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8년 한국에서 열린 ICA(세계협동조합총연맹) 아시아대회는 한국과 일본, 대만 생협을 하나로 뭉치게 하는 초석이 되었다. 대회 당시 여성포럼에 참석한 세 나라는 서로에게 호감을 느끼고 자매결연을 제안해 ‘아시아자매회의’라는 교류를 시작했다. 이 후 매년 한 번씩 각국을 방문하여 정기회의와 심포지엄, 그리고 문화교류회를 가지며 친목을 다져왔다. 한국 행복중심생협연합회(회장 안인숙), 일본 생활클럽생협연합회(회장 가토 코이치), 대만 주부연맹생협(회장 황수더) 임직원들과 ‘2013 아시아자매회의’ 개최 장소인 일본 오사카로 함께 떠났다.

생협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 방문 등 교류회 가져

1999년부터 매년 교류를 이어오던 한국·일본·대만 생협 임직원들은 지난달 2일 일본 오사카에서 1년 만에 재회했다. 2박 3일 일정으로 치러진 ‘2013 아시아자매회의’는 각국 임직원 12명씩 참가해 일본에서 교류를 이어갔다.

모임 첫째 날 먼저 방문한 곳은 일본 생협 단체에서 운영하는 복지시설. 이미 초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일본은 도심 속에 복지시설을 마련해 노인복지에 전력을 기울여 왔다. 많은 노인을 정부에서 모두 관리·지원할 수 없는 현실을 반영해, ‘도시생활생협’은 지난 2001년 노인복지 사업을 펼치며 고령자 맨션을 운영하고 있다.

이날 방문한 복지시설은 1995년 고베 대지진을 계기로 설립된 곳으로, 당시 피해로 자립이 어려워진 고령화 노인을 대상으로 복지시설을 마련했다. 일반 복지시설과 달리 생협에서 운영하다보니 음식과 기타 자재들이 친환경적인 요소들로 가득했다. 노인들이 상호 어울릴 수 있는 커뮤니티와 음악치료 등 다양한 프로그램도 진행하며 노인의 생활을 돕고 있다.

이튿날은 ‘생활클럽오사카 축제’에 참여했다. 오사카에서 39년 째 이어온 이 축제는 일본에서는 보기 드문 역사를 지녔다. 50여개 부스에서 각양각색의 농수축산물과 음식들을 선보이며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사로잡았다. 이날 전시된 품목은 오사카 주위의 생협에서 직접 가져온 것으로 무농약 채소, 저농약 과일, 유기 녹차, 무항생제 육류, 친환경 수산물 등 다양하게 마련됐다. 한국과 대만 생협도 한 자리 부스를 차지해 각각 가지고 온 제품들을 선보이며 고객 몰이에 나섰다. 반응도 꽤 좋았다.

3개국 심포지엄 열어

아시아자매교류회가 무르익자 본격적으로 토론회를 가졌다. 각 나라별로 지난 1년간 변화한 주요 현안을 서로 공유하며 모색해 보는 시간이었다.

한국은 ‘협동조합기본법 시행 1년, 성과와 전망’을, 대만은 ‘국산 밀가루 자급운동’을, 일본은 ‘대지진, 후쿠시마 이후 2년’이란 주제로 각각 발표가 이어졌다.

한국은 협동조합기본법이 새롭게 제정된 것을 토대로, 지난 2012년 12월 1일부터 약 9개월간 전국에서 2,000개가 넘는 협동조합들이 설립된 점을 중심으로 다뤘다. 이 기본법이 시작되면서 새롭고 다양한 협동조합 설립·운영이 용이해 졌으며 서민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도움이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서 대만은 식량자급률 32.7%인 대만이지만 현재 국민의 식습관이 서구화되면서 밀 또한 주식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10년 전과 비교해 쌀 소비량은 10% 감소했지만 밀 소비량은 10% 증가한 점을 들며, 밀과 대두의 자급률은 0%에 가까워 큰 걱정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주부연맹은 밀 생산 운동을 추진해 우선 0.1% 밀 자급률을 달성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원전 사고 이후 후쿠시마 사람들을 위한 생협의 지원활동에 대해 보고했다. 생협은 후쿠시마 주민이 정든 고향을 떠나야한다는 것과 방사능 피복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깊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아이들이 방사능 피복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밖에서 마음대로 뛰어놀 수도 없다며, 생협은 이 아이들을 타 지역으로 초대해 마음껏 놀게 하는 생생투어를 진행한 내용을 소개했다.

이렇게 세 나라가 모여 개최국 문화를 체험하고 각국의 현안을 나누며 보다 좋은 대안을 수립해 나갔다. 2박3일간 돈독한 우정을 과시했다. <다음호에 계속>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