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양평군 지평면에 위치해 친환경 두릅 생산을 하고 있는 이창우 씨는 수확철을 앞두고 마지막 재배 관리에 힘쓰고 있다.


두릅은 땅에서 직접 키우는 땅두릅과 나뭇가지 위에서 새싹처럼 자라는 나무두릅이 있다. 양평군 지평면에서 친환경 두릅을 재배하는 이창우 씨는 후자에 속한다. 가시가 있는 나물로 알려진 두릅에는 사포닌 외에도 비타민 C와 단백질을 구성하는 아미노산, 섬유질 등의 함량이 높아 다이어트에도 효과적인 음식이다. 봄기운 나른한 계절, 친환경 두릅을 생산하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다.

 서울에서의 사업을 정리하고 고향을 다시 찾은 이창우 씨는 맑고 시원한 공기를 마셔서인지 숨통이 확 트인 표정이다. 양평이 고향인 그는 한때 농업에 대한 비전보다는 세상을 흔드는 사업가로써 성공하겠다는 당찬 의지로 청년 시절 서울로 상경했었다. 점차 도심생활에 적응이 되면서 어느덧 작은 사업을 꾸렸지만 IMF의 여파가 채 가시기도 전인 2002년, 사업을 접는 고비를 맞고 다시금 귀향길에 올랐다. 무기력하게 다시 찾은 고향은 비난보다도 따뜻한 반김이 더함을 느끼고는 이곳에 농사를 짓겠다고 다짐했다. 이웃주민들의 조언으로 수중에 남아있던 자금을 툴툴 털어 약 10만㎡의 농지를 구입하며 귀농을 시작했다.

문제는 인력난
 이 씨는 어떤 작물을 심어야할지 모르던 중에 양평군청 산림과의 권유로 두릅 재배에
도전 했다. 평소 사람이 먹는 음식만큼은 정직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친환경 농산물 재배에 열을 올리던 끝에 친환경 인증을 받기에 이르렀다.
재배 3년 차부터 수확하기 시작한 두릅은 현재 한 해 800kg 가량의 생산으로 박스 당 4kg씩 약 200박스가 출하되고 있다. 한 상자 당 5~6만원의 가격으로 연간 얻어지는 수입은 천만 원 안팎이다. 그러나 수입은 얼마 되지 않는다. 약 10만㎡의 재배에 있어서 인력난의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친환경 두릅 재배의 핵심이 잡초 제거와 고른 전정인데 혼자서 관리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따랐던 것이다. 
 “넓은 농지에 이 많은 두릅을 심고 보니 관리가 힘들었습니다. 처음엔 혼자서 해볼까도 했지만 도저히 무리였습니다. 그래서 인력을 동원했더니 이번에는 인건비가 만만치 않더군요. 이런 역경으로 인해 한때 농사를 포기할까 한 적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 씨는 현재 따로 부업을 하면서까지 친환경 농산물 재배만큼은 멈추지 않겠다고 전했다.


▲ 두릅요리로 가장 많이 해 먹는 것은 두릅회. 살짝 익혀낸 것을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그 쌉쌉한 맛이 별미다.

시간과 노력에 비례한 친환경 두릅
 “자연친화적인 음식물이야말로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기쁨을 줍니다.”
식당의 밑반찬으로 많은 공급이 이뤄지는 봄철 별미음식인 두릅은 잃었던 식욕을 돋우는 산나물 중 하나이다. 대부분 살짝 데쳐서 초고추장에 무치거나 찍어서 먹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건강을 위해 먹는 음식이 농약 등으로 인해 건강을 해쳐서는 안 된다는 것이 이창우 씨의 주장. 따라서 친환경 인증을 받은 두릅은 재배 이전에 이미 판로가 정해지는 인기를 얻고 있다.
 “가장 우선적으로는 재배 환경 조성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두릅은 방치하면 높이 자라서 전정을 해야하는데 새순을 얼마나 많게 하느냐가 관건이지요. 그 다음이 손수 일일이 제초해 주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배수가 좋은 땅에서 생육기전 유기농 비료를 990㎡에 7포 가량 시비해주면 이상적인 두릅을 재배할 수 있습니다.”
 이창우 씨는 개인적인 바람으로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대한 지원이 좀 더 많았으면 한다. 농작물에 보다 철저한 관리와 수확을 위해서는 현재와 같은 수준으로는 당장의 생계마저 어렵기 때문이라며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국내 먹을거리에 희망을 주는 이 씨의 얼굴에서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의 식탁을 기대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친환경)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