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농식품 파워브랜드 대전’에서 전국의 원예농산물 브랜드를 대상으로 평가회가 개최됐다. 브랜드 인지도와 충성도, 현장 실사를 거친 후 전문가 최종평가를 통과하고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한 브랜드는 굿뜨래 멜론이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6년 연속 우승의 성과를 거둔 굿뜨래 멜론은 그만의 특별함이 있었다. 부여군 멜론 농가를 찾았다.

연작장해를 넘기 위한 새로운 도전

‘굿뜨래’는 금강변의 기름진 미사질 토양과 풍부한 일조량, 질 좋은 지하수 등 천혜의 환경에서 재배된 부여의 8대 농산물에 붙여진 브랜드다. 굿뜨래를 등에 업고 출하되는 제품은 생산기술과 지속적인 품질관리를 위해 부여군에서 공동마케팅 품질 관리사를 배치하여 관리하고 있으며 고품질 균일화로 시장 경쟁력이 높은 게 특징이다.

충남 부여군 부여읍에서 7년째 멜론을 재배하고 있는 김태홍 씨도 굿뜨래 파워를 이어가기 위해 비지땀을 흘리고 있다. 6,000㎡(1,800평) 하우스에서 매년 토마토와 멜론 2기작을 하고 있는 김 씨는 공동선별을 통해 출하되는 굿뜨래 멜론의 품질 향상을 위해 올해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연작장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대안으로 접목(호접)재배에 도전한 것.

“토마토와 함께 연작을 하다 보니 연작장해가 가장 큰 고민이었어요. 그 피해로 뿌리썩음병이나 시듦증이 매년 반복되면서 기존에 해오던 방식을 접어야겠다는 생각으로 올해 처음으로 접목에 도전해 봤습니다. 현재까지는 상태가 매우 좋네요.”

접목재배는 연작장해로 인한 여러 가지 생리장해와 병해충 발생을 감소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접목하는 농가가 늘어나는 추세다. 김 씨도 7년 만에 처음으로 접목을 시도해 본 결과 매우 만족해하는 눈치다. 토양소독을 철저히 한 후 우량대목을 접목한 그의 품종은 다름 아님 ‘포커스’. 멜론은 보통 얼스계통의 자이언트, 베타라치, 스마트, 머니 등을 선호하지만 김 씨는 연작장해에 따른 흰가루병이나 뿌리썩음병에 강한 품종 전환까지 마쳤다. 새로운 도약을 꿈꾸는 그에게는 익숙한 것과의 결별은 전혀 걸림돌이 아니었다.

1주 2과 착과 재배 도입

김 씨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질 않았다. 그동안 관행적으로 재배하던 1주 1착과 방식도 과감히 버리고 1주 2과 착과 재배를 도입한 것이다. 1주 2착과는 본잎 1매를 남기고 순지르기를 한 후 2줄기를 유인해 2개의 과실을 달리게 하는 기술로, 2줄기에서 나오는 과실의 생육 속도가 비슷해 농가에서 관리가 편리하고 한꺼번에 수확이 가능하다는 특징이다. 그러나 자칫 잘못하면 과실이 비균형적으로 매달려 오히려 제품의 가치가 하락할 수도 있는 위험한 도전이었다. 아직 재배하려면 한 달은 남았지만 예상보다 진행되는 과의 모양이 고루 형성돼 성공적인 재배를 기대하고 있는 김홍태 씨다.

“이렇게만 진행되면 관행적으로 재배되는 과실과 비교해도 크게 차이가 없을 것 같습니다. 수출용으로는 대과(大科)보다는 살짝 작은 크기가 오히려 더 나아요. 단위면적당 멜론 수확 과실수도 60% 증가해서 좋을 것 같고요. 정식 모종 수도 관행에 비해 20%가 줄어 종묘비 도 절감했어요.”

김 씨의 수확량은 하우스 한 동에서 자그마치 300상자(한 상자 8kg)가 넘는다. 일반 농가에 비해 약 25% 가량 수확량이 높은 편. 이는 660㎡ 하우스 한 동에 보통 4줄 재배를 하는 반면에 김 씨는 애초부터 6줄 재배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투광율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일반 농가에서는 4줄이 넘는 경우는 배제하고 있지만 김 씨는 첫해 시험재배하면서 6줄 재배도 크게 지장이 없다는 판정을 내렸다. 실제 과의 크기나 당도도 여느 멜론에 뒤지지 않았다.

6월 3일과 6월 13일 정식한 멜론은 이달 말일 경에 수확 예정이다. 추석을 앞두고 재배가 시작되는 부여군 멜론은 명절 선물로 최고의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한편 1978년 처음 농사를 시작하면서부터 하루도 거르지 않고 영농일기를 작성하고 있다. 그것이 자신의 이제껏 농사지은 비결이라며 언젠가 이 영농일지를 후대에게 전해주고 싶다는 소박한 바람이다. 보다 고품질 멜론을 위한 도전이 멈추지 않는 것도 이 같은 꼼꼼함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김태홍 씨의 앞날을 응원한다.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