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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5-06-03 16:24
[인터뷰] 최재천 생태원장 - 벌레 먹은 과일이 지구를 바꾼다!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918  

생태학의 커다란 석학인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은 자연과학과 인문학의 교감을 시도하는 따뜻한 마음을 지닌 과학자로 알려져 있다. 충남 서천에 자리 잡은 국립생태원에서 만난 최재천 원장은 특유의 따뜻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으로 우리농업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바라보는 농업은 어떤 모습일까?



이영자 발행인(이하 이):

얼마 전 신문지면을 통해 귀농에 대한 글을 잘 보았습니다. 이 시대의 석학으로서, 생태학자로 농업인들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실 수 있으신지요?

최재천 생태원장(이하 최): 제가 농업에 대한 전문가는 아니지만 농업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미래학적인 관점에서 기획만 하고 아직 집필하지 못한 책이 있습니다. 영어로 ‘FEW’라는 제목의 책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FEW는 몇 개 안되는, 부족한 이런 식의 단어이지만, 속뜻은 F (Food 음식), E(Energy 에너지), W(Water 물)를 뜻하는 약자입니다. 21세기는 자원의 시대입니다. 과학기술의 시대로 인류는 제2의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중국과 인도, 브라질 등 인구 대국들이 산업혁명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원자재의 문제가 생기게 됩니다. 저는 환경을 연구하는 생태학자로, 새로운 산업혁명으로 다가올 인류의 미래에 대해 많은 걱정을 하고, 가장 중요한 자원인 물과 에너지 식량에 대해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물과 에너지, 식량이라는 단어를 골똘히 생각하다가 각 단어의 이니셜을 뒤집어 보다가 ‘FEW’라는 단어가 딱 떠올랐습니다. 바로 이것입니다. 앞으로 세계의 미래를 대변하는 단어가 바로 ‘FEW’ 인 것이지요. 단어의 순서도 무관하지 않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는 어떨지 모르지만 앞으로 우리의 목을 가장 옥죄일 것은 식량이라 생각합니다.

 

식량자급율 UP!! 국가 생존의 문제

이: 식량과 에너지, 물 중에 식량의 문제를 꼽은 이유가 있다면요?

최: 우선 에너지의 경우, 우리나라는 에너지의 경우 석유파동 등의 문제를 겪고 나서 항상 고민해왔습니다. 어느 정도 내성이 있는 것이지요. 물의 경우 우리는 절대 물 부족 국가가 아닙니다. UN에서는 한번도 우리나라가 물부족 국가라는 말을 한 적이 없습니다. 물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강수량이 한 계절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에 물을 관리해야 하는 국가인 것입니다. 물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댐과 저수지가 필요합니다.

식량의 경우 우리나라는 이제 농업국가로 불리지 못하는 나라입니다. 산업화에 따라 급격히 줄어드는 농지 등으로 인해 OECD 중 식량 해외 의존도 1위의 국가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식량이 무기가 되는 세계가 될 것입니다. 예전에는 선진국은 공산품을 팔고, 후진국은 식량을 팔았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선진국이 공산품과 농산품 등의 식량을 모두 파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식량이 무기화된다면 가장 먼저 망할 수 있는 나라는 아마 우리나라일 것입니다. 식량의 자급률을 높이는 것은 국가 생존의 문제입니다. 이제는 근본적인 식량문제를 해결해야 하는 시기입니다. 농업문제를 근본부터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합니다.

 

로컬푸드 금매달, 수출농업 목매달~

이: 새로운 농업의 판을 짠다. 매력적으로 들리는데요, 그럼 대안을 제시한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엉뚱한 생각을 한 번 해보았습니다. 쿠바라는 나라는 미국의 봉쇄정책에서 살아남기 위해 수도 하바나에서 농사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국민 총 생산은 별 볼일 없지만 먹을거리 걱정 안하고 행복하게 사는 나라가 되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작은 땅에서 어떻게 해야 미국과 중국 등의 거대한 나라와 국제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을까? 우리도 쿠바처럼 변화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수출보다는 국내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가자’, ‘우리끼리 먹고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보자’ 이런 생각입니다.

농업쇄국정책이라 할까요? 식량자급률 최저인 나라에서 수출에 집착을 하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율배반적인 것이 아닐까요? 국제기준에 집착하지 않고 자국민만을 위한 농업정책을 고민해 보았습니다. 한 번 계산을 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 전 국민이 충분히 먹을 수 있는 닭을 야생에 풀어서 키우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하는 문제를요. 동물복지는 물론 유기농으로 건강하게 키운 닭을 전 국민이 먹는다면 얼마나 건강하고 좋겠습니까? 국제적으로 무한경쟁상황, 그리고 수출농업에 대한 집착 등을 버리면 작은 규모의 깨끗한 농업, 유기농업이 가능할 것입니다.

 

소비자야 현명해져라! 벌레 먹은 사과 주세요~

이: 우리농업이 자연스럽게 친환경·유기농업으로 변화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요?

최: 예전 초등학교 국어교과서에 실린 글 중에 ‘벌레 먹은 과일 주세요’라는 글이 있습니다. 우리 상식에 일반적으로 파는 과일은 요만큼도 흠이 있으면 안됩니다. 정말 매끈한 과일을 만들기 위해 사실 안 뿌려도 되는 농약을 너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로 인해 우리는 농약을 많이 친 과일, 모양만 예쁜 과일을 먹고 있습니다. 조금 생각을 바꿔서 소비자가 ‘벌레 먹는 과일 주세요’라는 요구하면 어떻게 될까요? 하루 아침에 농약 뿌리는 양이 어마어마하게 줄어들 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이런 캠페인을 먼저 시작해보면, 조금 더 건강한 나라가 되지 않을까요? 조금 현명해진 소비자가 우리 농업을, 우리나라를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국가차원의 로컬푸드 운동이 FTA를 이겨낸다

이: ‘벌레 먹은 과일 주세요~’ 캠페인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입니다. 현명한 소비자가 세상을 바꿀 수도 있는 것이네요.

최: FTA로 많은 농업인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하지만 FTA에서 농업만 빼고 협약을 체결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면 농업분야에서 FTA를 무색하게 만들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 고민해봅니다. 새로운 농업철학, 즉 대한민국 전체가 로컬푸드를 실천하는 나라가 되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작은 국토에서 로컬푸드를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수직농법이 또 하나의 대안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보았습니다. 수직농업을 처음으로 주장한 콜롬비아 대학 딕슨 교수는 “한국의 다랭이논을 보고 수직농업을 창안했다”고 말했습니다. 적은 국토에서 식량자급률을 높이기 위해 농지를 기하급수적으로 늘릴 수는 없습니다. 또한 생태학적인 관점에서 환경을 위해서는 농지보다 산림을 늘려야 합니다. 수직농업은 환경이 제언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예를 들면 망고 같은 열대과일도 생산이 가능합니다. 말 그대로 철저히 로컬푸드를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이 수직농업입니다. 물론 많은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에 시작은 농민분들이 협동조합을 만들어 시작하고, 이를 발전시켜 사회적기업화 한다면 대도시에서도 충분히 농사를 지을 수 있습니다.

 

이: 생태학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우리 농업, 매우 흥미롭고 새로웠습니다. 생태원에 대한 이야기가 너무 없었는데요, 생태원 소식에 대해 말씀해 주실 내용이 있나요?

최: 2013년 말 충남 서천에 문을 연 국립생태원은 환경 보전의 기초가 되는 학문인 생태학을 연구하는 기관으로서 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교육과 전시도 제공하고 있습니다. 아무리 추운 겨울이라도 최상의 볼거리를 제공하기 위해 만든 실내 전시관 에코리움(Ecorium)은 높이가 30미터가 넘는 거대한 돔 안에 세계 5대 기후대의 생태를 자연 그대로 재현해 놓았습니다. ‘국제개미연구전시박람회’를 진행하고 있으며, 좋은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또한 12월에는 세계난전시회를 유치해 전 세계의 난과 심포지엄 등을 진행할 것입니다. 다양한 생태전시가 펼쳐지는 국립생태원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