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발 700m의 고지에 그림 같은 유기농 오미자 밭이 펼쳐져 있다. 자연 그대로의 모습 속에서 자연 그대로 순환하는 유기농을 실천하는 이가 있다. 막사발 생태마을의 정인수 씨가 그 주인공이다. 김천 증산면에서 자연순환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정인수 씨를 만났다.

둥글게 둥글게~ 순환하는 유기농업

생물계에서 식물의 동물의 먹이가 되어 동물성장에 필요한 영양소를 공급하고, 나머지 영양소는 분뇨로 배설되어 토양 미생물의 분해과정을 거쳐 식물의 영양소가 되며, 식물은 다시 동물이나 미생물의 먹이가 되는 영속적인 순환과정을 거친다. 매우 간단한 것 같지만 이렇게 몇 천 년이나 순환되었던 순환농업이 이제는 정말 찾아보기 힘들다.

경북 김천 증산면에의 정인수 씨는 오미자와 흑돼지를 자연 그대로 유기순환농법으로 키우고 있다. 해발 700m 고지의 산자락에 보이는 모든 것이 비료가 되고, 퇴비가 되고, 사료가 된다.

“친환경·유기농을 짓고자 마음을 먹고 청정지역을 찾았습니다. 지금 농사를 짓고 있는 증산면 이 곳은 청정지역이며, 풍부한 물과 일조량이 있어 유기농사에 최적지라 생각했습니다. 이곳에서는 야생오미자가 많이 자라고 있어, 오미자 작목을 선택했습니다.”

2002년부터 오미자를 시작했지만 초창기에는 재배기술의 미숙으로 많은 실패를 했다고 말하는 정인수 씨. 그는 자연순환농업을 실시하기 위해 직접 돼지를 키우고 있다. 오미자 농사의 가장 주가 되는 퇴비의 경우 500ℓ의 통에 물을 채우고 발효시킨 돈분을 양파 망에 담아 담가놓는다. 이 통에 토착미생물인 부엽토를 첨가한 후 발효가 되면 액비로 사용한다. 이러한 액비의 경우 관수할 때마다 기본적인 베이스로 사용하고 그 때 그때 필요한 영양분은 만들어서 사용하게 된다. 가리가 필요하면 잿물을 걸러서 사용하며, 인산성분이 필요할 경우에는 동물 아미노산을 사용한다.

“오미자 농사의 경우 수확 후 10월 경에는 감사거름을 줍니다. 이 때도 돈분액비가 기본이 됩니다. 인산가리 등을 골고루 주며 봄 철에는 울타리 갱신과 전정 작업을, 3월이 되면 균과 충을 방제하기 위해 석회유황합제를 살포합니다. 4~5월 꽃이 피고 나면 석회보르도액을 살포하고, 돈분액비를 시비합니다. 옻나무진액을 만들어 액비와 함께 엽면시비를 하면 유황으로 방제하기 어려운 노린재 류 등을 방제할 수 있습니다. 유기농업의 경우 예방차원에서 방제를 하는 것이지요.”

오미자 먹고 자란 토종 흑돼지

오미자 유기재배를 위해 키우기 시작한 돼지는 어느 새 60~70두가 되었다.

“덜 여문 벼를 말하는 청치를 유황물에 푹 잠기도록 넣어 열흘 정도 두면 시큼한 냄새가 나며 잘 발효됩니다. 미강에 오미자청을 담고 나온 부산물 오미자와 청치 30% 내외를 넣고 잘 섞어서 이삼일 두면 뜨끈하게 열이 나면서 완전히 발효됩니다. 이것을 돼지들에게 주면 아주 잘 먹습니다.”

정 씨는 발효사료와 더불어 오미자 밭에 풀을 베어 돼지들에게 먹인다. 이렇게 건강하게 자란 돼지의 분뇨는 냄새도 없거니와 유기농 오미자를 키울 때 없어서는 안 될 귀중한 보물이 된다.

10년 넘게 준비한 그의 농장은 아직도 미완성이다. 유기농 오미자, 유기농 축산에 이어 그는 아토피나 환경질환으로 민감한 아이들이 즐길 수 있는 유기농 체험장을 준비 중이다. 자연순환 유기농업이야 말로 우리농업의 대안이며 희망이라고 말하는 정인수 씨. 그의 100점 짜리 웃음도 유기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