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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16 12:26
[현장] 1박사 1농부 프로젝트 (11) 직거래+가공으로 상생하는 빨간모자 유기농부 - 구윤회 대표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9  

완주군에서 빨간모자라고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기농부 구윤회 대표. 새벽 딸기하우스에 들어갈 때마다 떨어지는 물방울을 막기 위해 쓰기 시작한 ‘빨간모자’는 구 대표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미생물을 활용한 유기농법 전파, 전국 최초 직거래 장터 시작, 완주 골프장 건립까지 막아낸 그는 유기농부이자, 농민운동가이다. 올해 마지막 1박사 1농부 주인공, 구윤회 농부를 만나본다.  ı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박광래·한은정 박사 ı이경민 기자

유기농 고군분투기
1991년부터 유기농을 시작한 농부가 있다. 귀향을 결심한 첫해부터 8,000여평의 논밭에 쌀, 양파, 마늘, 상추 등 다양한 작목을 심고 아무것도 모르는 체 유기농에 뛰어들었다.
일체 농약을 쓰지 않겠다고 다짐했지만 인근 농가들의 아우성이 마을을 채우고도 남았다. 논에 피를 비롯한 잡초가 무성해 주변의 논에서 물고조차 터주지 않았다. 피의 씨가 떠내려 온다는 것이다.
“논농사보다는 피농사였죠. 사실 피가 새의 먹잇감으로 비싸게 팔리기 때문에 피를 다 거둬서 마을 인근 폐다리위에 널어 말렸죠. 피의 씨가 날려 물에 흘러 다시 논에 들어온다고 마을 주민들이 난리를 쳐 아예 불을 질러 없앴습니다.”
완주의 빨간 모자 유기농부 구윤회 농부는 이런 우여곡절 끝에 마을 주민들을 설득하며 유기농을 시작했다. 유기농에 대한 지식이 부족했다 생각한 그는 전국에 있는 친환경, 미생물 교육을 찾아다니며 공부를 했다. 국내 미생물농업연구회를 비롯해 일본 나고야 애지현의 ‘효소의 세계사’ 본부에 직접 방문해 친환경미생물농법 등을 배웠다. 이렇게 시작한 유기농업은 현재 29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벼(신동진, 운광, 동진찰)을 비롯해 양파, 쌈채, 감자, 알타리, 쪽파 등 45품을 재배하고 있다.

원조 직거래 장터~~~
구 대표는 1998년 대한민국 산업포장을 수상했다. 전국농산물 직거래장터 활성화의 공으로 산업포장을 수상한 것이다. 국내에서 직거래 장터라는 명칭도 생소하던 1993년 구 대표는 전주시내 17개 아파트를 대상으로 직거래사업을 실시했다.
“직거래 장터라고 하면 도시 소비자들이 와서 간편하게 사갈 수 있어야 합니다. 그 당시에는 상추도 박스로 팔던 시기였기 때문에 처음으로 상추를 300g 단위로 포장해서 판매를 했습니다. 쌈장도 맛있게 만들어서 상추 시식을 시작했습니다. 일반 상추와 다르게 식감이 매우 풍부하고 씹어보면 단맛도 느껴지기 때문에 불티나게 상추가 팔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해서 농민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전국적으로 히트가 되어 파머스 마켓,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되기 시작했습니다.”
구 대표는 인터넷 직거래도 발빠르게 시작해 2003년 전국 최초로 생딸기 택비를 시작했으며, 현재도 네이버, 하이팜, 하소연넷 등 인터넷 직거래를 하고 있으며, 완주군 꾸러미 사업, 완주군 건강한 밥상 대표를 역임하며 친환경농산물 유통에도 앞장서고 있다.

미량요소가 듬뿍 들어 있는 퇴비를 만들어야...
소규모 다품목 재배이기 때문에 구 대표는 일 년 내내 쉴틈이 없다. 4월이 오면 벼 심을 준비를 한다. 5월 말에는 전 작기에 심은 마늘 수확을, 6월 초에는 양파를 수확한다. 양파 수확 한 땅에는 6월 초 벼를 심고, 하우스에서는 1월부터 딸기 수확을 실시하고, 3~4월이 되면 쌈채소를 심는다. 4월 말에 양배추를 심고, 딸기모는 3월부터 키워 9월에 옮겨 심기를 시작한다. 논과 밭을 오가며 시기마다 작물을 재배하다 보니 정말 쉴틈이 없다.
“소규모 다품목을 재배하다 보니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이 바로 토양관리입니다. 처음에는 퇴비가 뭔지도 몰랐습니다. 일본에 미생물과 퇴비를 배우러 갔지만 결국 가장 중요한 것은 퇴비의 재료와 발효였습니다. 발효가 잘 된 퇴비가 정말 좋은 퇴비입니다.”
구 대표는 퇴비를 공부하면서 발효와 재료에 대해 고민을 했다. 하얗게 만 떴다고 해서 다 퇴비가 되는 것이 아니라 퇴비의 재료와 발효과정이 중요한 것이었다. 퇴비의 재료는 단순한 것보다는 다양한 농사부산물을 넣는 것이 좋다. 쌀겨, 콩대, 들깻대, 메밀대 등에는 다양한 미량요소들이 들어 있어 퇴비를 만드는데 꼭 필요하다. 퇴비를 만들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맨 땅에 퇴비를 만들면 수분 조절이 안돼기 때문에 퇴비사는 꼭 시멘트 등으로 바닥을 만든 후에 자주 뒤집어 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
완주 지역에는 축산농가들이 많이 있기 때문에 퇴비를 만들 때 필요한 우분이나 계분 등을 쉽게 구할 수 있다. 우분이나 계분, 농사부산물, 그리고 산에서 나는 풀을 썰어 넣고 나면 최소 8개월에서 12개월은 발효를 시켜주어야 한다. 속효성으로 사용하는 퇴비도 최소 3개월 이상은 발효를 해주어야 하며, 속효성 퇴비는 질소 농도가 높아야 한다.
“속효성으로 만드는 퇴비는 계분을 주로 사용하는데, 계분과 비슷한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인분입니다. 인분을 잘 발효시키면 아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가을에 수확이 끝나고 난 논에 인분을 뿌려주었습니다. 그 해 겨울을 나면서 인분이 잘 발효가 되어 농사에 큰 도움을 주었습니다. 예전 우리 선조들의 농법이 참 뛰어난 것이지요

유기농 기술포인트1   기비로 퇴비 투입, 추비로 퇴비차를~

구 대표는 충분히 발효된 퇴비, 그리고 퇴비차를 활용해 영양관리를 하고 있다. 영양공급용 자가제조 퇴비차는 엽채류와 딸기 등에 사용하고 있으며 재료는 25말통, 톱밥, 골분, 어분, 계분, 검은콩삶은물, 미생물 발효제, 콩깍지, 메밀대, 자루, 물 등이다. 재료를 잘 혼합해 부숙시킨 후 부숙된 퇴비는 자루에 담는다. 자루를 물이 담긴 25말통에 넣고 혐기발효 시켜 보관하며, 사용할 때는 희석해 일주일에 한 번씩, 전 작기에 관주해 준다.
“기비로 충분히 퇴비를 넣어도 추비를 넣어주어야 합니다. 사람도 성장기에 음식을 많이 먹듯이 작물도 성장기에는 질소성분을 많이 필요로 합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영양제 보다 직접 만들어 쓰는 퇴비차가 더 좋은 효과를 냅니다. 11개월 이상 발효시켜 만든 퇴비차는 만들어 놓고 수시로 살포해 줍니다

유기농 기술포인트2  병해충관리는 최소화로~

“해충과 익충이 공존하는 것이 바로 유기농이지요. 작물에 필요한 벌레도 살고, 해충도 살고, 이게 자연스러운 것 아닐까요?”
구 대표는 딸기에는 칠레이리응애, 콜레마니진디벌 등의 천적을 활용하고 있으며, 이외의 병해충 관리를 별도로 하지 않는다. 병해충 방제를 위해 농자재를 뿌리는 것은 자연의 균형을 깨는 것이므로 최소한으로 방제를 하고 상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잡초관리의 경우는 논의 경우 왕우렁이를 활용한 제초를, 밭과 비닐하우스에는 흑색비닐을 사용하며, 밤에 경운해 잡초의 발아율을 떨어뜨리는 방법을 사용한다.

유기농 기술포인트3   가공상품 개발로 소득증대

“2007년도 완주에 농민대학이 개설됐습니다. 농민들이 팔고 남은 농산물을 활용해 어떻게 소득을 올릴 수 있을까 고민을 하던 중 원주시나 문경시의 사례를 찾게 되었습니다. 원주시와 문경시농업기술센터에서는 가공공장을 센터에서 설립하고 농민들이 대표를 맡아 임가공을 하는 체계를 구축했습니다. 완주에서도 이러한 부분을 벤치마킹해 농업기술센터와 가공품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2008년부터 시작한 가공은 5가지로 늘어났으며, 점차 확대되어 OEM을 시작했다. 현재는 완주 과실협동조합에서 OEM으로 가공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딸기즙, 양파즙, 여주즙, 딸기쨈, 야채스프 등이 가공식품을 개발했으며, 손질채소, 진공포장 등으로 소비처를 확보하고 있다.
“완주군 농가 중 약 70%가 경작 규모가 1ha미만인 소농입니다. 시장 중심의 논리에서 보면 대농, 단작 중심의 규모화를 통한 경쟁력 확보가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며, 국가의 농업정책도 6ha 이상의 규모를 가진 대농 중심입니다. 그러나 실제 농촌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소농, 고령농, 여성농은 농업정책으로부터 방치된 채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지역의 다수를 이루고 있는 소농, 고령농, 여성농이 잘 사는 방법이 지역 중심의 로컬푸드 활성화입니다. 건강한밥상은 로컬푸드 활성화를 위해 소농, 고령농의 농산물을 우선 구매하고 있으며, 계약재배 등을 통해 안정적인 소득을 보장해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