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의 ‘여성적인 그랜드 캐년’, 블루마운틴의 전망은 일망무제(一望無際)의 아득함이다. 에코포인트를 밟는 순간 해발 1,000ｍ 계곡은 쥘부채를 좍 펼친 듯 속살을 샅샅이 보여준다. 삼림의 70%를 차지하는 유칼립투스 잎의 휘발성성분 수액이 증발하여 파랗게 보인다는, ‘블루’의 안개가 신비롭다. 시계(視界)의 끝에서는 남태평양이 기다렸다. 원시의 자연은 태초부터 그렇게 완전히 존재했었다.
시드니 항만의 오페라하우스는 하버브릿지를 배경으로 도도히 서 있다. 막 피어나는 흰장미. 겹겹의 꽃잎엔 예술이 녹아있다. 왕립공원에 즐비한 수령 150~200년의 무화과 나무와 유유히 무리지어 나는 새떼는 낙원의 모습이다. 크루즈에서 본 선셋과 야경이 찰떡궁합이다. 퀸즐랜드주 브리즈번시내의 해변전망대 Q1타워에서 바라본 골드코스트 42㎞ 해변은 장대하고 아름답다. 황금빛 모래의 범람이다.
파라다이스 컨츄리 농장에서는 호주 전통체험(아웃백)으로 양몰이, 부메랑 던지기, 양털깎기쇼, 코알라, 캥거루가 기다렸다. 모닥불에 구운 댐퍼빵과 전통차 빌리티를 맛보면서 세상 구석구석 삶의 모양은 같은, 소박함속 진정성이 좋았다. 영원히 하나로 존재할 자연과 끊임없이 부침하는 인간의 공존을 정말 진지하게 고민해서 실천해야 할 시점임을 느꼈다.
조회 : 2,606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