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매자와 수비자가 다를 수 있다? 구매의사 결정자를 파악하라

원래 고객의 의미는 Customer이고, 구입자는 바이어(Buyers)이고, 소비자(Consumer)는 사용자(Users)를 말한다. 그래서 고객은 구매자만이 아니라 사용자를 포함한다. 주부는 구입자이지만 동시에 사용자이다. 따라서 구입자는 구입만 하는 게 아니라 사용할 수도 있다. 반면에 사용자는 자신이 직접 구입해서 사용하기도 하지만 다른 사람이 사다 준 상품을 사용만 하기도 한다.

결국 구입자인 고객은 사용자인 소비자까지를 포함하는 좀 더 넓은 의미를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고 더 나아가 나를 제외한 모든 사람, 즉 나에게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모든 사람을 고객이라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에 고객은 최종 소비자만 고객이 아니다. 경영에 영향을 끼치는 사람으로 판매 소득과 직접적으로 관계된다. 그런데 고객 중에는 최종 소비 주체이면서 구매자인 사람과 구매자와 소비주체가 다른 경우가 있다. 선물용으로 구매한 고객은 소비 주체는 아니다. 어린이 학원의 주요 소비주체는 아이들이지만 그것을 구매하는 주체는 어머니이다. 또한 산업재 판매에 있어서 산업재 혜택을 받는 모든 소비자가 고객이 아니라 거기에서는 원자재를 가공해 완제품을 만드는 업체의 관계자가 고객이 될 것이다.

도매시장에 출하한다고 고객관리에 소홀하면 안된다. 도매시장에도 고객이 있기 때문이다. 강의를 하면서 가끔 물어보는 것이 있다. “혹시 핸드폰에 출하하고 있는 도매시장의 중도매인 전화번호나 경매사 전화번호가 저장되어 있습니까?” 만약에 전화번호를 가지고 있지 않는다면 “아니 그것도 없으면서 어떻게 경영을 하고, 고객이 중요하다고 이야기 합니까?”라고 말한다. 경영이 중요하다, 마케팅이 중요하다고 하면서 어떻게 내 상품에 관심을 갖고 평가하며 구매해주는 고객의 전화번호나 고객이 누구인지 모를 수 있다는 것인지 모르겠다. 1년만 농사짓고 그만둔다면 그럴 수도 있다. 농업경영을 10년 넘게 했다면서 생산된 제품을 누가 구매하는지도 모른 채로 계속 생산했다는 것은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난 도매시장에 납품하니깐 고객을 몰라도 돼요”라며 말하는 분들도 마찬가지이다. 도매시장이던지 아니면 대형할인점에 납품하던지 반드시 고객이 있다. 중도매인이나 경매사도 고객이다. 더구나 아무리 내 제품의 최종소비자인 고객에 대해 잘 몰라도 판매할 수 있다하더라도 결국 그 상품을 소비하는 사람은 소비자인 것이다.

그런데 어떻게 소비자를 잘 알지 못하면서 소비자에게 선택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 과거에는 도매인들의 마음만 붙잡으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제는 최종 소비자가 찾지 않으면 도매인들의 마음에서도 그 상품에서 멀어지게 된다. 최근 도매시장에서도 도소매 판매시 예전과 달리 소포장 200g 봉지를 박스에 함께 담아 출하하는 상추 농가에 대한 소개가 실린 글을 본 적이 있다. 그 농가는 소비자에게 검정봉지에 담겨 판매되는 자신의 상품을 보고 소포장 봉지에 생산자, 생산지, 전화번호, 상표 등을 부착해 최종 소비자에게 까지 자신의 상품을 알리고 있었다. 이는 최종 소비자에게 신뢰감을 주는 것은 물론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볼 수 있다.

이제 고객이 있는 곳에 가보아야 한다. 도매시장에서 최고 가격으로 거래되는 농산물 생산자들은 도매시장에 출하하면서도 너무나 고객관리를 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매시장의 중도매인 고객으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었고, 그들의 필요가 무엇인지를 파악하면서 채워주고 있었다. 도매시장에 출하한다고 해서 고객관리를 할 필요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 곳에서 중도매인과 MD들과의 지속적인 신뢰관계를 쌓는 것이 필요하다. 고객 몇 명에 의해 경영이 좌우되기 때문에 고객관리를 더욱 중요한 것이다.

농촌진흥청의 ‘왜 최고가격 농산물인가?’에서 사과분야에서 최고 가격을 받은 옥골사과 작목반을 보면 그들은 자주 도매시장을 방문해 중도매인이 원하는 상품정보를 수집해 시장의 요구에 잘 맞추고 있었으며, 일정량의 지속적 출하, 선별우수, 리콜실시, 정확한 약속이행 등 시장에서의 신용이 좋은 것으로 평가됐다. 이러한 평가는 도매시장에서의 고객인 중도매인에게 인정받기 위한 철저한 관리가 있었기에 가능했으며 시장에서 최고 가격으로 팔릴 수 있었던 것이다. 따라서 고객이 누구인가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 옥골사과 작목반의 주요 고객은 바로 가격 의사결정을 하는 MD, 중도매인, 경매인이 고객인 것이다.

김학선 대표의 ‘아주 특별한 마케팅’에서도 이와 유사한 이야기가 있다. 태권도 관장이 매일 낡은 승합차의 문이 안 닫혀 애들을 태우고 내리고 할 때마다 자기가 직접 내려서 일일이 한사람씩 안아서 내리고 출발할 때 문이 잘 닫혔는지 확인하였다. 부모들은 차량의 문제로 인한 것은 모른 체 이러한 관장의 자상함에 감동을 받았고 결국은 인근 태권도 학원에서 원생이 가장 많아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태권도라는 상품의 구매고객의 1차적인 욕구는 운동해서 몸이 튼튼해지는 것이고 2차 욕구는 부모가 편하기 위해서이다. 이 태권도 관장은 작지만 ‘안전’이라는 중요한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이다. 이 태권도 관장은 작지만 ‘안전’이라는 중요한 서비스를 한 것이다. 아주 작은 행위이지만 반복되어지는 다름은 결국 그 태권도 도장의 친절한 이미지를 상징하게 되었다. 태권도 도장을 선택할 때 위치나 시설, 관장의 경력에 우선 하지만 이면에 있는 가장 중요한 욕구는 안전하게 잘 보살펴주는 마음에 더 끌리게 된다는 것이다.

마케팅에서도 초보들은 항상 1차적인 거래 조건만 가지고 소비자들에게 승부를 보려고 한다. 그러나 정작 소비자를 움직이는 것은 밖으로 나타난 욕구나 거래조건이 아니고 이면의 지점을 자극했을 때이다. 이면의 지점은 물리적인 것일 수도 있고, 심리적인 구조도 있다.

농촌체험의 구매의사 결정고객은 유치원 원장이나 여행사가 될 수 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을 해줄 수 있는 것 바로 거기에서 승부가 날 수 있다.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할 때 중요한 것은 구매자와 사용자가 다르다는 것이다. 구매자는 유치원 원장이다. 그리고 사용자는 유치원 어린이가 될 것이다. 유치원 원장의 입장에서 체험 프로그램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년에 더 많은 아이들이 오기를 원한다면 내년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올해 같이 나누어야 한다. 원장의 입장에서는 올해 왔던 곳을 내년에 또 온다는 것은 부담될 것이므로 그들이 학부모에게 설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이야기 해 주어야 한다. 또한 선물용으로 구매하는 고객을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아야 한다.

따라서 구매자와 사용자의 입장에서 그들을 어떻게 관리하고 관계를 맺을 것인가를 생각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