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업인들을 흔히 환경지킴이라 칭한다. 그만큼 유기농업은 인간의 건강을 지키고, 나아가 지구를 지키는 중요한 일이다. 전남 유기농 명인에게 전수받은 농법으로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이경일 멘토는 전북도에서 진행하는 ‘친환경 희망농부 육성지원 사업’을 통해 멘티에게 유기농업을 전수하고 있다. 전북 김제시 이경일 멘토를 만났다.

| 엄정식 기자 |

유기농 명인에게 배운 유기농

국민들에게 익히 알려진 김제평야란 전북 김제시를 중심으로 정읍시, 완주군, 부안군 일부를 포함한 지역에 넓게 펼쳐진 평야를 뜻한다. 퇴적층이 쌓여 형성된 이곳은 우리나라 벼농사의 핵심지역으로 불리며 최적의 농경지로 평가받고 있다.

전남 유기농 명인에게 농사를 전수받은 이경일 멘토는 이곳에서 수도작, 고추, 딸기, 복숭아 등을 유기농법으로 실천하고 있다. 관행농으로 시작해 유기농업까지 도전한 그의 열정은 윤가영 멘티에게 큰 자극제가 되었다. 수년 전 지역 로컬매장에서 시작된 인연으로 멘토-멘티가 되기까지 이들의 농업에 대한 열정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윤가영 멘티는 “로컬매장에서 멘토 부부를 자주 만났습니다. 농업에 대한 지식, 열정이 대단한 부부라고 생각했죠. 귀농 후 멘토 부부에게 농업의 모든 것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라고 말한다.

윤 멘티의 농사에 큰 역할을 담당하는 이경일 멘토 또한 처음부터 농업을 하진 않았다. 개인 사정으로 귀농을 결심한 후 농업의 지식을 쌓기 위해 쉴 틈 없이 공부, 연구를 해오고 있다.

“10년 전 아버지가 뇌경색으로 쓰러지셨어요. 그때부터 귀농을 결심했고, 아버지는 기존에 관행농을 하고 계셔서 처음 2년은 관행농업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들이 아토피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친환경, 유기농업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유기농업을 실천하기 위해 전남 유기농 명인을 찾아가 유기농업도 배우고, 센터 교육, 온라인을 통해 밤낮으로 연구했습니다.”

유기농은 풀과의 싸움

친환경, 유기농업을 실천하는 이경일 멘토는 “유기농은 풀과의 싸움입니다”라며, “제초매트를 사용한 후 상황이 조금 나아졌지만 이전까진 손으로 뽑았습니다”라고 말했다. 유기농업은 제초제를 치지 않아 잡초의 성장이 왕성하다. 그만큼 손이 많이 가고, 힘이 들기 마련이다.

“유기농업을 처음 시작할 때는 직접 손으로 뽑았습니다. 일일이 수천 평을 돈다는 일은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가족을 위해 시작한 유기농업이기에 가족을 생각하면서 일을 하니 항상 힘이 납니다. 유기농업은 부지런하고 깔끔한 성격이 어울립니다. 저처럼 게으른 성격은 조금 벅찬 면이 조금 있습니다.”

멘토의 유기농 방제

상사화 뿌리, 고삼추출액, 할미꽃 뿌리, 은행잎, 님 오일. 친환경농업인들에게 친숙한 이 이름들은 이경일 멘토가 친환경 방제에 사용하는 자재들이다. 직접 제조해서 시기와 상황에 맞게 사용하는 이 멘토는 방제에 관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님 오일류는 최근에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나머지는 유기농업 초기부터 사용했습니다. 이들 중 독성이 있는 상사화 뿌리는 잘못 만지면 손 껍질이 벗겨질 정도로 독성이 강합니다. 또한 대부분의 농가들이 사용하는 고삼은 강한 살충, 살균효과를 나타내며, 뿌리를 가을에 채취하여 햇볕에 말려서 사용합니다. 고삼은 독성이 강해 세심한 주의를 요하지만 적당히 사용하면 사람에게 효과적으로 작용합니다. 할미꽃 뿌리와 함께 사용하면 나방류 방제에는 최고입니다.”

최근 이 멘토가 고삼과 더불어 사용하는 님(Neam) 오일은 살충, 살균, 살 진드기 효과를 가지고 있어 청벌레, 응애, 총채 등 곤충에 효과적이다. 저녁에 2회 반복살포하면 좋고, 목초액이나 마늘엑기스와 혼용해 사용하면 2~3일 후 효과가 발생하는데 알, 유충, 성충을 가리지 않고 효과적인 방제가 가능하다.

유기농 고추는 물이 중요!

이경일 멘토는 1,000평이 넘는 토지에서 노지는 40cm, 하우스는 45~50cm의 정식간격으로 유기농 고추를 기른다. 일반적인 농사법으로는 노지보다 하우스에서 고추 기르는 것이 수월하다며 하우스에서 재배 시 오전 7시~10시 30분 사이에 물은 주지 않으면 뿌리가 상할 위험이 있다고 한다. 이 멘토는 고추농사에서 가장 중요한 건 당연 물이라 한다.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내린 결론이다. 윤가영 멘티에게 전수하는 고추나무 한 그루에 필요한 물의 양은 6ℓ이다.

“모든 작물들도 마찬가지지만 고추 재배 시 물은 너무나 중요합니다. 90%는 온도조절, 9%는 수관, 1%는 광합성에 사용됩니다. 한 그루에 6ℓ의 물을 제대로 줬을 경우 약 1근의 수확량을 얻을 수 있습니다.”

고추는 관수 시기가 중요한데 물의 대부분은 체온을 떨어뜨리는데 사용하므로 오전에 물을 주는 것이 일반적이다. 오후에 주게 되면 물 흡수도 적고, 특히 저녁에는 뿌리 호흡을 막아 뿌리 발달을 저해한다. 멘토의 조언으로 물의 양, 시기 등을 조절해가는 윤가영 멘티는 다수확을 목표로 본인만의 노하우를 축적하고 있으며, 이경일 멘토는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최적의 조건에서 노지 양액재배를 추진하고 있다.

“시설에선 유기농으로 병 스트레스 없이 수확하고 있어 항상 감사함을 느낍니다. 후에 노지에서는 무농약으로 퇴비차, 양액을 이용한 재배를 계획하고 있습니다. 멘티와 함께 할 새로운 도전이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