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도시농업의 붐이 일고 있다. 다원적 기능을 가지고 있는 농업이 도시로 들어와 새로운 농업의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 문화와 융합한 도시 농업은 옥상정원과 베란다 정원 등의 형태로 도시 속의 정원 문화를 만들고 있다. 도시 농업의 새로운 길과 문화를 제시하는 방편으로 진행된 경기도 정원문화박람회와 도시농업 활성화를 이끌 도시 농업 심포지엄, 미국의 백악관 농장 등을 통해 도시 농업의 방향성을 제시해 본다.
도시, 정원을 꿈꾸다
지난달 8일부터 10일에 걸쳐 경기 시흥시 옥구공원에서 3일 동안 진행된 ‘2010경기정원문화박람회’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경기도와 시흥시가 주최하고 경기농림진흥재단이 주관한 이번 박람회는 개막에 앞서 3개월여에 걸쳐 진행된 다양한 시민 참여 프로그램에 지역 주민과 조경 관련 업체 그리고 전문가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빚어낸 결과였다.
박람회의 개막식에 참석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생활 주변의 녹지를 활용하여 아름다운 정원 모델을 제시한 것에 큰 의미가 있다”며 “도시 속에 정원 문화가 정착되는 주춧돌이 되길 바란다”며 인사말을 전했다.
이 밖에 김윤식 시흥시장, 허재안 도의회의장 및 국회와 도의회에서 참석하여 정원문화박람회 개막 축하인사를 전했다.
박람회는 모델정원, 실험정원, 시민정원, 참여정원 등으로 구성하여 아름다운 정원문화를 완성시켰다.
한편 경기정원문화박람회는 시흥시를 시작으로 경기도의 각 시·군에 순차적으로 정원문화박람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도심 속에 정원을 꾸미며 시민들의 쉼터가 되어준 정원 박람회의 현장은 도시농업의 연장선에 서 있는 듯 하다.
도시, 농업을 품다
지난달 11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도시, 농업을 품다!’ 라는 주제로 도시농업 활성화 심포지엄이 개최됐다. 도시농업에 관한 실태를 이해하고 바람직한 도시농업의 미래상을 제시하는 주제발표로 진행됐다.
개회사로 나선 오세익 한국농촌경제연구원장은 “이번 심포지엄을 통하여 도시농업이 가지는 새로운 기능을 이해하고, 도시민의 적극적인 참여로 도시생활의 질적인 수준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태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도시농업의 다원적 기능과 비전’이란 주제로 발표를 시작했다. 김태곤 연구원은 “농업이 가지는 다양한 역할(안정적인 식량, 대기·물 등의 환경정화, 동식물의 생물 다양성 보전 등)의 수혜자는 국민이라며 도시농업의 바람직한 미래상은 다원적 기능의 발휘에 있다”고 말했다.
다음으로 이창우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이 ‘도시농업의 활성화 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가 이어졌다. 여기서 이창우 연구원은 “도시농업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도시농업의 개념과 구분이 명확해야 한다”며 DIY(do it yourself)활동 추진, 도시농업과 건강 관련성 연구 필요, 도시 먹을거리 전략 수립, 새로운 경작지 찾기와 도시농업정밀조사 등의 안건을 제시했다.
또한 신동헌 도시농업포럼 대표는 ‘도시농업과 시민단체의 역할’이란 주제 강의로 민간과 정부, 지자체의 최근 도시농업의 동향을 살펴볼 때 수도권 지역 도시농업의 이해를 도왔다.
마지막으로 권혁현 서울시농업기술센터 팀장은 ‘서울시 도시농업 추진사례’를 근거로 미래의 도시농업 활동을 예상해 보았다. 특히 권 팀장은 다양한 도시민 생활농업교육 사업이 도시민과 농업의 자연스런 연계로 농업에 대한 기반 구축을 다졌다고 밝혔다.
백악관 농장
‘난 내가 배운 것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백악관 농장에서 열심히 채소를 가꾸는 것만큼 더욱 더 효과적인 방법이 있을까? 당장 당신의 주방에서부터 시작해보자. 가공식품은 버리고, 다양한 채소와 과일이 들어간 음식을 자주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 미셀 오바마
미셀 오바마 여사는 채소를 가꾸기 위해 남쪽 잔디 일부분을 일구기 시작했다. 영부인은 ‘유기농 농장에서 가꾼 채소들은 가족들과 함께 나누는 저녁식사의 재료로 이용될 것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비만과 당뇨가 사회적 문제로 당면한 지금, 직접 재배한 채소와 과일의 이로운 점을 아이들에게 교육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워싱턴 D.C의 반크로프트 초등학교 학생들은 2001년부터 자신들만의 농장을 경작하면서 직접 식물을 경작하고 가꾼 채소, 딸기, 허브 등을 요리하고 있다. 이러한 아이들의 행동은 가족을 교육시키는 동시에 우리 사회를 교육시킬 것이다.
이제 백악관의 농장은 단지 사람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곳이 아니다. 즉, 로컬푸드가 사회적, 환경적 상징이자 건강한 식습관을 형성하고 화학적 비료, 운송과정에서 부패를 막기 위해 방부제를 사용하고 있는 식품산업의 의존도를 낮출 수 있도록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사회적 이슈가 되었다는 의미이다. 이제껏 자신만의 농장을 경작해 본 적이 없었던 미셀 오바마는 직장 여성(엄마)으로서, 자식들에게 균형 있는 식습관을 위해 어떤 식사를 제공했었는지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일주일에 3번은 피자를 시켜먹거나 저녁으로 샌드위치를 사먹는 등 외식을 주로 했는데, 이는 아이들이 비만이 되는 원인이 되었고, 담당 소아과 의사는 아이들의 영양에 대해 생각해볼 것을 충고할 정도였다. 이렇게 로컬푸드에 의한 건강한 식습관 촉진은 미셀 오바마 영부인의 중요한 슬로건 중 하나가 되었다.
백악관 농장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이 좋아하는 멕시칸 음식의 주 재료인 고수 잎과 토마틸로, 피망을 경작하게 된다. 이 뿐만 아니라 상추의 일종인 양상추와 참나무 잎, 시금치, 근대, 케일 등도 심을 예정이고, 디저트를 위한 베리, 아니스 히솝풀, 타이 바질과 같은 특이한 변종의 허브도 재배할 예정이다. 또한 백악관 건설자인 찰리 씨는 현재 양봉업에 종사하고 있는데 달콤한 꿀을 위한 벌집을 제공할 것이다. 농장 총 예산 비용은 약 200달러 정도로 백악관 주방장 보좌관인 샘카스 씨가 관리의 전반적인 감독을 맡게 된다. 경작지는 백악관의 퇴비로 운영이 되고, 백악관 주방장 코머포드 씨는 농장에서 직접 경작된 채소를 중심으로 식단을 짜게 된다.
도시농업은 여러 가지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지만, 현재의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도시민들에게 농업의 중요성을 환기시켜줄 기회라는 것이다. 도시농업을 통해 농사경험이 전문한 소비자들을 농업 생산자로 탈바꿈시키는 것만큼 혁명적인 것은 없다.
도시농업의 증가는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지만, 우리농업의 새로운 대안이라고 까지 하기에는 많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다. 우선 농촌에 비해 오염이 심한 도시에서 생산하는 농작물의 안전성을 보장받기는 힘들며, 웰빙흐름에 휩쓸린 도시농업은 도시농업이 가지고 있는 본질을 흐릴 수가 있다.
그리고 쿠바의 사례처럼 아직까지 도시농업을 통해 채소류 자급은 실현하지 못하고 있는 점이 있다. 또한 만약에 그렇게 되더라도 채소류 생산을 통해 삶을 영위하는 농민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문제가 제기된다. 그런 점에서 아직 초기상황인 도시농업이 농업·농촌과의 연계를 생각하면서 거시적인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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