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무행 기증

제주 서귀포시 성산읍 시흥리

가로 114cm 세로 48.5cm

밭의 흙덩이를 부수거나 씨가 바람에 날리지 않도록 땅을 다질 때 사용하는

도구로, 주로 제주도에서 사용되었다. 제주의 토양은 바람에 잘 날리는 화산

재나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 씨를 뿌리고 나서는 밭을 밟아 주는 ‘밭 밟기’가 반드시 행해졌다. 원래 ‘밭 밟기’에는 한꺼번에 20~30마리의 말을 동원하여 2~3시간 정도 행했으며, 이때 사용되는 말들의 무리를 말테라고 불렀다. 그러나 바쁜 농사철에 한꺼번에 20마리나 되는 말을 활용하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기에, 모자라는 말의 수를 채워주기 위해 말발굽 모양의 나무토막을 여러 개 박아 넣어 만든 것이 바로 이 ‘남태’이다. ‘남태’의 ‘남’은 나무, ‘태’는 ‘테’를 가리킨다. 사용할 때는 말이나 소에 묶어 사용하였으며, 간혹 사람이 어깨에 메고 끌기도 하였다.

보통의 남태는 발굽이 30~50개 내외인 데 비해, 이 남태는 발굽 수가 83개로 매우 많고, 하나도 결실된 것 없이 온전히 남아있어 가치가 높다. 중심축이 되는 몸통은 지름 18cm가량의 굵은 통나무를 사용하였으며, 발굽은 지름 5~8cm, 길이 10~13cm이다. 한 줄에 7~8개씩, 서로 ‘之’자 형으로 어긋나도록 총 10줄을 박아 흙을 골고루 다질 수 있도록 하였다. 몸통의 중심에는 나무통이 회전할 수 있도록 ‘중쇠’가 박혀있고, 그 끝에는 머리가 큰 무쇠 못을 박아 채경고리 역할을 하도록 하였다. 제주지역만의 독특한 자연환경에 농민의 지혜가 더해져 만들어낸 독창적인 농기구로 그 희소가치가 매우 높은 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