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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9-12-16 13:38
[희망먹거리] 밥디자이너 유바카 - 사계절을 충족한 '쌀'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0  

모든 계절을 감내하고서야 우리에게 와서는 주식이 되어주는 쌀 - 밥디자이너 유바카




엄마는 콩대를 머리에 이고 오다가도
벼이삭을 만나면
아주 조심스럽게 무릎을 굽혀
이삭을 주워 입에 물고
집까지 오셨다.

집에 도착해서는
그 이삭을 훑어서
닭들에게 선물했다.

닭들은 샛노란 계란을 낳아주었고
그 계란은 소금을 만나
톡톡 맛을 튀겨냈다.

나는 그 계란을 도시락으로 만나
점심을 먹으며 훌쩍 자랐다.
벼의 낟알은 이런 힘이 있다.

올 한해에도 곳곳에서
노고를 아끼지 않으신
농부님들  고맙습니다.







청국장을 만들 때 쓰려고 지푸라기를 얻으러 동네 할머니의 논두렁에 갔다가 논바닥에 그대로 너부러져있는 벼 이삭들을 만났다.

국민학교시절에는 학교전체 학생들이 논에 나가 이삭줍기를 한 때가 있었다. 벼이삭 목을 가지런히 줄을 맞춰 고사리 손에 꼭 쥐며 밀레의 이삭줍기 그림을 체험으로 먼저 배운 적이 있다. 우리가 주워 모은 것이 어떻게 쓰여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쌀 한톨의 소중함과 농부의 노고를 몸으로 배웠던 교육을 나는 자연스럽게 통과했다.

쌀 소비가 줄어가고 밥보다는 빵이나 기타 대체 메뉴들이 늘고 있는 시대에 논바닥에서 만난 벼이삭이 예전과는 사뭇 다른 힘으로 다가왔다.

사계절을 충족한 ‘쌀’
모든 계절을 감내하고서야 우리에게 와서는 주식이 되어주는 쌀,
자라는 동안 얼마나 많은 본질적인 내용에 충실해왔을까를 생각하면 도저히 안 고마워할 수가 없다.

이제 그 쌀들이 곳간에 차고, 처마 밑에서는 무시래기가 바스라 소리를 작곡하고 주홍색 감들은 대롱대롱 한겨울을 장식하는 겨울을 맞이하였다.

올 한 해 동안 다양한 식재료들을 매만지며 밥을 짓고 음식을 만들며 밥디자이너로 살아온 시간들을 뒤돌아보니 복이 많구나 생각이 든다.

계절이 오고 가는 것을 아주 가깝게 느끼며 보냈다고 하니 이제 철이 들어가고 있다는 뜻이라고 한다. 올 한해 동안 함께 해주신 분들 모두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