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좋고, 공기 좋은 문경 성주봉. 해발 350m에 위치한 성주골농원 마당에는 커다란 고무통이 즐비해 있다. 이 고무통이 바로 성주골농원의 보물들이다. 성주골농원 박상현 씨는 각종 친환경농자재를 직접 제조해 유기농으로 아로니아와 오미자를 생산하는 귀농 9년차 농업인이다. 그가 말하는 유기농 비법, 직접 들어본다.

귀농 9년차 유기농 도전기

주 생산국인 폴란드에서 국민들 식습관의 문제로 발생하는 여러 가지 성인병을 줄이고 국민건강을 위해 정부정책으로 재배를 시작한 아로니아. 체르노빌 원전 사고시 방사능 누출에 유일하게 살아남은 식물로 알려진 아로니아의 국내 재배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이런 추세로 나간다면 아로니아 종주국은 폴란드가 아닌 대한민국이 될 수 있을 정도이다. 하지만 폴란드에서도 유기농 아로니아 재배 농가는 그리 많지 않다고 한다. 문경에서 아로니아와 오미자를 유기농으로 재배하고 있는 성주골농원 박상현 씨는 2012년도 처음으로 아로니아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귀농 9년차의 농부입니다. 유기농을 하겠다고 여기저기 교육만 받고 거의 6년 동안 수입은 0원입니다. 지난해 유기농으로 재배한 오미자를 3.8톤 수확해 몇 년 만에 처음으로 수입이 생겼습니다.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 유기농을 실천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문경 성주골 농원의 박상현 씨는 유기농에 대한 신념이 투철하다. 화학비료와 농약을 많이 써서 농사를 짓는 시대는 지났다고 생각한 그는 처음 귀농을 할 때부터 유기농을 결심했다.

항상 가족이 먹는다는 생각으로 유기농을 실천하겠다고 마음 먹은 그는 유기농에 대한 다양한 교육을 이수했다.

직접 만드는 자가제조액비

현재 5,610㎡(약 1,700평)에서 유기농 아로니아를 재배하고 있으며, 7,260㎡(약 2,200평)에서 유기농 오미자를 재배하고 있다. 해발 350m의 청정한 지역이 그의 농장이다. 아로니아 밭은 산중 해발 350m 정도에 관행농지와 떨어져 있어 농약의 비상이나 위해물질 오염원으로부터 안전한 곳에 위치해 있다.

빽빽이 심은 다른 아로니아 밭과 달리 그의 농장은 아로니아의 간격이 매우 넓다. 통기성을 좋게 해 아로니아 생육을 좋게 하기 위해서이다. 포기주위 잡초는 수작업으로 뽑고 헛골은 보행 예초기를 임대해 풀관리를 하고 있다.

“유기농 기준에 풀과 공생을 하며 방초매트를 까는 부분도 일부분만 허용하기 때문에 유기농을 하면서 풀과의 싸움이 가장 큰 숙제 중 하나입니다. 매번 풀과의 전쟁을 하는 것이지요.”

박상현 씨는 제초작업 부분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한다. 올 여름 지독한 가뭄 속에서도 그의 아로니아 밭은 큰 피해를 입지 않았다. 계속에서 약 600m의 용수관을 연결해 자연낙하로 가뭄에 큰 상관없이 언제나 깨끗하고 맑은 물을 공급했기 때문이다.

그의 일년 농사는 쉴틈이 없다. 경축순환 자가 발효 거름과 유기인증을 받은 유박을 12월에 살포해 지력을 높이는 것을 시작으로 동계전정을 시작하고 황토유황과 천연유화제를 섞어 동계방제를 2회 실시했다.

추비 및 영양제로는 자가발효 시킨 한방 영양제, 청초액비, 수용성 칼슘, 골분, 어분액비, 옥분말액비, 음식물액비, 바닷물 em 미생물 배양액, 키토산 액비, 아로니아 액비 등으로 관수 및 엽면시비를 하고 있다.

“아로니아는 물론 다른 작목도 해당되는 것이지만, 가장 좋은 비료는 그 식물에서 나온 부재료, 예를 들어 아로니아라고 하면 아로니아를 전정하고 나온 가지나 비품으로 떨어진 열매를 가지고 액비를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자신의 몸에 필요한 가장 좋은 영양분이 그 곳에 들어 있기 때문입니다. 아로니아 액비의 경우 엽면시비를 해주면 매우 효과가 좋습니다.”

병충해 방제의 경우 황토유황, 천연유화제, 백두홍, 은행, 담배잎, 돼지감자, 현미식초 등과 일부 친환경유기농자재를 사용해 병해충을 방제하고 있다.

아로니아 열매가 굵어짐에 따라 가지가 발생해 지면에 눕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에 지지대 작업도 충실히 시행하고 있다. 지주대를 약 3m 간격으로 설치하고 줄을 매어 고정 시키며, 줄을 매어도 처지는 가지는 고추 고정철사를 이용해 개별로 고정시켰다. 이러한 노력 덕분인지 성주골농원 아로니아는 올해 좋은 결실을 맺어 최고품질의 유기농 아로니아가 생산되었다.

유기농, 신뢰를 쌓아야 발전할 수 있다

그는 국내 유기농이 소비자들에게 외면 받는 상황에 대해 아직도 깊은 신뢰를 주지 못했기 때문이라 말한다.

“아직까지 소비자들은 국내 유기농에 대해 신뢰를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일부 친환경농가들의 문제점도 있지만 소비자들은 물과 토양, 환경을 지키는 유기농 보다는 단순히 몸에 좋은 유기농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유기농에 대한 깊은 신뢰와 인식이 있다면 눈으로만 유기농산물을 판단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는 매년 수확기가 되면 소비자 신뢰 및 안전한 먹거리 공급을 위해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를 해 농약 및 위해물질 잔류검사를 신청한다. 소비자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좀 더 정직한 농사를 지어야겠다는 그의 노력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2% 부족함은 강소농으로 채운다

유기농자재를 직접 만들고, 익숙하지 않은 아로니아와 오미자를 재배하느냐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올해 초 강소농 교육을 받으면서 부족한 부분을 많이 배울 수 있다고 말하는 박상현 씨.

“올해는 정말 바뻐서 집 밖으로 거의 나가지 못했습니다. 부족한 부분이 많았는데 올해초 강소농 기본교육을 받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경북도 홍수종 민간전문가가 자주 방문해 경영부분과 친환경부분에 조언을 해주었습니다.”

연간 소득 10%, 경영역량 20% 향상을 목표로 강소농 기본교육과 심화교육에 매진하고 있다.

그는 생과로 먹기 어려운 아로니아와 오미자의 판매를 위해 농업기술센터와 함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유기농오미자와 유기농설탕을 1:08로 100일 동안 저온발효 시킨 오미자청과 아로니아 청을 혼합해 맛이 좋은 음료로 만드는 계획이 바로 그것이다. 오미자청의 경우 새콤, 달콤한 다섯 가지 맛이 조와를 이루며 신맛이 강하며, 아로니아 청은 단맛이 강하지만 오미자청에 비해 맛이 단순해 이를 혼합하면 맛과 영양을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음료가 된다.

최고의 건강식품 아로니아를 유기농으로 재배하는 성주골 농원 박상현 씨. 문경을 넘어, 경북을 넘어 국민 건강 지킴이가 되겠다는 그의 귀추를 주목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