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농산업으로 불리는 새싹채소를 이미 10년 전부터 실현하고 있는 대농바이오영농조합법인(대표 황성헌)은 국내 처음으로 새싹채소를 선보였다. 두툼하고 널찍한 잎사귀 채소가 전부인 줄 알았던 당시 새싹채소의 등장은 채소 시장에 새싹 열풍을 일으켰다. 작고 귀엽기만 한 각양 채소의 모습에 맛은 물론 눈도 사로잡았기 때문이다. 현재 새싹채소, 베이비채소, 아이순이라는 30여종의 채소를 개발하며 국내 채소 시장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대농바이오영농조합법인. 남들보다 앞선 개척 정신으로 새싹채소의 신화를 쏘아올린 황성헌 대표를 만났다.

영양 만점, 세 종류의 채소
친환경 고품질 농산물에만 부여하는 광주시 공동브랜드 ‘자연채’를 인증 받아 ‘해가든’이라는 브랜드로 농협 하나로마트, 롯데마트, 이마트, GS슈퍼, 롯데슈퍼 등에 600여톤을 납품, 연간매출액 60억원을 올리고 있는 곳. 바로 경기도 광주시 초월읍 지월리에 위치한 대농바이오영농조합법인(이하 대농바이오)이다. 30여명으로 구성된 이 조합은 6만 6,000㎡(120하우스)에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새싹채소를 재배하며 전국에 새싹 열풍을 주도하고 있다.
식물의 싹이나 눈을 의미하는 새싹채소는 싹이나 눈이 발아한지 4~5일 가량 된 것을 말한다. 유독 새싹을 고집하는 이유는 병충해로 인한 스트레스도 아직 경험하지 않은데다 새싹에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영양소가 응집돼 있기 때문이다.
“새싹채소는 사람에 비유할 수 있습니다. 갓 태어난 아기가 부드러운 살결과 젊음과 기운을 품고 있는 것처럼 새싹채소도 마찬가지예요. 씨앗 자체에는 영양이 없지만 발아한지 일주일가량 된 채소에는 생명유지에 필요한 영양소가 가득 들어 있거든요.”
실제로 새싹채소를 연구한 결과 비타민과 미네랄 등 유효성분이 성채에 비해 4배에서 많게는 100배나 더 함유되어 있다고 밝혀졌다.
대농바이오 황성헌 대표는 “새싹은 두꺼운 배아 속에서 수분과 온도가 주어지면 싹이 트게 되는데 이때 식물은 곰팡이·박테리아 등으로부터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새로운 물질을 합성하게 된다”며 “씨앗에는 없었던 효소, 비타민, 아미노산 등의 물질이 이때 가장 활성화되면서 몸에 좋은 영양소가 가득해 진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국내 자체 채종한 친환경 종자 사용
크기만 작다고 다 새싹채소는 아니다. 새싹채소에도 나름 구분이 있다. 새싹채소는 ‘새싹채소’를 비롯해 ‘베이비채소’와 ‘아이순’으로 나뉜다. 새싹채소는 싹이 튼 후 4~5일 쯤 된 것을 말하며 아이순은 채소의 떡잎을 지칭한다. 베이비채소는 떡잎을 제외한 본엽이 4매 이내인 채소를 뜻한다. 황 대표는 이를 구분해 농림수산식품부에 정식 명칭으로 등록했다.
대농바이오의 새싹 생산은 국내에서 재배되는 새싹 가운데 차별화하고 있다. 전남 나주시에서 자체 채종한 건강한 종자만을 엄선한 후 지하암반수를 이용해 깨끗이 세척한다. 특히 직접 개발한 드럼회전식 발아기를 사용해 농작물의 가장 큰 약점이던 품질 균일화를 이루는데 성공했다. 통상 7일정도 걸리던 재배기간도 4일로 줄였다.
24시간 내내 일정한 재배환경을 유지하는 발아재배실은 최적의 온도와 수분을 공급해 발육을 돕는다. 여기서 싹이 튼 채소는 청결한 실내에서 위생적이고 안전하게 포장한 후 최상의 선도를 갖춘 운반차량을 이용해 소비자에게 공급한다. 재배가 끝나면 전제품을 클린룸에서 포장해 냉장시설에 넣어 24시간 예냉한 후 출하해 상품의 신선함을 더하고 있다.
현재 노지재배와 비닐하우스에서 친환경 유기농법으로 재배하고 있는 대농바이오는 지력증진을 위해 부직포 대신 잘 부식된 순수한 유기질 퇴비를 시용하고 있다. 또 재배 품종에 따라서 직접 만든 효소를 엽면 살포하면서 맛과 영양을 높이고 있다.
수확은 여름철에는 파종 후 20∼30일, 겨울철에는 40∼45일 정도 걸리며, 생산품목은 브로콜리싹, 무순, 알팔파, 배추싹, 적양배추싹, 다채싹, 그린빈스, 케일 등 30여종에 이른다.

노력과 기회가 맞닥뜨린 성공
가락시장에서 13년간 중도매인으로 근무한 황성헌 대표는 2002년 새싹채소를 국내로 들여올 당시만 해도 새싹채소라는 개념은 전무했다. 중도매인을 하면서 우연히 유럽과 일본의 유통 시장을 견학하던 중 실내에서 연중 친환경적으로 재배되고 있던 새싹채소를 보고 황 대표는 과감하게 새싹채소 도입을 결단했다.
그러나 1년의 준비과정을 거치고 본격적으로 재배에 나선 이듬해, 시작부터 난관에 부딪혔다. 판로도 없던 때에 매번 종자를 수입해야 하는 번거로움과 재정난이 이어지며 발목을 잡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직접 채종해보자는 결심으로 종자 연구기관에 의뢰해 자가 채종할 수 있는 법을 연구했다. 자가 채종만 성공한다면 그동안 가락시장에서 중도매인으로 활동했던 이력을 살려 판매는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게 채종의 연구에 매달린 끝에 현재는 알팔파와 클로버를 제외한 모든 종자를 국내에서 채종하게 됐다.
황 대표가 성공을 거둔 결정적 계기는 아이러니하게도 2003년 당시 조류독감 파동 때문이었다. 양계를 넘어 축산업 전반에 몰아닥친 축산파동은 당시 국민들에게 먹거리의 중요성을 인식시켰다. 이제 막 새싹채소를 시작한 황 대표로서는 이런 상황과 맞물리면서 뜻하지 않은 관심의 대상이 되고야 말았다. 말 그대로 새싹의 싹도 나기 전에 판매가 이뤄졌던 것이다.
어쩌면 운이었을지도 몰랐을 당시를 떠올려보면 황 대표로서는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 친환경의 중요성을 읽어낸 그의 판단력과 새싹채소라는 새로운 시장을 꿈꿨던 그의 과감한 노력이 기회를 만나 버무려진 앙상블이었던 것이다.
“앞으로 새싹채소는 메디컬 팜 쪽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 트렌드 중에 변하지 않는 트렌드는 건강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어떤 작물은 암에 좋고, 어떤 작물은 당뇨에 좋고, 어떤 작물은 다이어트에 좋다면서 의학과 연결짓는 것도 건강은 모든 세대와 모든 연령에 변하지 않는 트렌드라는 방증이잖아요. 새싹채소 안에 있는 고유의 기능성 물질을 조금 더 연구하고 여러 가지 상품에 접목시켜 메디컬 팜을 이뤄갈 계획입니다.”
현재 대농바이오 새싹채소는 롯데백화점, 신세계, 갤러리아 등 7개 유명 백화점과 호텔, 뷔페, 학교급식 등에 납품하면서 새싹채소의 대중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끝없는 열정과 도전이 빚어낸 새싹채소의 명소 대농바이오의 앞날을 응원해 본다. 

www.daenongbio.com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