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를 잘 짓는 농부님들의 농사현장을 견학가면 대부분은 지상부를 보고 ‘농사가 잘됐구나’하며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진짜 농사의 비결은 지상부가 아닌 지하부, 땅에 있습니다.”

친환경농업의 고향 울진군에서 2000년부터 농사를 짓고 있는 김대균 농부. 농업기술센터에서 농촌지도사로 근무하던 그가 유기농업에 빠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이달 1박사 1농부의 주인공 김대균 농부를 만나본다.

| 1농부_김대균•1박사_국립농업과학원 유기농업과 박광래•이경민 기자 |

농촌지도사에서 유기농부로~

농업대학 원예과를 졸업하고 농촌지도사로 농업기술센터에서 3년간 근무를 한 김대균 농부. 농대를 나와 농민들을 지도하는 일에 보람을 느끼던 그는 갑자기 귀농을 선택하고 고향인 울진으로 돌아왔다. 부모님을 도와 농사를 짓는 것, 직접 땅을 밟고 자신의 농사를 짓는 것이 더 보람이 있을 것이라 생각한 그는 과감하게 무농약에 도전을 했다.

“울진군이 관광지다 보니 바닷가에서 수박을 팔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왕 시작한 농사니 환경을 보호하고 땅을 살리는 친환경농업을 선택했지만 그 선택이 쉽지는 않았습니다.”

일반 농약은 침투이행성이기 때문에 작물에 뿌려도 그 효과를 바로 볼 수 있지만, 친환경농자재의 경우 직접 살포를 해 병이 발생한 곳에 약재가 묻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줄기로 뻗어나가는 수박의 경우 병 발생이나 충 발생을 친환경자재로 방제하기에는 너무나 어려웠다. 땅으로 뻗어나가는 수박 등의 작물이 어렵다고 생각한 그는 위로 성장하는 풋고추, 토마토 등의 작물을 선택했다. 수박 등의 작물보다 훨씬 친환경재배가 수월했으며, 기술적인 부문에서 많은 어려움을 느낀 그는 자연농업학교 조한규 대표를 만나 체계적인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이런 농법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괴산에 나려가 자연농업학교 연찬을 수료하고, 하동 자닮센터도 방문했습니다. 조한규 선생의 자연농업 철학을 바탕으로, 조영상 대표의 강의도 들으며, 한방영양제, 황토유황, 자닮오일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1 방울토마토의 특성을 파악해라

토마토는 가지목의 가지과 식물로 라틴아메리카가 원산지인 한해살이풀이다. 김대균 농부는 작물을 선택할 때 그 작물의 원산지를 꼭 파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안데스 산맥의 험난한 지역에서 재배된 작물이 바로 토마토입니다. 원래 척박한 곳에서 자랐기 때문에 토마토는 적은 비료로 키우는 작물입니다. 야생성이 강한 토마토는 원래 흡비력이 강한 작물이기 때문에 사람으로 비유하면 식탐이 많습니다. 많이 먹을 수 있지만 많이 먹으면 탈이 납니다. 과욕으로 물과 비료를 잔뜩 주게 되면 나무는 커지지만 꽃이 피기 어렵고, 착과도 어려우며, 뿌리도 약해지고 병에 걸리기도 쉽습니다. 배고프게 키워야 잘 자라는 작물이 토마토입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2땅 만들기는 기본

1,100평의 하우스 시설과 1,400평 비가림 시설에서 방울토마토와 완숙토마토를 재배하는 김대균 농부는 남들과 다른 방법으로 유기농 대추방울토마토를 재배한다. 그가 강조하는 것은 첫째도 땅 만들기, 둘째도 땅 만들기이다. 1월 20일 경에 토마토를 정식하기 전 그는 방울토마토 재배에 적합한 토양 만들기를 준비한다. 그가 준비하는 재료는 유기농 볏짚, 미강, 골분, 수피 등이다.

“유기물이 풍부한 것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땅이 준비되지 않고 유기농사를 짓는다는 것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것과 같습니다. 자연농업학교에서는 야생초가 가장 좋다고 배웠습니다. 양질의 유기물을 확보하기 위해 6월 경에 갈대를 손으로 베어 확보하고, 유기농 볏짚의 경우 인근 유기농 벼 재배농가에서 자르지 않는 생볏짚을 구합니다. 봉화에서 파쇄한 참나무 수피를 구하고, 미강은 400평 당 500kg 톤백 하나, 유박은 한동에 24포, 골분은 2포 정도 준비합니다.”

준비한 재료는 관리기로 작업을 한 후 볏짚을 넣고, 유박, 미강, 골분 등을 넣고 다시 관리기로 작업을 한다. 그 후 수작업으로 망을 만들어 준다. 이 작업은 매우 고되지만 겨울철 지온확보와 대추방울토마토 8~12화방까지 영양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한 작업이다.

유기농기술포인트3 물을 이용한 초세관리

땅을 충분히 만들어 주고 나서는 정식 후 일반 관수호스로 한 시간 반 정도 물을 준다. 물을 주는 양은 발목이 잠기고도 남을 정도로 충분히 주는 것이 포인트이다. 그리고 다음 관수시까지 대추방울토마토를 잘 관찰해 주며, 다음 관수시점은 첫 관수 후 25~30일 정도 지나고 난 후이다.

“정식 후 첫 관수를 최대한 많이 주고나면 뿌리가 물을 찾아 가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저의 토마토 재배 철칙입니다. 정식 후 잦은 관수는 뿌리가 멀리 뻗어가는 것을 막기 때문에 최대한 두 번째 관수는 대추방울토마토를 잘 관찰하면서 줘야 합니다. 초기에 뿌리를 키운다는 생각으로 지상부보다는 지하부 생육에 관심을 둬야 합니다.”

토양에 미강, 유박, 볏짚 등이 서서히 분해되면서 영양분이 공급되며, 분해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지온의 온도도 올라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이후 김대균 농부는 별도의 추비를 주지 않고 물을 이용해 초세관리를 해준다. 첫 관수 이후 뿌리의 신장이 좋아졌기 때문에 수분 공급으로 대추방울토마토의 생장을 조절하는 것이다.

유기농기술포인트4 하엽을 제거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대추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농민들은 대부분 하엽을 제거해준다. 잎을 제거해주는 이유는 통풍이 잘 되고, 토마토의 색이 잘 나게 하고, 수확작업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김대균 농부는 1화방 밑에 있는 하엽을 제거하지 않는다.

“아무 이유 없이 잎이 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하엽들의 역할은 뿌리를 키우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뿌리가 잘 뻗어서 토양 속의 미네랄을 흡수해야 대추방울토마토의 맛에 제대로 나옵니다. 그래서 1화방 밑에서 자라는 하엽을 제거하지 않고 대추방울토마토를 키우고 있습니다.”

유기농기술포인트5 환경관리로 병을 막는다

1월 20일경에 심어서 7월 10일까지 수확하는 대추방울토마토. 김대균 농부의 하우스에서는 별다른 병해충 피해가 없다. 김 농부가 강조하듯이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을 항상 준비하고 그 위에서 환경만 조절을 잘 해주면 병이 오더라도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습도에 따라 병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하우스 상단부의 환기창으로 습도를 빼주면 곰팡이 병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시설하우스에서는 잎곰팡이병이 문제가 되지만 이는 과도한 시비를 했을 경우 발생하기 때문에 김대균 농부의 하우스에서는 잎곰팡이병을 찾아보기 힘들다. 또한 가장 추운 대한시기에는 하우스 측창부터 환기창까지 모두 열어준다. 이 작업을 실시하면 온실 내에 있는 온실가루이가 모두 죽게 되며, 다음해 농사를 지을 때 온실가루이 피해를 줄일 수 있다.

“유기농 대추방울토마토는 카카오스토리를 통해 3/4 판매되며, 개인택배와 경상북도 초등학교 돌봄교실 과일 등으로 납품되고 있습니다. 유기물이 풍부한 토양은 농부에게 값진 열매로 보답해줍니다. 유기물함량을 분석해보니 3.8%가 나왔는데, 유기농사가 잘 되었던 시점이 아마 유기물 함량이 3%가 넘어서부터였다고 기억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유기농 인증을 줄 때 자신의 토양을 분석해 유기물함량이 3%가 넘어야 되는 기준을 넣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