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로푸드국제대회는 맛의 다양성을 통해 음식의 다양성, 나아가 문화의 다양성을 느끼게 하는 대회다. 아시아, 오세아니아 지역의 음식축제로 ‘아시오구스토(AsiO Gusto)’라고 한다.

세계를 맛보는 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열리는 ‘살로네 델 구스토(Salone del Gusto)’, 프랑스 뚜르에서 개최되는 ‘유로구스토(Euro Gusto)’와 더불어 아시아, 오세아니아 최초로 열리는 ‘아시오구스토(AsiO Gusto)’는 세계 3대 슬로푸드국제대회로 향후 2년마다 개최된다.

아시오구스토는 이번이 첫 대회로 10월 1일부터 6일까지 남양주 체육문화센터에서 진행되며, 40여 개국의 풍성한 음식과 맛의 축제가 펼쳐진다. 세계의 소중한 음식문화 네트워크의 장이자,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소멸위기 음식의 보존과 지속을 이야기하고, 1000가지 다양한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슬로푸드를 맛볼 수 있는 국제대회로서 그 기대를 높이고 있다.

또한 이 대회는 단순히 좋은 음식들을 진열하는 식품 행사로서만 끝나지 않는다는 의미를 가진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 만나는 음식 축제이자, 우리 먹거리의 기반인 농업을 통해 식품, 환경, 교육 등 음식 관련 산업의 미래가치를 창출한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전 국민의 건강하고 행복한 식생활 문화를 변화시키는 데에도 일조하겠다는 목표도 가진다.

이번 대회의 슬로건은 ‘슬로푸드 맛으로 바꾸는 세상’, ‘생산은 유기농 밥상은 슬로푸드’로, 슬로푸드국제대회 조직위원회는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먹거리와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즐기는 것은 물론, 생산자와 소비자의 만남을 통해 우리의 먹거리에 대해 다시금 돌이켜 보는 계기를 만들어내고자 한다. 그동안 진행되어 온 유럽의 대회들이 컨퍼런스, 박람회의 성격이 강했다면, 이번 남양주 슬로푸드 국제대회는 박람회와 축제가 결합된 행사다. 때문에 이번 대회는 재미와 전문성을 모두 놓치지 않는 대회가 될 것이고, 맛을 즐기면서 이 맛이 우리가 사는 세계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를 깨닫게 하는 대회가 될 것이다.

슬로푸드국제대회, 이것이 다르다!

슬로푸드 운동에서는 식탁에서 사라지는 종은 자연에서도 사라진다고 본다. 때문에 다채로운 종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소비를 하고, 먹어줘야 종이 살아남는다. 이것과 연관해 슬로푸드 운동에서는 미각 교육을 매우 중시하고 있으며 조리기술의 전승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슬로푸드 국제본부는 사라져가는 소멸 음식, 종자를 등록하여 보전하는 ‘맛의 방주(Ark of taste)’라는 독특한 프로젝트를 갖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1184종의 종자 및 음식이 등록되어 있으며, 아직 등재된 품목이 없는 우리나라는 이번 대회를 계기로 최소 다섯 개 이상의 종자 및 음식을 국제본부에 등록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지역 공모를 통해 전국 단위의 신청을 받아 엄격한 국내심사를 거쳐 국제본부에 신청하게 되며, 주요 등재 품목은 진주 앉은뱅이밀, 연산 오계, 제주 푸른 콩, 칡소다. 또 하나의 특징은, 대회 대표 프로그램으로 내세울 수 있는 다양한 맛 워크숍이다. 조리법, 건강, 전통음식, 종 다양성 등 다양한 주제들을 토대로, 생산자 · 요리사 · 전문가가 오감을 통한 체험과 이야기들을 관람객과 함께 나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사찰음식 전문가인 선재 스님이 일본의 불교요리 전문가 후지 마리상과 함께 나와 요리를 직접 선보이면서 비교 시식토록 하는 것이다. 이런 흥미로운 맛 워크숍이 25개나 마련된다.

다양한 계층을 아우르는 대회라는 것도 큰 특징. 본 대회보다 한 달 앞서 9월 2일 개관되는 어린이 체험관 ‘아시오 키즈구스토(AsiO Kid’s Gusto)‘는 패스트푸드에 길들여지기 쉬운 아동들을 대상으로 식생활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농장, 탐험, 미각, 식생활이라는 4가지 주제로 슬로푸드 식생활 체험을 통해 맛을 구별하는 능력을 키우게 되며, 어린이들이 직접 만지고 요리하며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요리 체험 프로그램들을 만나볼 수 있다. 슬로푸드국제대회에서는 미래의 주역이 될 젊은이들만의 특별한 행사도 만나볼 수 있다. 20~30대가 주를 이루는 슬로푸드 청년 네트워크가 구성되어 규격에 맞지 않아 버려지는 B급 농산물을 가지고, 춤과 노래로 요리하는 ’요리가무‘, 다양한 음식 관련 전문가들을 초빙하여 미래의 삶을 설계해보는 ’청년 토크쇼‘ 등 슬로푸드 청년 네트워크만의 실험적이고 참신한 프로그램들이 마련된다. 뿐만 아니라 전통 슬로푸드 요리를 맛볼 수 있는 프랑스, 이탈리아, 한국, 아시아 레스토랑을 운영해 각 국의 유명 셰프들이 선보이는 전통 고급 요리를 맛볼 수 있는 기회도 마련한다. 세계를 맛 볼 수 있는 슬로푸드국제대회, 그 화려한 장막이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