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민들에게 토양의 중요성 끝까지 알린다! -

전남 곡성에서 포도, 멜론, 인삼 등을 재배하는 이옥신(광록포도원) 전남 유기농명인은 흙사랑 농부로 유명하다. 30년 농사 경력의 이옥신 명인은 화학비료와 농약으로 죽어가는 토양을 살리고 소비자들의 건강을 회복시키는 유기농업에 헌신하고 있다. 유기농포도밭 밑에 유기농 인삼을 재배하는 획기적인 방식으로 전국 유기농업인의 롤모델이 되고 있는 이옥신 명인을 만나 기후변화와 토양오염시대를 이겨내는 기술에 대해 알아본다.

| 김경윤 기자 |

평소 말수가 적던 이옥신 명인은 막상 인터뷰가 시작되자 세세히 토양의 중요성에 대한 과학적 설명을 이어갔다. 오전 동안 이뤄진 인터뷰 시간의 약 60~70%가 좋은 토양과 퇴비에 관한 내용이었다. 이 명인이 유기농업을 진행하면서 얼마나 토양관리를 중시하는지 확인 할 수 있는 대목이었다

Q1. 작년 기후변화가 심했는데 작황은?

올해도 가을 날씨가 안 좋았습니다. 곡성 부근에서 채소 짓는 농가들이 많이 힘들어 했습니다. 그런데 토양이 좋은 곳은 수확이 변치 않습니다. 토양이 안 좋은 곳이 문제지요. 온도가 뜨거워도 땅속은 22~23℃가 유지됩니다. 때문에 뿌리가 건강하면 땅 속 수분을 흡수하면서 잎에서 증산시켜 에어컨 역할을 합니다. 인삼이나 멜론 등 작물들은 날이 뜨거워도 뿌리가 건강하면 40℃에서도 문제없습니다. 그런데 토양에 산소가 부족하면 잔뿌리가 빨리 죽어 수확이 힘들어 집니다.

최근 농사짓는 농가들이 양분만 가지고 작물을 지으려고 하고 있고, 유박공급에 너무 집중되어 있습니다. 퇴비가 소홀히 되고 있는 게 안타깝습니다. 문제는 땅의 공극률이 낮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멜론의 경우 토양 공극률이 70%가 되어야 재배에 적합합니다. 마치 스펀지 같은 것이지요. 이것을 만들어 주는 게 바로 발효퇴비입니다. 퇴비의 1차적 목표는 물리성을 높이는 것, 즉 공극률을 높이는 것입니다. 지금은 화학성 개량을 목표로 영양에만 치우쳐 있어 아쉽습니다.

Q2. 토양의 공극률이 낮아지면 발생하는 문제는?

토양의 뿌리들이 산소·수분을 충분히 공급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삼 잔뿌리 경우 머리카락 보다 훨씬 얇습니다. 사람도 5분 이상 숨을 못 쉬면 죽는데 토양의 잔뿌리는 더 그렇습니다. 토양에 떼알 조직이라고 있습니다. 보통 흙은 낱알인데, 낱알로 있을 때 물을 주면 떡처럼 됩니다.
하지만 떼알 구조가 되면 물을 주는 즉시 배수가 됩니다. 우리가 화분 아래에 굵은 마사를 쓰는 것은 배수가 잘 되라는 것입니다. 배수가 잘 되는 토양이 매우 중요합니다. 토양 물리성의 3대 원칙이 배수력, 보수력, 통기성 입니다. 이 세 가지가 잘 되냐 안 되냐에 따라 좋은 토양인지를 가늠 할 수 있습니다. 좋은 퇴비를 뿌리는 데엔 많은 돈이 들지만 투자한 만큼 다수확으로 돌아온다는 사실이 중요합니다.

Q3. 토양과 충해방제의 관계는?

토양에서 오는 균, 토양에서 발생되는 여러 병균은 물리성이 개량되고 유효미생물이 많이 번식하면 자연스럽게 없어지게 됩니다. 퇴비도 퇴비 속에 어떤 미생물이 있는가에 따라 좋은 퇴비와 아닌 것으로 구분됩니다. 퇴비 속 유기물 뿐 아니라 상생하는 미생물을 볼 줄 알아야 합니다. 이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퇴비 속에 병원성 미생물이 있어선 안 됩니다. 유산균, 효모균, 광선균 등 좋은 미생물들이 많이 번식된 퇴비가 좋은 퇴비입니다. 좋은 퇴비를 넣으면 토양에서 자동적으로 병균은 없어지고 유익균이 늘어나 병균 피해가 적어집니다.

Q4. 유기농 인삼재배 시작 계기는?

2000년대 초 외지인들이 곡성에 와서 인삼을 재배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인삼밭에 농약을 많이 사용하는 게 보여 안타까웠습니다. ‘인삼은 소비자 몸에 좋아야 하는데’라는 생각에 유기농을 생각했습니다. 이때가 2005년경 입니다. 당시 인삼을 유기농 밭에 키워보니 잘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유기농 포도밭에 인삼을 키워보자 생각했습니다. 다른 어떤 작물보다 인삼은 좋은 퇴비와 좋은 토양 환경에서 잘 자랐습니다.

Q5. 세계최초로 포토밭 안에 유기농인삼을 재배했는데

포도를 계속했는데 포도밭 아래로 투광율이 30%정도 입니다. 이 정도면 인삼재배에 충분한 광량입니다. 그리고 포도나무가 에어컨 역할을 합니다. 뿌리에서 찬물을 흡수해서 잎에서 증산 시킵니다. 그래서 차광막 없이도 재배가 됩니다. 최근에는 하우스를 얼마든지 높이 지을 수 있습니다. 예전에는 인삼재배 시설을 낮게 했는데 태풍 피해를 막기 위해서였습니다.

하지만 최근엔 얼마든지 기술로 고품질 하우스를 지을 수 있기 때문에 인삼재배 환경을 획기적으로 개선 할 수 있습니다. 토양개량하는 인삼농가에서 우분, 계분을 많이 쓰는데 인삼은 작물 중에서 염분에 제일 약한 작물입니다. 염을 토양에 적게 넣어야 하며, 염농도에 주의해야 합니다. 토양에 염기치환용량(CEC)이 있습니다. 쉽게 풀어보자면 비료를 간직하는 힘입니다. 비료를 간직하는 힘이 크면 염이 높더라고 염피해가 안 나옵니다. 발효퇴비는 썩은 퇴비보다 CEC가 약 20배 정도 높습니다. 토양에 염기치환용량을 높이는 방법으로 발효퇴비를 사용하는 이유입니다.

Q6. 농민교육으로 바쁜데

유튜브를 활용해서 농가에 토양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 것을 고려하고 있습니다. 센터를 순회하면서 교육을 하기도 합니다. 농장 안에 교육장을 준비했는데 센터 직원들도 참석해서 교육을 청강하러 올 정도로 인기입니다. 농민을 위해, 토양을 되살리기 위해 더 노력하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