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쓴이 : 친환경 (58.♡.18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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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질환자들은 매우 불안하다. 극심한 가려움과 피부 변성으로 인해 외부 접촉을 꺼리게 되고 학업 및 작업 능력도 현저히 떨어진다. 영아기 아이들의 경우 성장발달 속도로 다른 아기들보다 늦다. 심하면 우울증에 빠지기도 하고 나쁜 습성으로 주변을 괴롭히기도 한다. 신경질적으로 변하며 스트레스에 매우 약해진다.

 

출처/아이의 밝은 웃음을 찾아주는 아토피 치료법/양성완 지음. 생태지평 연구소 정리

 

아토피 질환자들은 정서적 자극에 민감하다. 아토피 아이들이 울고 보챌 때 아토피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아이들이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되면 아드레날린계 호르몬이 분비되고 그 결과 인체 신진대사가 불필요하게 과다해 진다. 혈압도 높아지고 맥박수도 빨라지며 호흡도 가빠진다. 이러한 상태가 지속되면 몸 속 젖산이 증가하고 젖산으로 인해 각종 독물질이 생성된다. 그리고 이 독물질들은 알러지원으로 작용하게 되어 아토피 증상을 심하게 만든다.
엄마가 아토피 치료에 있어 원칙을 정하고 때로는 담담하게 대처하고 때로는 한없이 자애로운 태도로 아이를 대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어쩌면 자연건강법으로 아기 아토피를 치는 과정은 엄마 인내심의 시험과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경우에도 ‘지금 가장 힘든 것은 아이’임을 잊지 말고 아이가 다소 울고 보채더라도 잘달래 줄 각오가 되어 있어야 한다.
자연식을 할 때에도 온 가족이 같이 해야 아기가 스트레스를 받지 않아 치료에 도움이 된다. 아이는 오곡밥을 먹는데 나머지 가족은 흰 밥에 고기반찬을 먹고 있으면 겉으로는 혹 태연한 척하더라도 아이는 ‘억울하다’고 생각하게 되고 이것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다. 때문에 아토피 아이들에게 긍정적이고 여유 있는 마음, 밝은 웃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이 치유의 시작이라고 할 수 있다.
캘리포니아주 로마린다 대학의 리버크 박사는 웃음이 면역력을 높인다는 실험결과를 발표했다. 또 일본 교토의 우니티카 중앙 병원의 키마타 박사는 웃음이 알러지 증상을 개선시킨다고 말했다. 웃음이 실제로 정신건강 뿐만 아니라 신체 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이 많은 의학자들을 통해 하나씩 입증되고 있는 것이다.

 

아토피는 앓는 환자나 보호자는 마음이 아주 무겁다. 아토피 피부염의 심각성이 사회 문제가 되면서 과장된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언론에서 긍정적인 면보다는 부정적인 면을 강조하다 보니 나도 저렇게 되는 것인가? 우리 아이도 저렇게 될 것인가 싶어 마음 고생이 심해진다. 지레 겁을 먹는 것도 당연하다.
뚜렷한 치료법도 없는 상황에서 하루 하루 생활이 힘들어지는 모습만 보여주고 있으니 아토피 피부염이 ‘무서운 질병’처럼 보일 수밖에 없다. 경각심을 일으키는 것은 좋은데 너무 과장한 측면이 많다. 병을 치료하는 데만 관심을 모아도 시원치 않을 판국에 앞날에 대한 두려움까지 한 짐 짊어지고 가야 하니 이중삼중의 고통인 셈이다. 더군다나 아토피 피부염은 진행상태가 눈으로 다 드러나는 터라 외부의 시선이 매우 곤혹스럽다. 일시적으로 나마 사람들을 피하는 현상도 나타나곤 하는데 큰 문제는 아니다. 아토피가 아니라도 몸에 병이 있으면 누구나 위축된다. 겪어보지 않으면 그 심정을 모른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수년 전 일본 도사시미즈 병원을 방문한 적이 있다. 아토피 피부염 전문 병원이라기에 찾아간 것인데, 중증 아토피 피부염을 앓는 사람들이 너무나 활기차고 생기발랄한 것을 보고 매우 놀랐다. 마음 편하게 생활하니까 당연히 치료 효과도 좋았다. 그 병원에서는 자신과 같은 처지의 사람들만 모여 있어서 다른 사람 눈치를 살필 필요가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동병상련의 처지에 놓인 사람들끼리 서로 위로하고 이해하는 공간인 것이다. 참으로 인상적인 병원이었다. 마음이 편안하다는 것은 질병을 치료하는데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성인 아토피 피부염의 경우에는 가장 중요한 치료의 핵심이다.
최근에는 소아 아토피 피부염 치료에서도 마음 상태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들이 너무 어린 나이에 엄마와 떨어지기 때문이다. 한의학에서는 적어도 세 살까지는 엄마품에서 자라는 것이 좋다고 이야기 한다. 조금 더 가능하면 다섯 살 정도까지는 엄마와 함께 부대끼면서 생활하는 것이 정서 발달에 가장 좋다. 그런데 아이의 뜻과 상관없이 놀이방에 맡겨지면서 아이는 매우 큰 스트레스를 받게 되었다. 심리학에서는 이것을 분리스트레스라고 하는데, 아이에게 수시로 전화 목소리라도 들려주라고 흔히 부모의 역할을 이야기할 때 울타리라는 표현을 많이 사용한다. 부모가 울타리 역할을 해줄 때 아이는 그 안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할 수 있다. 울타리가 없어지면 아이는 까닭모를 불안감을 느끼고 그 불안감 때문에 활발하고 씩씩하게 놀지 못하는 것이다. 부모로서 특별한 역할을 해주려고 할 게 아니라 그냥 울타리가 되어주면 된다.

 

‘아이는 국가의 미래다’라는 말이 있다. 이런 측면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미래는 조금 우울하지 않을까 걱정된다. 요즘 아이들이 너무나 우울한 얼굴이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소아 심리 상담이라는 말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우리 아이들이 왜 그렇게 우울할까? 90%는 엄마 아빠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 사회는 또래 문화가 사라지고 없다. 또래 문화는 그 나이에 맞는, 그 지역 동네에 맞는, 그 집안에 맞는 공동체 문화를 의미한다. 하지만 사회가 도시화되면서 또래 공동체 문화가 사라지자 아빠는 아빠대로 아이는 아이대로 엄마는 엄마대로 고민과 갈등을 하소연하거나 해법을 구할 때 모든 것을 혼자서 풀어야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 것이다.
또래 공동체 문화가 있을 때는 동네 친구들하고 의논하거나 동네 형이나 누나들한테 조언을 구했지만 이제는 그럴 수 없는 사회가 되어버렸다. 그러다 보니 어른은 어른대로 자기 문제를 혼자서 끙끙대며 풀어야 하고, 아이는 아이대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들도 모두 엄마나 아빠에게 쏟아 붓는다. 요즘 엄마나 아빠들은 그야말로 때로는 친구가, 때로는 동네 형이, 때로는 자상한 선생님이, 때로는 자상한 할머니가 되어주어야 하는 것이다.
말이 쉽지 그게 어디 쉬운 일인가? 사람이 여러 가지 역할을 한다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다양한 역할을 혼자서 감당하는게 쉽지 않기 때문에 부모와 아이의 대화가 줄어드는 것이고, 그래서 아이는 우울하고 부모 역시 우울한 얼굴로 마주대하는 것이다. 아이는 스스로 풀 수 없는 일이 닥칠 때 가장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아직은 세상 경험이 부족한 아이가 스스로 문제를 풀어내기란 쉽지 않다. 그럴 때 누군가 고민을 들어주고 조언을 해준다면 스트레스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것이다.

 

평소에 뭐든지 빠르고 신속하게 행동으로 옮기는 엄마들이 있다. 무슨 일을 하거나 결정을 내리는 것 역시 신속해서 일을 진행하는데 남다른 능력을 가진 분들이다. 일처리 속도도 다른 사람보다 두 세배는 빠르다. 서너 사람이 덤벼들어도 해낼까 말까 하는 일을 혼자서도 너끈히 해결한다. 그런데 아이는 동작이나 결정, 행동 등 모든 것이 느리다. 아이가 느린 것이 엄마의 유일한 괴로움이다. 아이가 엄마의 인내심을 시험하는게 아닌가 싶을 때가 많다고 이야기 할 정도이다.
하지만 아이가 느리다기보다는 엄마가 빠른 것이다. 아이가 느린 것은 잘못이 아니다. 엄마가 빠른 것 역시 잘못이 아니다. 그냥 엄마가 빠를 뿐이고, 아이가 느릴 뿐이다. 엄마와 아이의 행동속도가 다를 뿐이지 아이가 잘못되었거나 틀린게 아니지 않은가? 우리는 ‘다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부족하다. 다른 것은 그냥 다른 것일 뿐이다.
다른 것이 틀리거나 잘못된 것이 절대 아니다. 아직 어린아이가 엄마와 자신이 다르다는 것을 이해하고 엄마를 배려하길 기대하는 것이 너무 무리다. 엄마가 먼저 아이는 자신과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고 배려해야 한다. 그래야 서로 상처도 덜 받고 스트레스도 덜 받는다. 아이는 엄마의 빠름을 이해할 수 없다. 스트레스만 받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