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土壤)은 모재가 되는 각종 巖石(모암)이 여러 가지 자연작용에 의해 제자리에서 또는 옮겨 쌓인 뒤 표면에 유기 물질들이 혼합 되면서 여러 가지 토양생성 인자의 영향을 받아 생긴 지표면의 얇고 부드러운 층으로 토양생성 인자인 환경과 평형을 이루고 끓임 없이 변화되고 있는 지구의 가장 겉에 있는 자연체라고 말 할 수 있다. 그리고 온도와 습도가 적합하면 식물을 기계적으로 지지하여 자라게 하는 능력을 지닌 자연체라고도 말 할 수 있다.
그러나 농사를 짓는 우리들에게는 이런 까다로운 말들은 그리 중요 하지 않다. 왜냐하면 작물(作物)만 잘 자라면 되는 것이니까? 작물을 재배하는 농민의 입장에서는 작물이 뿌리를 박고 자라는 바탕이라고 이해하면 충분 할 수도 있지만 흙의 본질과 특성의 변화를 안다면 이보다 더 좋은 일이 어디에 있겠는가? 따라서 흙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와 작물이 자라는 바탕으로서의 흙의 기원 및 흙의 중요성과 흙의 성질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흙(土壤)의 기원
지구의 육지 표면을 덮고 있는 흙은 바위(巖石)의 풍화산물로 넓이와 깊이가 있는 공간으로서 시간에 따라 끊임없이 변해가는 자연 모체이다. 암석이 오랜 시간 물리적·화학적 또는 생물학적 풍화작용을 받아 큰 돌, 작은 돌, 모래, 미사, 진흙(粘土)의 크기로 쪼개져서 다시 이들 입자들의 혼합물로 구성된 것이 흙으로 생성되는 과정인 것이다.
흙의 두께는 대체로 2mm 내외가 일반적이며, 흙에는 틈새(孔隙)가 있고 그 속에는 공기와 물로 채워져 있어 실제로 흙을 구성하는 물질은 광물 및 유기질(固相)과 물(液相) 공기(氣相)이다. 일반적으로 이상적인 비율은 광물질 25%, 유기질5%, 물과 공기가 각각 25%로 알려져 있다. 巖石(바위)의 풍화산물인 광물은 1차 광물과 2차 광물(粘土鑛物)로 구분 되며 식물에 필요한 양분을 공급해주는 창고 역할을 하며 광물은 다시 원소(물질)단위로 분해되어 비료성분으로 용출시켜 식물에 이용되는 것이다. 즉, 흙(土壤)의 근원은 바위이고, 그래서 어떤 곳에서 이든지 흙을 파보면 겉에는 흙이 있지만 더 깊이 파면 바위를 만나게 된다. 지형에 따라 어떤 곳에서는 매우 깊이 파야 바위가 나오지만 어떤 곳에서는 아예 흙이 전혀 없고 바로 바위가 나오는 곳도 있다. 흙의 두께가 매우 두꺼운 곳은 대개 다른 지점에서 만들어진 흙이 그곳으로 옮겨와 쌓였기 때문이며, 흙이 전혀 없는 곳은 그곳에서 만들어졌던 흙이 흐르는 물이나 바람에 의해 다른 곳으로 옮겨졌기 때문일 것이다.
자연은 변화하는 것이다. 따라서 자연체인 토양도 끊임없이 변하는 것이다. 그 변화 가운데에는 우리들에게 바람직한 것도 있고 그렇지 않은 것도 있으며, 그 변화의 원리를 잘 알면 토양이라는 자연체를 더 잘 활용할 수도 있고 더 잘 보존할 수도 있을 것이다.

흙(土壤)의 중요성
흙은 만물이 자라는 곳으로 모든 생명체의 모체로써 하늘을 아버지에, 흙을 어머니에 비유하기도 한다. 흙은 생명체와 같으며, 세계문명의 발상지는 흙의 생명력과 운명을 같이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흙은 산업의 발전과 함께 공장의 폐수 또는 중금속, 화학비료와 농약의 과다 투입 등으로 염류가 집적되고 양분의 균형이 깨져 흙은 점차 완충능력을 상실하고 우리의 삶의 터전인 농지의 황폐화가 가속되어 작물생산 능력을 잃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작물에는 질산염 등이, 토양에는 인산과 칼리성분 등이 과다 축적되어 가고 있는 지금 현실에서, 토양환경을 보전하고 고품질 우수농산물 생산을 위해서는 시비개선에 의한 흙의 생명력 회복이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건강한 흙을 만들지 않고는 소비자가 원하는 안전하고 맛이 좋은 신선한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적인 추세를 보더라도 생산성 위주의 고 투입 농업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농업으로 전환이 가속화 되고 있는 시점에서 폐쇄적 물질순환을 통한 농업의 환경오염 가능성을 최소화하기 위하여 작부체계, 유축 순환 농업, 작물잔사 등을 활용한 양분순환 체계의 흙의 관리를 실천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하고 있는 것이 현 실정이다. 따라서 흙(土壤)을 진단하고 검정하여 적정한 시비관리와 토양개량 등  땅의 힘(地力)의 증진 활동, 그리고 환경 보전형 자재 개발 등으로 흙을 사랑하는 마음가짐으로 바람직하고 건강한 흙을 만들어 나가야 하겠다.

농촌진흥청 작물환경과  농업연구관  이 용 환      연락처 031- 290 - 67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