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온난화가 이어지면서 덩달아 농작물 피해도 많아지고 있다. 미처 기후에 대응하지 못한 탓인지 식물바이러스병과 함께 꽃매미, 갈색여치, 벼 줄무늬잎마름병 등에 농가는 한숨을 내쉬고 있다. 한창 수확 중인 미나리 농가도 골치 아프기는 마찬가지. 입맛을 돋우는 독특한 향을 내는 봄철 스테미너 미나리 재배 농가의 고민은 무엇일까? 미나리 농가의 문제를 완전히 해결한 곳을 방문했다.

재배 첫해부터 초토화

“미나리요? 이젠 전혀 문제없습니다. 한 때는 달팽이와 우렁이, 거머리 때문에 골머리가 아팠죠. 무농약 인증을 받아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거든요. 지금은 걱정없이 더 맛있고 좋은 미나리 재배에만 여념하고 있습니다.”

전국 최대의 미나리 생산지인 경북 청도군과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 대구광역시 동구 봉무동에 위치한 팔공산 미나리. 이 지역은 팔공산 취나물로 널리 알려져 취나물하면 떠오르는 곳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20년 째 취나물을 재배하던 최태교 씨는 7년 전 이웃 농가들과 손잡고 미나리 재배에도 나섰다. 현재는 75명으로 불어난 미나리 작목반은 모두 무농약 인증을 받으며 청도군 한재 미나리와 함께 명품 미나리를 만들고 있다.

그러나 하우스 3만㎡, 노지 1만㎡에서 무농약으로 미나리를 재배 중인 최대교 씨는 “오늘날 팔공산 미나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은 다름 아닌 (주)비아이지(대표 정종상) 덕분”이라고 말했다.

최 씨는 미나리 작목반이 탄생한 후 처음 1년의 고전을 떠올렸다. 그는 취나물 재배로 채소에는 자부심이 강했지만 당시 미나리 재배 첫해부터 깊은 수렁에 빠졌다고 한다. 달팽이를 비롯해 우렁이와 거머리가 미나리에 달라붙어 득세했기 때문이다. 이들 때문에 팔공산 미나리는 한순간에 접어야할 상황에 놓였다. 충해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농약이나 화학비료가 최선이었기 때문이다. 잎과 줄기를 갉아 먹어 미나리의 상품 가치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또 뿌리 부분을 갉아먹어 미나리가 도복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당시 무농약으로 재배하던 상황이라 난감했지요. 약을 쳐서 이들을 제거해야 하는데 그러면 오염이 되잖아요. 또 약을 친다 해도 어떻게 얼마나 쳐야하는지도 몰랐고요. 고심 끝에 준비한 농사인데 당시에는 정말 진퇴양난이었죠.”

미나리 천적 완벽 퇴치, 최대의 미나리 생산단지로 거듭

겨우 건사한 미나리를 추려 시장에 내놓으면 이번에는 소비자들이 아우성이다. 미나리 사이사이에서 거머리들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뒤늦게 거머리를 발견한 소비자들은 이미 거머리도 먹은 것 같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미나리 작목반은 당장 농업기술센터로 달려갔다. 그래서 알게 된 곳이 바로 친환경 전문기업 (주)비아이지(대표 정종상)였다.

“한해 농사를 그렇게 끝내고 비아이지에 의뢰했어요. 그런데 문제는 의외로 쉽게 해결됐어요. 비아이지에서는 이미 달팽이와 우렁이, 거머리에 대한 연구를 마친 상태였거든요. 물론 친환경적으로요. 비아이지 제품을 사용하면서 팔공산 미나리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지금까지 맛도 향도 잎과 줄기도 최상급 수준입니다.”

달팽이와 거머리에 대한 걱정을 완전히 벗어 던진 후부터 팔공산 미나리는 안정을 찾기 시작했다. 5년이 흐른 지금 소비자의 평가는 확연히 달라졌다. 전국에서 청도군 다음으로 큰 미나리 생산 단지로 거듭나게 됐다.

달팽이와 거머리를 완벽 제거한 제품은 (주)비아이지에서 독자 개발한 친환경제제 ‘달팽이 없는 마을’이다. 입상수화제인 이 제품은 100% 천연물로 만들어져 인축에 안전하며 입상제형이라 사용이 간편하다. 일시 처리가 가능해 효과가 빠르고 확실하다. 정식 전 토양에 뿌려 함께 로터리를 하거나 최대교 씨처럼 미나리의 천적들이 보이기 시작할 때 집중적으로 사용해도 된다. 친환경제제이기 때문에 작물에 맛과 향에도 전혀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또 미나리뿐만 생태교란을 일으키는 우렁이 방제용으로도 사용한다.

(주)비아이지 정종상 대표는 “왕우렁이 피해가 심각한 대만·일본·동남아를 겨냥해 만들었다”며 “몇 해 전부터 벼의 우렁이 피해가 급증하면서 미나리뿐만 아니라 벼과 재배 농가에서도 사용 문의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미나리 재배에 새로운 원동력을 부여한 ‘달팽이 없는 마을’. 전국 미나리 농가의 고충을 덜어 주기에 충분했다.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