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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02-16 12:51
[친환경기술] 쉽게 배우는 미생물 이야기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073  

지난 2002년 여름 월드컵 열기로 뜨겁던 그 해 겨울은 사스(SARS)라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유행을 하여 많은 인명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어떻게 된 일인지 사스 환자가 한명도 발생되지 않아서 전 세계적으로 우리 대한민국 사람의 면역력이 최고라는 이야기도 있었다. 항간에 우리의 면역력이 강한 원인으로 전통 발효 식품인 김치나 청국장 등을 많이 섭취하여 건강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들이 있어 김치가 건강 발효 식품 목록에 오를 정도였다. 물론 발효 식품인 김치를 많이 먹는 것도 우리 면역력을 증강시켜 주는 한 요인일 수도 있지만 오늘은 다른 시각으로 우리 면역력이 세계에서 가장 으뜸임을 설명해 보도록 하겠다.

전통 식문화와 면역력
설 명절이면 온 가족이 한 상에 모여 앉아 떡국을 맛있게 끓여 먹는 것이 우리 고유의 풍습이다. 소뼈를 우려낸 진한 국물에 가래떡을 넣고 끓인 떡국에 고명을 얹어 먹는 것이 제 맛인데 떡국에는 다른 어떤 반찬보다도 뒤란 장독대에서 갓 꺼내어 썰어낸 얼음이 사이사이에 배겨 있는 배추김치가 최고일 것이다.
갓 내온 뜨끈뜨끈한 떡국위에 잘 익은 배추김치 하나 얹어서 먹는 그 맛은 나름 요때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일 것이다. 또 배추김치 외에 무를 큼지막하게 썰어서 익힌 시원한 동치미도 빼놓을 수 없다. 무와 배추에 배를 썰어 넣고 고춧가루를 넣어 담근 나박김치도 우리의 대표적인 물김치이다. 그릇째 김치 국물을 들이킬 때 시큼하고도 매콤하면서 시원한 그 맛은 어떤 외국음식이나 인스턴트 식품이 흉내내기 어려운 우리의 맛이리라.
식사를 할 때 배추김치는 젓가락으로 하나씩 집어서 먹는 반면 동치미나 나박김치는 숟가락으로 떠먹게 되는데 먹던 숟가락을 푹 담구어야 물김치를 떠서 먹을 수 있게 된다. 밥상에 올라온 물김치는 나만 먹는 것이 아니라 한 상에 같이 모여 먹는 사람들이 모두 그렇게 숟가락으로 퍼 먹는다. 그냥 거리낌 없이 먹던 숟가락을 상 가운데 놓여있는 동치미 그릇에 주저 없이 집어넣어 먹는 것이다. 아마도 이러한 우리 식생활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들이 보면 상당히 놀랄 수도 있고 비위생적일거라 생각할 것이다. 나름대로 같이 먹는 사람들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숟가락을 입으로 깨끗하게(?) 빨아서 숟가락에 고춧가루나 밥풀과 같은 이물질이 안 묻게 한 다음에 물김치를 먹어왔던 것이 우리 민족의 밥 먹는 습관이다.
어디 우리가 물김치만 그렇게 같이 먹었던가? 찌개나 청국장에도 예외 없이 숟가락을 섞어가며 먹었고 가족들과는 물론이고 처음 보는 사람들과도 자연스럽게 찌개에 숟가락을 같이 섞어 먹어왔다. 가끔 지방을 내려가서 강의를 마친 후 강의를 들으신 분들과 식사를 하게 되더라도 자연스럽게 찌개나 물김치를 함께 퍼먹었고 그렇게 먹는 방식을 이상하거나 불결하다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이렇게 함께 숟가락을 넣어가며 밥을 먹는 습관이 우리 면역력 증강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생각한다.

반찬을 함께 나누는 식습관의 중요성
낮선 사람과도 함께 한 찌개 냄비에 숟가락을 담그면서 밥을 먹는 동안 우리 입속에 들어있던 침과 미생물들은 물김치나 찌개에 섞여져 자연스럽게 상대방에게 옮겨졌을 것이다. 상대방의 침과 미생물도 물론 나한테도 들어왔을 것이다. 입안에 어떤 미생물들이 있는지 궁금하여 미생물 분석을 해 본 경험이 있는데 상상했던 것보다 훨씬 많은 1억 마리 이상의 미생물들이 서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해 본적이 있다.
입속에 있는 미생물 중에는 대장균을 포함한 충치균도 있을 수 있고 바이러스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있었을 터인데 그 많은 미생물들을 서로 주고받으며 우리 민족은 이제까지 살아왔고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해 왔다. 그러한 식습관을 더럽거나 비위생적이라 생각해서 따로 먹거나 혼자 먹지 않았다.
그러나 요즘에는 위생에 대한 개념이 정립되면서 자기 앞에 조그만 접시를 놓고 따로 덜어 먹는 깔끔한(?) 식습관으로 바뀌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사람이 세계적으로 면역력이 가장 강하게 된 원인중의 하나가 바로 이러한 식습관에 의해 유래된 것이라고 주장하면 좀 억지라고 반박을 받을려나?
옛날 어느 시대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함께 먹는 음식에 서로 숟가락을 섞으면서 입속에 있는 미생물들을 공유해왔는지는 정확하게 모르겠으나 서로의 미생물들을 공유해 오면서 일종의 내병성이 자연스럽게 생겼으리라. 병원균을 포함한 미생물들이 몸 속에 들어와 일종의 예방 접종의 역할도 하였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렇게 병원균을 공유하면서 병원균에 약한 면역력(체력)을 지닌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도태가 되고, 병원균들을 이겨내고 내성이 생긴 사람들만이 살아남아 지금까지 자손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즉 지금 살아있는 대한민국 사람들은 웬만한 미생물들한테는 굴복하지 않을 강인한 생존 유전자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지금 이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리들의 DNA에는 조상때부터 어지간한 병원균들은 한번쯤은 맛보았을 것이고, 지금 살아있는 우리는 무수히 많은 병원균과 싸워 이긴 불굴의 전사들이 아니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