게 줄이겠다는 뜻이다. 정부에서는 그동안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었던 화학비료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올해부터 기존 화학비료 지원 재원을 맞춤형비료, 유기질비료, 토양개량제에 투자하여 화학비료 소비량을 15%이상 자율 감축토록 유도하기로 했다. 1㏊당 311㎏이나 주던 비료량을 2012년도에는 218㎏으로 30%이상 줄일 수 있게 됐다.
맞춤형 비료란 토양검정결과와 양분수지를 감안하여 토양환경과 농법에 맞게 주요성분을 배합한 비료를 말하는 것으로 관행비료 보다 일반성분(질소, 인산, 칼리) 함량이 낮고 토양에 부족한 미량성분은 보강이 가능하다. 농가들이 자신이 경작하는 농경지 토양의 특성을 파악해 비료를 사용하기 때문에 과다시비를 줄일 수 있고 맞춤형 비료값이 복합비료에 비해 26.9% 인하됐기 때문에 2,800억 원 이상의 생산비 절감 효과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이렇게 많은 효과가 예상되는 야심작으로 농림수산식품부가 내놓은 맞춤형 비료에 대한 일선 농가들의 반응은 ‘기대 반, 우려 반’ 목소리가 크다. 관행적으로 화학비료 사용에 젖어 있는 농가들이 하루아침에 맞춤형 비료로 바꾸기 어려운 이유 중의 하나는 맞춤형 비료에 대해 정부보조와 판매가격 인하로 농가들의 비료비 부담해소는 환영하지만 과연 맞춤형 비료 한가지만으로 소비자들이 원하는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해 낼 수 있겠느냐하는 의구심을 떨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칫 시비량이 부족해 한해 농사를 망치지는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원예농가들의 경우 작물의 종류가 다양하고 토양 비옥도의 변화가 크기 때문에 작물별 특성에 맞춰 맞춤형 비료의 종류가 확대되어야하는 것은 물론 화학비료 외에도 부산물비료나 유기질비료, 양액 등 다양한 비료가 사용되고 있는 만큼 재배작물과 시기, 비료의 종류에 따른 시비기술 보급도 시급한 실정이다. 친환경농업의 경우 또한 화학비료를 쓰더라도 친환경 농산물을 생산할 수 있는 별도의 적정시비 기준이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도도 사용하는 농가들이 받아들이지 않으면 정착하기가 매우 어렵다.
맞춤형 비료공급을 위해 올 한해 물량만도 82만 2,000톤(밑거름 651톤, 추비 171톤) 총 731억 원의 예산이 투입된다. 이 사업이 제대로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맞춤형비료 공급확대를 위한 교육 홍보가 꾸준히 이루어져야 하는 것은 물론 농가들의 호응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연간 질소수지가 1㏊당 231㎏으로 OECD 국가의 평균 73㎏의 3배가 넘는 우리나라의 토양오염의 심각성을 감안한다면 이번 맞춤형비료공급을 계기로 농업인들의 시비개선에 대한 노력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적정시비-맞춤형비료체제로 가기 위해서는 토양검정을 통해 농지의 특성을 파악하는 과학영농이 우선되어야한다. 또 토양의 비옥도와 재배하는 작물의 특성에 따라 밑거름과 웃거름의 양. 시비횟수와 방법에 대해서도 세밀한 시비기술 개발과 보급이 뒤따라야한다. 많은 연구와 노력을 기울인 이번 맞춤형비료공급 전환제도가 우리나라의 친환경농업을 실천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라도 빠른 시일에 정착되기를 기원해본다.

발행인 이영자 yjag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