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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1-04-05 15:53
[4월호] 고려바이오- 쉽게 배우는 미생물 강좌(31)
 글쓴이 : 친환경 (58.♡.189.254)
조회 : 2,440  

지난해 뙤약볕이 내려쬐던 가을날 벼멸구가 기승을 부린다고 해서 완도를 다녀온 적이 있다. 함께 동행하던 일행 중에 식물에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분이 있었는데 완도에 들어가면서부터 그 분의 입에서는 수목에 대한 설명이 끊임없이 이어졌다. 섬 안에는 동백나무, 녹나무, 후박나무, 붉가시나무들이 군락을 이루며 해송(海松)과 어우러져 있는 것이 제법 볼 만한 구경거리였다. 확실히 식물 전문가와 같이 다니다 보니 배울 것도 많고 특히 산에 함께 오를 때면 이 식물은 어떤 식물이고 어떤 병에 특효가 있다고 이것 저것 이야기를 펼치는데 어쩌면 그렇게 풍부한 지식을 지니고 있는지 감탄이 나온다. ‘나의 문화 유산 답사기’의 저자이자 전 문화재청장을 지내신 유홍준 교수가 ‘사람은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느낀다’라고 하는 말이 하나도 틀림이 없다는 것을 새롭게 깨닫게 되었던 경험이 있다.

냄새로 구분하는 미생물학적 분석법
나와는 다른 분야의 전문가들과 다니면 주워 들을만한 것들이 많은데 딱히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대해 일하고 있는 사람으로서는 특별히 해줄 만한 말이 없어서 말없이 듣기만 할 뿐이다. 그래도 나무 전문가한테는 나무만 보이듯이 미생물 분야에 종사하고 있는 사람이면 미생물에 무엇보다 관심이 가기에 흙을 보면 먼저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킁킁 맡아보기도 하고 흙 시료를 채취해서 실험실로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렇게 가져온 흙에서 유익한 방선균이나 바실러스 세균이 분리되기도 하여 나름대로의 성과에 자축하기도 한다. 이렇게 토양을 미생물학적으로 분석하면서 새로 생긴 버릇이 뭐든지 물건을 보면 코를 들이대고 냄새를 먼저 맡아보는 것인데 이것이 식사를 할 때도 냄새를 맡아 주위의 구박을 받기도 했다. 이 음식에는 어떤 냄새가 날까 궁금하여 젓가락으로 음식을 집어 냄새를 맡아보는 것인데 아주 안 좋은 습관이라고 집에 있는 아내가 수없이 지적해 고치는데 애를 먹었던 적이 있다. 이런 나의 냄새 맡는 습관도 일종의 직업병인지도 모르겠다.
미생물을 이용하여 발효를 진행한 후에 발효의 성공 여부를 결정하는데 냄새는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한다. 냄새는 바로 미생물의 활동 결과에 의해 발생되는 것이므로 어떤 냄새가 발생하느냐에 따라 어떤 미생물이 우점을 하고 활동했는지 간접적으로 유추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때로는 냄새에 의해 좋은 미생물과 나쁜 미생물을 구분 짓기도 하는데 그렇게 틀린 방법은 아닌 듯싶다. 
농가 현장에 나가 토양을 관찰하다보면 냄새가 천차만별이다. 어떤 흙에서는 흙에서 나는 고유의 냄새가 나기도 하는 반면, 어떤 흙은 썩은 하수구에서 나는 악취가 나기도 한다. 이렇듯 냄새가 제각각이라는 것은 흙속에 서식하고 있는 미생물이 서로 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20년을 넘게 미생물을 접하다 보니 내 나름대로의 경험으로 흙속에 어떤 미생물이 서식하고 있는지를 냄새만으로도 대충 짐작이 가는데 아무리 설명을 해주어도 일반 사람들은 구분을 못 해내는 것을 보면 나도 조금은 이 분야의 전문가 행세를 해도 될듯 싶다.

충치균이 있다고 반드시 충치가 생기진 않는다?
흙속에 있는 미생물들이 하는 역할이야 수없이 많이 설명을 해왔지만 가장 대표적인 것을 꼽으라면 단연코 토양 속에 들어온 유기물을 분해하여 식물 뿌리가 흡수할 수 있도록 매개해 주는 역할일 것이다. 농사를 짓기 전에 토양에 넣어주는 다양한 종류의 유기질 비료들을 식물 뿌리가 흡수하기 좋게끔 아주 잘게 잘라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요즘에는 젊은 엄마들이 질색을 하고 싫어할 일들이지만 할머니들이 귀여운 어린 손자들이 먹기 좋게끔 맛있는 음식을 입으로 잘게 잘라서 손자들에게 먹이면 이가 없는 어린 손자들이 아주 잘 받아먹는 것과 같은 이치이다. 할머니의 입 속에 들어있는 충치균이 어린 아이들의 입으로 옮겨져 이를 썩게 할까 두렵기도 하고 좀 비위생적이라 판단해 할머니들의 그러한 아이들 사랑을 못하게 하는데 미생물을 연구하는 사람으로서 그러한 젊은 엄마들의 생각이 100% 옳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미생물들은 집어넣는다고 무조건적으로 자라는 것이 아니라 주위 환경조건이 맞아야 우점을 하는 것이다. 가령 할머니들의 입속에 있던 충치균이 어린 손자들의 입속에 들어간다고 반드시 충치가 발생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오히려 할머니의 손자에 대한 사랑이 그러한 방식으로 전해져 손자들의 면역력이 더욱 커져 질병에 대하여 이기는 힘이 커질 수도 있다.

양치질은 입안 찌꺼기를 제거하는데 의의가 있다
실험실에서 일을 하다 보면 가끔 엉뚱한 생각이 나서 실험에 옮겨 보기도 하는데 그중에 하나가 우리 입안에 얼마나 많은 세균들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실험실 연구원들을 모아놓고 종이컵에 멸균수를 일정량 부어 입안을 헹구어 받은 다음 양치질을 하게 한 것이다. 각자 깨끗하게 이를 닦은 후 또 멸균수를 한 컵씩 나누어 준 다음 입을 헹구어 내게 했다. 이렇게 양치질을 하기 전에 입안을 헹군 물과 양치질을 한 후 입안을 헹군 물을 받아 미생물 분석을 해 보았다. 양치질을 하면 과연 얼마만큼의 미생물이 줄어드는지를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었다. 특별하게 목적이 있어서 한 것은 아니고 단지 호기심 때문이었는데 결과는 기대와는 영 딴판으로 나와 실험했던 우리들을 의아하게 하였다. 원래 기대하던 실험 결과는 양치질을 하면 입안에 미생물이 확 줄어들 것이라 생각을 했는데 실제 결과는 미생물의 밀도가 양치질을 하기 전, 후의 차이가 생각보다 크지가 않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름대로 내린 결론은 양치질은 입속의 미생물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식사를 한 후 입안에 끼어있을 음식물 찌꺼기를 제거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우리 입속에는 항상 많은 미생물들이 살고 있는데 흔히 생각하기를 양치질을 하면 입속에 있는 미생물을 제거해 줄 것으로 믿고 있었고 치약도 세균을 없애주는 것들을 일부러 골라서 사용하곤 했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자기 전에 음식을 먹고 양치질을 안 하면 이 사이에 끼어있던 아주 작은 음식물 찌꺼기들이 입속에 있던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고, 음식물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가 되면서 약산성을 띄는 유기산을 생성해 내면 이것이 치아의 표면을 부식시켜 결국에는 충치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또한 입안 공기가 없는 곳에서는 혐기적 미생물이 활동을 하여 고약한 악취까지도 발생시키는 것이다. 또한 혀의 표면에도 수없이 많은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어 먹을 것을 찾는데 음식을 먹고 입안에 있는 음식찌꺼기를 깨끗하게 닦아내지 않으면 입안에 있는 미생물들에게 내 치아를 부식시켜 달라고 부탁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그래서 양치질을 한 후에 요즘 쉽게 구할 수 있는 가글액을 사용하면 입과 혀에 서식하고 있던 미생물들을 좀 더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있다.
지금까지 장황하게 설명한것 같이 미생물을 100% 제거하기는 상당히 어렵지만 미생물이 서식하는 환경을 조절하여 미생물을 조절하는 것은 다소 가능성이 있다.
올리고당을 사용하면 유산균의 활성을 높일 수 있고 키토산을 살포하면 방선균의 밀도가 증가하는 것처럼 토양에 유익한 미생물들을 우점시키기 위해서는 미생물의 먹이나 환경을 조절해 주는 것이 가장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법인 것이다.

미생물 제제의 표기에 대해 알아야 한다
시판되는 토양 미생물 제품들을 보면 제품 1g당 들어있는 미생물의 숫자가 10만에서 100만까지 있는 제품들이 많이 있는데 이러한 제품들을 구입하는 농민들은 제품 원액을 토양에 붓지는 않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제품을 사오면 물에 풀어서 사용하는데 대개 그 희석배수가 적게는 200배에서 많게는 1,000배까지 사용을 한다. 만약에 1,000배를 사용하면 100만마리가 들어있는 미생물 제품이 실제 땅속에 들어갈 때는 희석 살포액 1cc당 1,000마리가 들어있다는 것이다. 토양속에는 최소 10억 마리 이상의 토착미생물이 살고 있는데 1,000마리가 들어가서 무슨 재주로 기존에 우점하고 있던 10억 마리 이상이 살고 있는 토양 생태계를 휘어 잡을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므로 미생물 제품을 사용하더라도 가능하면 미생물의 밀도가 높은 것과 제조년월이 오래되지 않은 것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또한 요즘에는 미생물의 밀도를 표기할 때 통상 제품 1g에 몇 마리의 미생물이 있는지를 표기를 하는데 어떤 제품에는 1kg당 몇 마리의 미생물이 들어있는지를 표기한 것을 본적이 있다. 농민들은 무조건 미생물 숫자가 많은 것을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것을 이용한 얄팍한 상술일 수 도 있기 때문에 제품 표기상 무게 단위가 1g인지 1kg인지를 살펴보는 것도 필요하다.
그러나 미생물을 사용하더라도 미생물은 절대 만병통치가 아니고 미생물 중에는 직접적으로 염류를 제거하거나 연작장해를 해결해주는 미생물은 없다는 것도 꼭 명심하여 주시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