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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2-11-09 17:32
[쉽게 배우는 미생물 이야기]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581  

어제는 첫 서리가 내린다는 가을의 마지막 절기인 상강(霜降)이었는데 요즘 농촌은 누렇게 잘 익은 호박을 따랴, 길게 뻗은 넝쿨을 잡아당겨 실하게 익은 붉은색 고구마를 캐랴 또는 막바지 고추도 거둬들이는 등 결실의 계절답게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풍경이 연상이 된다. 또한 요맘때에 늦지 않게 보리 파종에 들어가서 이듬해 보리타작의 기쁨 또한 한껏 누릴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추운 겨울이 오기 전에 올 겨울도 따뜻하게 날 수 있는 준비도 잘해놓아야 할 것이다. 이제 얼마 있으면 벌레들도 겨울을 나기 위한 자리를 잡고 들어갈 텐데 우리의 관심사인 미생물들은 겨울을 어떻게 날지 오늘은 미생물의 겨울나기에 대하여 알아보기로 한다.

미생물의 겨울나기
추운 겨울은 동물뿐만 아니라 미생물들에게도 견디기 어려운 계절이다. 벌레들처럼 기어 다니면서 이동거리가 하루에 몇 십 미터라도 된다면 따뜻한 곳이 어디인지 알아보아서 거기로 찾아 들어가면 좋으련만 미생물들은 하루 종일 움직여봐야 반경 1cm 이내이니 뛰어봤자 거기가 거기인 것이다. 그렇다고 춥다며 그대로 주저앉아 얼어 죽자니 어떻게 해서 태어난 생명인데 하는 오기가 생길 수도 있을 법도 하다. 미생물들은 주위 온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면 대사활동을 최소한으로 낮춰 에너지의 손실을 방지한다. 많이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손해니까 꿈적도 안하고 숨죽이며 좋은날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것이다.

그리고 미생물 몸 안에 추운 기운이 덜 들어오도록 글리세롤(glycerol) 같은 지방 성분을 만들어 놓아 몸 안의 내용물이 쉽게 얼지 않게도 한다. 그러니까 추운 겨울에는 미생물의 활동이 극도로 저하되기 때문에 볏짚이나 나무 잔사와 같은 유기물의 생물학적 분해가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개중에는 포자를 형성하는 녀석들도 있으니까 정 견디기 어려우면 몸 안에 있는 기관 중에 당장 쓸데없는 것들은 다 내어 버리고 나중에 깨어날 때 꼭 필요한 유전자(DNA)와 같은 것들만을 모아서 두꺼운 껍질로 둘러싸 견디기도 한다.

물론 죽어나가는 녀석들도 부지기수로 많이 있다. 가까스로 추위에 견뎌 살아나온 녀석들은 나름대로 추위를 견디는 노하우를 터득한 녀석들이다. 다시 말해 추위에 적응이 된 것이다. 이런 녀석들의 후손들은 추운 지역에서도 살아갈 수 있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이렇게 미생물들은 나름대로의 방법으로 추위를 견뎌나간다.


 연구소에서 미생물을 활용하여 발효 액체 비료를 만들면 여름이면 보름 만에도 생선 대가리나 내장이 발효가 되는 반면 겨울에는 45일이 넘어야 발효가 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아무래도 겨울철에는 미생물의 활동이 둔화되다 보니 이러한 현상이 발생하는 것이다. 춥다고 움직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다. 눈에 띄게 안 움직일 뿐이지 서서히 움직이며 소리 없이 자기 할 일을 하고 있는 것이다. 주위 온도가 낮은 계절에 미생물을 이용한 유기물 발효를 할 때는 아무래도 액체 배양 보다는 고체 배양이 보다 수월하고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 쌀겨를 이용한 고체 배양에는 미생물 발효열을 축적시키기 위해 더미를 형성해야 하므로 최소한 쌀겨 200kg 정도는 필요했는데 일전에 농가 현장에서 비닐 백에 10kg 단위로 미생물 고체 배양을 하여 사용하는 것을 보고 간편하고 효과가 있겠다고 생각되어 소개를 하고자 한다.  

일반농가에서도 쉽게 할 수 있는 미생물 배양
농업 미생물 관련 일을 하다 보면 농가 현장에 나가볼 수 있는 기회들이 심심치 않게 있는데 일전에는 제주친환경 농업학교를 다녀왔다. 김형신 회장님의 지속가능한 농업을 이어나가기 위한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농업경영철학이 아직도 가슴깊이 남아있다. 그 곳에서도 미생물을 이용한 쌀겨나 농가 부산물을 고체 발효하여 양질의 토양 개량제로 만드는 작업이 한창 이었는데 미생물 발효에 적당한 탄소와 질소의 비율을 맞춘 유기물을 혼합기에 넣어 혼합한 후 10kg 단위로 포장을 하고 입구를 막아 고체배양을 하는데 일반 농가에서도 손쉽게 만들어 사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이렇게 고체배양을 한 발효 산물에는 유산균, 효모 그리고 바실러스와 같은 농업에 유용한 미생물들이 우점을 하고 있으며 발효하는 과정에서 생성되는 다양한 유기산과 효소가 함유되어 있다.

 비닐 백 안의 온도가 45℃ 이상 올라가면 쌀겨 내에 있던 병원균이나 해충이 사멸되어 양질의 토양 개량제가 만들어 진다. 축산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는 사료첨가제도 이러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는데 사료 9kg에 쌀겨 1kg, 그리고 설탕 200g을 넣고 물을 3리터 넣고 혼합하여 실내에 놓아두면 자연 발효가 이루어진다.

 그런데 토양에 사용하는 토양개량제를 만들 때는 굳이 혼합하지 않아도 되지만 사료첨가제는 비닐 백 겉면을 만져보아서 따뜻한 기운이 느껴지면 입구를 풀어 뒤집어 줄 필요가 있는데 2번 정도만 뒤집어 주면 더 이상 온도가 올라가지 않는다. 사료첨가제 제조가 끝난 것이다. 사료에 0.5% 비율로 섞어 급이 하면 장기적으로 가축의 건강한 장이 형성되어 병 발생이 줄어들고 사료 효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