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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3-07 11:48
[현장] 식물의 생리를 파악하는 것이 유기농의 기본. 엔젤농장 안승환 대표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344  

적치콘, 용설채, 로즈케일, 라디치오, 당귀, 앤다이브, 펄스레인, 식용화, 적용설채, 라임, 구아바 등 이름도 낯선 기능성 작물과 열대 작물, 거기다 식용꽃 까지 재배하는 유기농 농장이 있다. 공주에 위치한 엔젤농장이 바로 그 곳이다. 300여 종의 신기한 작물이 자라는 천국 같은 농장, 엔젤농장을 찾았다.

 

항상성을 알면 유기농이 쉬워진다

“저희 가족들은 모두 채식을 하고 있습니다. 벌써 30~40년이 되어 가네요. 처음에는 전 가족이 채식을 하기 때문에 건강한 먹거리가 필요해서 유기농을 시작했습니다. 그게 어느새 300여 종이 넘는 작물을 재배하게 된 것이지요.”

가족의 건강 때문에 유기농업을 시작했다던 엔젤농장 안승환 대표는 어느 덧 시설 11,900㎡(3,600평), 노지 50,000㎡(15,000평)에 300여종의 작물을 재배하고 있는 유기농업의 대부가 되었다. 안 대표는 1980년 무농약으로 포도생산을 시작했지만 소비자들의 인식부족으로 판로의 벽에 막히고 말았다. 깨끗한 외형만 중시했던 안 대표는 포도를 가공해 포도주스를 판매해 수익을 올리기 시작했고,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쌈채소의 경우에도 기능성 작물을 키워야겠다고 결심했다. 남들이 가지 않는 길을 가기 때문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몸에 좋은 기능성 채소를 소비자들에게 알리겠다는 신념으로 다양한 기능성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일반적으로 꽃 양배추라고 불리는 로즈케일의 경우 기능성이 높은 귀한 채소입니다. 하지만 관상용으로만 재배하기 때문에 선뜻 먹으려 하지 않지요. 그래서 로즈라고 이름을 붙여 맛과 기능성을 동시에 잡고 호텔을 비롯해 레스토랑, 백화점으로 판매하였습니다.”

 

기능성 채소 재배에 그치지 않고 그가 선택한 것은 열대 및 아열대 작물. 그의 농장에는 펄스레인, 칼라만시, 열대토란, 라군디, 유칼립투스 등의 작물이 자라고 있다. ‘고온의 온도 유지가 필요한 열대작물을 어떻게 키울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 그는 식물이 가지고 있는 ‘항상성’을 이용하면 가능하다고 답했다.

항상성(恒常性(항상성: homeostasis)은 생명의 특성 중 하나로, 자신의 최적화 상태를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특성을 말한다. 대부분의 생명현상들은 이를 유지하기 위해 일어난다고 볼 수 있다. 식물은 끊임없이 환경의 영향을 받고 그것에 반응하기 때문에 식물이 자라는데 방해 요인에 대해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항상성을 최대한 활용하면 저온에 견딜 수 있을 뿐 아니라 식물 자신을 지킬 수 있는 힘이 극대화 된다.

그렇기 때문에 엔젤농장에서 자라고 있는 작물들은 환경에 최대로 적응이 되어 병해충에 강하고 환경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

‘항상성을 활용해 작물을 자유롭게 키우는 것이 바로 친환경’이라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엔젤농장을 찾는 소비자들은 농장이 마치 ‘천국’같다는 말을 자주 한다. 소비자들도 천국이라는 말을 하지만, 그의 농장은 천적에게도 ‘천국’이다. 유기농을 실천한지 20여 년이 넘었기 때문에 자생천적의 천국이 된 것이다. 작물의 생리를 파악해 항상성을 극대화한 작물들이기 때문에 충해에 강하며, 자생천적으로 충의 걱정은 하지 않는다고 한다. 또한 엔젤농장에서는 살균제를 사용하지 않는다. 균의 경우 이를 극복하는 것은 식물의 몫이기 때문이다.

 

안 대표는 식물도 말을 한다고 강조한다. 독일의 막스 플랑크 연구소(MPI)에 따르면 식물이 주변의 자극을 받으면 특정 화학물질을 분비해 이를 주변에 알린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물론 식물의 말을 직접 듣는 것은 아니겠지만 안 대표는 식물을 가장 잘 이해하고, 식물의 특성을 가장 잘 살리는 농업인이다. 유기농업을 하다 보니 점점 게으른 농부가 되어간다고 웃으며 말하는 그는 역설적으로 가장 부지런한 유기농업인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