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으로 유명한 충북 충주시 수안보면, 이곳에서 제17회 생활원예 중앙경진대회 ‘치유농업 프로그램분야 우수상’(2021년)을 수상하며 그 위상을 떨치고 있는 치유농장 ‘슬로우파머’는 해발 200m에 위치한 덕에 신선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시간이 천천히 가는 이곳 ‘슬로우파머’를 소개한다.

| 엄정식 기자

20만평의 청정지역

수안보온천의 좁은 길을 따라 한참을 올라가면 산신령이 살 법한, 근심 걱정 없이 신선놀음을 할 것 같은 장소가 나온다. 이곳은 바로 ‘슬로우파머’, 명칭 그대로 시간이 천천히 갈 것만 같다. 해발 200~550m의 20만평 땅은 무공해 청정지역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산나물은 일교차가 커 맛과 향이 진해 그 맛은 제법 정평이 나 있다.

“저희 농장에는 자연산 산마늘(명이), 눈개승마, 삼잎국화, 머위, 두릅 등이 자라고 있습니다. 청정지역에 걸맞게 친환경으로 재배하는 작물들로 방문객들에게 인기가 최고입니다. 장아찌, 페스토, 생채 등 다양한 방법으로 드시는데 항상 반응이 좋습니다.”

직거래, 프리마켓 등에 직접 참여하는 슬로우파머 정성훈 대표는 ‘건강한 흙에서 건강한 먹거리가 나온다’는 철학으로 농장을 운영하고 있다. 주 산물인 산마늘은 입소문을 통해 고급 한정식당, 레스토랑 등으로 납품되며 못 먹은 고객은 있어도 한번 먹은 고객은 없을 것이라 자부한다. 또한 이곳의 산마늘은 항산화 작용을 가진 폴리페놀 성분이 가장 높다. 이렇듯 신바람을 모는 슬로우파머도 처음부터 순탄치는 않았다.

“2011년 처음 이곳에 왔을 때는 밀림이라 해도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직접 나무, 풀을 베면서 하나하나 만들어 가는 첫 해에는 18kg이 빠졌습니다.”

정 대표의 땀과 눈물로 만들어진 무공해 농장은 금새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다.

고객맞춤형 치유농장
청정지역에 위치한 슬로우파머는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 심적,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찾게 한다. 자연이 주는 포근함은 엄마의 품속을 연상케 한다. 정성훈 대표는 위치적 이점을 더욱 극대화해 방문하는 방문객들의 대상에 맞춰 고객맞춤형 치유프로그램을 적용했다. 유아 및 학부모에게는 자연을 활용한 숲속놀이, 생태관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학생들에게는 산마늘을 활용한 프로그램, 반려식물 등을 이용하며, 일반인과 어르신을 대상으로는 방문객에게 맞는 프로그램들을 적용한다.

“자연과 익숙하지 않은 도시민의 유아, 학생들은 처음엔 마음을 열지 않습니다. 하지만 프로그램이 끝난 후 만족도가 가장 높은 연령층이 이들입니다. 직접 자연과 부딪히며 체험하는 행위가 최고의 교육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슬로우파머는 초기 치매환자 및 치매가족 대상으로 상·하반기 8회씩, 총 16회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종료 시 자료를 취합해 책으로 만들어 나눠준다. 치매환자가 책을 보며 기억을 되짚는 모습에는 정 대표의 세심한 배려가 담겨있다. 이곳에 연간 4,000명이 방문하는 이유이다. 또한 향후에는 여행사 협업으로 수안보온천 패키지를 진행할 계획이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지친 국민들이 힐링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매년 변화하고 보완하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