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인제군 용대리 황태마을
동태하면 늘 할머니가 떠오른다. 하얀 머리에 허리 굽은 할머니는 육류는 물론 비린 생선엔 두드러기가 나는 체질이셨기에, 비리지 않은 동태국은 아주 드물게 밥상에 올랐다. 그래서 동태는 유난히 추웠던 어린시절을 따뜻하게 감싸는 유일한 음식이 되었다. 곤고(困苦) 했던 시절 최상의 국민생선은 동태였다..
동태가 그렇게 다채로운 이름으로 불리는 줄은 예전엔 몰랐다. 명태, 동태, 생태, 황태, 노가리, 북어…. 그 중 화려한 금빛 명성, ‘황태’를 찾아 강원도 인제군 용대리를 찾았다.
이미 용대리 ‘황태삼부자, 황태삼대’로 유명한 이종구씨(50세)에 의하면 설악산 북부 산간마을인 이곳은 폭설과 냉해로 인한 척박한 환경 때문에 가난이 대물림 되는 전형적인 빈촌이었다. 황태 삼대를 잇는 45년이 흐르면서 역설적이게도 이 지역은 황태생산의 최적지로 탈바꿈했으며, 황태는 주민들의 소득창출로 이어져 안정된 부촌으로 거듭나게 되었다.
현재 15개 덕장(약 49만㎡)에 약 6,500만 마리의 명태가 4월 황태로 변신하기 위해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고 있다. 12월 말부터 1월까지 덕거리(덕장에 명태걸기)가 끝난 명태는 영하의 밤기온(-15℃~-18℃)과 낮기온(-5℃)이 20일 이상을 유지해야 원형 그대로 마른다. 강추위에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면서 바람에 말라야 외형은 통통하고 속살은 기포형상을 띈 포실 포실한 질 좋은 황태가 된다. 33번의 손길을 거쳐 명품으로 환골탈태한 용대리 황태가 전국 생산량의 70%를 차지한다니 그 엄청난 물량에 다시 한 번 놀란다.
최근엔 중간상인들이 중국산 북어를 용대리산으로 유통시키는 바람에, 소비자와 생산자를 보호하고 최상의 품질임을 입증하기 위해 ‘지리적표시 단체표장69호’ 등록을 획득했다. 명품에 대한 자신감을 “용대리 황태를 믿고 찾아주시기 바란다”라는 말로 대신했다.
한겨울 강추위 속 폭설을 맞으며 햇빛과 바람과 인간의 손길로 빚은 명작, 황태가 이른 봄날에 초대장을 날렸다. 벌써 13회를 맞이하는 황태축제(2월 말~3월 초)다.
황태는 인제군의 신성장동력이자 관광산업의 알짜배기였다. 마침 군과 용대황태산업연합회는 2012년 향토산업육성 신규 사업에 선정돼 2014년까지 30억 원의 사업비를 지원받아 용대리 황태를 명품산업으로 육성할 계획을 밝혔다
진짜 겨울이야기- 오감만족 송어축제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의 꿈이 담긴 ‘평창송어축제’가 정식으로 열렸다.(1. 7~2. 17) 전국을 강타한 구제역 여파로 막바지에 개최여부가 불투명했지만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변 9만여㎡의 축제장은 겨울철 최고의 웰빙 놀이터로 진화했다.
거듭되는 한파주의보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연일 가족단위로 몰리는 인파에 행사장은 초만원사례! 송어체험(송어얼음낚시, 송어맨손잡이, 가족낚시) 얼음체험(전통썰매, 스케이트, 4륜ATV, 얼음카트, 얼음기차, 아이스자전거) 눈 체험(스노우래프팅, 소발구, 미니봅슬레이, 범퍼카, 4D무비카)의 다양한 놀이터에서 남녀노소 취향대로 겨울을 요리했다. 역시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얼음 밑으로 투명하게 보이는 송어를 낚는 짜릿한 송어낚시와 찬물에 들어가 팔뚝만한 송어를 맨손으로 잡는 송어맨손잡이였다. 잡은 송어는 즉석에서 회로, 구이로 미감을 만족시키니 오감만족 축제가 따로 없다. 주변 스키장과 더불어 겨울 스포츠의 또 다른 영역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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