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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3-04-03 16:52
[올가닉컬쳐] 지친 현대인의 마음을 치유하는 ‘힐빙’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3,905  

물질적 가치보다는 건강한 심신을 유지하는 삶을 행복의 척도로 삼고, 건강한 자연 속에서 유기농산물과 명상 및 예술융합 프로그램 등을 통하여 심신의 건강 회복을 추구하는 ‘힐빙(heal-being)’을 생각해 본다.

남미 어느 한적한 바닷가의 이야기다.

도심에서 온 부자가 호화 요트를 정박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마침 야자수 그늘 아래 하늘을 보고 드러누워 빈둥빈둥 놀고 있는 어부를 발견했다. 그래서 한심하다는 듯이 물었다.

“여보시오, 이 금쪽같은 시간에 왜 고기잡이를 안 가시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놨습니다.”

“시간 날 때 더 잡아 놓으면 좋지 않습니까?”

“그래서 뭘 하게요?”

“돈을 더 벌어 큰 배와 그물을 사고, 더 깊은 데로 가서 더 많이 잡고, 그러다보면 나처럼 부자가 되지 않겠소?”

“그렇게 해서 큰 부자가 되면 뭘 합니까?”

“아, 그렇게 되면 편안하고 한가롭게 삶을 즐길 수 있잖소.”

부자의 말에 어부가 답했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에피소드와 이스털린 패러독스

진정한 행복과 삶의 질이 어떠한가에 대해 시사하해 주는 잘 알려진 에피소드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가장 큰 도전은 일이 아니라 삶을 살아가는 방식이다.

사실 일은 돈을 벌고 보다 나은 자유를 얻기 위함이다. 일이 없으면 자유도 없다. 그래서 국민소득대신 국민행복지수(GNH: Gross National Happiness)가 떠오르고 있다. 사실 돈이 많으면 좋은 집과 좋은 차를 가질 수 있으며 노후를 편안히 보낼 수 있다. 즉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는 논리다.

그런데 1974년 미국의 유명한 경제사학자이며 행복경제학의 창시자로 불리는 리처드 이스털린 교수는 소득이 높아져도 꼭 행복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는 논문을 발표하였다. 그는 1946년부터 가난한 나라와 부자나라 그리고 사회주의 국가와 자본주의 국가 등 30개 국가의 행복도를 연구했다. 결과는 우리 상식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경제적 발전단계와 사회체제와 상관없이 소득이 높은 사람들이 더 높은 행복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일정 시점을 지나면 (생활수준이 높아지면) 소득수준이 더 높아져도 행복도가 그만큼 더 높아지지 않는 납득하기 어려운 현상이 관측되었다. 예를 들면, 고속성장을 질주해온 일본의 경우에는 1950년부터 1970년까지 국민소득은 무려 7배나 증가했지만 삶의 만족도는 국민소득 최하위권인 방글라데시 이하로 측정되었다. 이러한 모순, 즉 국민 복지를 위해 소득을 높여야 한다는 경제정책의 목표에 어긋나는 현상을 두고 이를 연구한 이스털린 교수의 이름을 따서 이스털린 패러독스(역설)이라고 부른다. 우리보다 소득이 한참 낮은 부탄이나 방글라데시 국민들이 한국인보다 행복한 이유이다.

병든 자연·건강을 치유해가는 문화가 필요해

역사를 통해 지난 2세기 동안 과학·기술·산업분야에서 인류는 미증유의 빠른 속도로 발전했다. 과학기술 발달에 힘입어 높은 경제성장과 물질적 풍요를 누렸다. 현대인들은 화석자원을 채굴해 에너지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농약ㆍ프레온가스ㆍ플라스틱ㆍ합성섬유와 같은 다종다양한 제품을 만들어 소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욕망에 의해 끊임없이 제품을 과잉 소비함으로써 자연에 방출된 엄청난 폐기물은 자연에 점점 축적됐다. 지구 자연은 원래 대사조절과 자정작용으로 폐기물을 분해ㆍ정화함으로써 20세기 중반까지는 별 문제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러나 폐기물량이 자연에서 정화될 수 있는 용량을 초과하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그것이 20세기 후반부터 나타난 지구 환경오염 현상들이고 지구온난화와 기후변화의 주범으로 여겨지고 있다.

물질적인 풍요와 생활의 편의를 누리고 있는 우리의 삶의 만족도와 행복은 더 이상 증가하지 않았고 오히려 퇴보하는 경향까지 보이고 있다. 정보통신 제품과 인터넷 이용은 우리를 행복하게 하기는커녕 게임중독증,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우울증 같은 현대 질병을 초래했다. 인간의 편리증진과 보다 확대되는 소통증진을 위해 마련된 제품들이 우리를 공격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새로운 힐빙문화 시대를 열어가자!

우리 사회의 형편은 어떠한가. 물질적으로나 정신문화적으로 삶의 만족도에 비해 병든 상황에 있는 게 아닐까. 이를 반영이라도 하듯이 시청자들이 TV 방송의 ‘힐링 캠프’라는 프로그램에 공감하며 위안을 받고 있는 것을 보면 질적·정신적 치유를 간절히 바라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는 힐링이라는 용어도 벌써 너무 상업적으로 이용되고 있다고 반감을 갖기도 한다.

박헌렬 국제힐빙학회장(중앙대 명예교수)은 “일정 단계에 도달한 양적ㆍ물질적 성장은 질적ㆍ정신적 성장을 요구하게 된다. 이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우리 사회는 정신문화적으로 반목과 갈등을 겪으며 불평ㆍ불만으로 가득 차 있는 게 지금의 현실이며 또한 화학물질로 오염된 1차 산물과 서구식 식생활로부터 초래된 비만증ㆍ당뇨병ㆍ각종 암 등으로 고통 받으며 중병에 시달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물질적 측면이나 정신적으로 힐링(healingㆍ치유)을 간절히 바라고 있고 사회 곳곳에서 이러한 힐링 열풍이 분 것은 그 결과로 볼 수 있다. 우리 사회는 이기주의ㆍ반도덕주의가 팽배하며 그릇된 의식ㆍ행동으로 말미암아 인간성이 상실되고 소외된 사회가 되면서 정신질환도 증가했다. 자살률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1위다. 무엇이 어떻게 됐기에 여기에까지 이르렀을까.

복합적으로 얽히고설켜 발생한 제 현상으로부터 야기된 부작용과 역현상들을 해결할 대안을 찾아내 어떻게 치유ㆍ복원해야 할 것인지가 우리 사회에 주어진 절체절명의 과제가 되고 있음이 분명하다.

우리는 한마디로 힐링을 갈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다. 박헌렬 회장은 그 해결방안의 하나로 힐텍(heal-tech)을 바탕으로 하는 힐빙(heal-being)학을 발전시켜 힐빙문화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말한다. 힐텍은 피폐해진 자연과 지치고 병든 우리의 건강을 치유해 회복하기 위한 융합학문으로 인문학ㆍ사회과학, 예술ㆍ문화, 생명과학기술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정보를 통섭해 하나의 시스템 속에서 운영하는 특징을 갖고 있다.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울어지는 사회로

힐빙(heal-being)은 치유를 의미하는 힐(heal)과 건강ㆍ안녕을 뜻하는 웰빙(well-being)이 결합된 개념으로 웰빙ㆍ로하스(LOHASㆍ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ㆍ개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사회의 지속적 발전과 환경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활패턴으로 유기농 농산물, 에너지 효율이 높은 제품 등 친환경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지향)를 넘어서 전개되고 있는 문화적 흐름이다.

우리는 인간과 자연이 상생하는 지속 가능ㆍ발전하는 사회를 향해 나가야 한다. 찬란한 문명을 계속 누리며 행복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힐텍ㆍ힐빙학 탐구에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보면 어떨까?

힐빙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우리 삶의 자세를 조금씩 바꾸어 나가면 어쩌면 행복에 조금은 더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 자료참조 : ‘힐빙문화 시대를 열자’(박헌렬 국제힐빙학회장)



<월간친환경 2013년 4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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