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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11-10 11:03
[11월호] 자연이가득한곳 - 기적의 사과 -
 글쓴이 : 친환경 (58.♡.189.254)
조회 : 2,386  

기적의 사과’를 재배하고 있는 일본인 기무라 아키노리씨의 사과과원의 입구에는 화려한 수국 울타리가 있다. 이 수국은 꽃을 감상하기 위해 심은 것이 아니다. 무비료?무농약 자연재배를 시작해서 몇 년간 잎도 꽃도 달리지 않았던 사과과원을 주위사람들에게 감추기 위해 심은 것이라고 한다. 일본 후지사과의 본고장, 아오모리현 이와키 산자락에서 37년째 사과농사를 짓고 있는 기무라씨의 사과밭에는 작년에만 6,000여명 다녀갔다. 수학여행 온 초등학생에서부터 한국 전라도 농부들까지. 그의 저서 ‘사과가 가르쳐 준 것’, ‘모든 것은 우주의 재배’는 지금 일본 전국 서점가의 베스트셀러다. 지난해부터 베스트셀러였던 그의 분투기 ‘기적의 사과’는 한국에서도 번역?출판됐다. 장태평 농림수산식품부장관도 일독을 주변에 권하고 있다.
그가 자연농법으로 농사를 지으려고 맘을 먹게 된 동기는 경제적으로 몰려 죽음을 생각하고 올랐던 산에서 기세 좋게 우거진 잎을 단 도토리나무를 보면서였다. 당연히 산속에서 무농약?무비료임에도 불구하고 잎은 푸르고 무성하며 벌레 먹은 흔적도 없는 것이었다. 질병과 해충 때문에 모든 잎이 떨어졌던 기무라씨의 사과밭과는 대조적인 것을 보고 “이 환경을 밭에 재현하면 되겠다”라고 생각하면서였다.
그는 ‘기적의 사과’에서 농약을 끊은 직후의 풍경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뭇가지의 벌레들의 모습은 마치 만원전철 같았으며, 벌레 때문에 사과나무가 가 휠 정도였다”고 했다. 농약과 비료를 중단한 이듬해부터 수확량은 0, 자연농업으로 결정한지 2년 뒤인 1987년 처음으로 꽃 7개를 피웠다. 5개는 벌레가 먹고 인간의 몫으로 사과열매 2개를 얻은 게 고작이었다. 무농약?무비료 재배를 시작해 열매를 맺을 때까지 딱 11년이 걸린 셈이다.
기무라씨의 사과는 어떻게 맛볼 수 있을까. 기다리는 사람이 많아서 응모하면 추첨을 해서 배송을 한다. 기무라표 사과 스프는 호텔에서 2년을 기다려야 순번이 온다. 작년에 비로소 이 밭에서만 1,000상자를 수확, 2,000명에게 배송을 했다. 한 상자에 16~20개 정도 들어가는데 상자 당 4,200엔(5만 5,000원)에 팔았다. 더 비싸도 잘 팔릴 텐데 “돈을 벌려고 시작한건 아니라”며 앞으로 더 많은 농가가 자연재배에 성공하기를 빌 뿐이라고 말한다. 농약을 사용한 밭의 70%정도를 수확했으니 앞으로 2, 3년 뒤엔 생산량이 거의 같거나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나라 충청도 단양 의풍리 시골구석에서도 진짜 이 같은 자연농법으로 사과농사를 지어 그 어려운 사과농사의 유기농인증을 받은 권용덕 씨의 일대기도 기무라씨 못지 않은 값진 성과다. 못생기고 작은 이 사과 한상자당 가격은 10만 원 정도. 물론 없어서 못판다.
지난 10월 나주에서 열렸던 제8회 대한민국 농업박람회장 역시 농산물의 명품시대를 여는 한마당 잔치였다. 나주배가 단연 돋보였다. 배 1개를 각각 포장해 개당 5만원, 4개들이 한 상자에 20만원이었다. 옆코너의 곡성 메론도 명품화를 겨냥, 날렵하고 세련되게 포장된 4개들이 한 상자에 10만 원 이상을 받는다고 한다. 그밖에도 무화과, 사과, 단감, 키위 등도 모두 화려한 포장을 둘렀다. 남양주에서는 금배도 선보였다. 모두 백화점 부자고객을 위한 마케팅의 일환이다. 어떤 것이 진짜 명품농산물인가. 이들 농산물이 정녕 기무라씨나 권용덕씨처럼 벌레나 잡초와 죽을 만큼 치열하게 싸운 지독한 천착이 있었을까.
“인간은 농약과 비료에 참 많은 신세를 졌어요. 고맙지만 이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겠지요” 기무라씨의 사과밭은 100년 전의 환경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발행인 이영자 yjag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