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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7-04 09:51
[현장]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 오금택·이금옥 씨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2,197  

유기농장을 넘어 치유농장으로 나아갑니다.

올해 자연생태우수마을로 선정된 강원도 횡성군 구두미 마을. 횡성읍에서 약 38km 지점에 위치한 이곳은 태기산을 병풍 삼아 만들어진 작은 촌락이다. 거기서 샛길을 따라 조금 더 가다보면 야트막하게 경사진 곳에 자리한 전원형 농장과 펜션이 반기고 있다. 바로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 농장’이다. 귀농 6년 만에 유기농장은 물론 교육과 체험, 관광 시설까지 갖추며 6차 산업의 롤모델이 된 오금택 씨를 만났다.  

귀농 6년차, 유기농에 전념하다

횡성군 둔내면에 위치한 구두미(龜거북이구 頭머리두 尾꼬리미)마을. ‘거북이 모양’처럼 생겼다 해서 이름 붙여진 이 마을에 들어서면 그 이름처럼 느긋하고 여유로운 분위기가 온 몸을 감싼다. 태기산 중턱에 자리 잡은 구두미마을에는 34가구가 살고 있지만 이 중 원주민 10% 제외하고는 모두 외지에서 전입해 온 사람들이다. 이러한 외지 사람들을 힘입어 이곳은 일찌감치 21세기 산촌관광 체험마을로 낙점을 받았다.

6년 전 이곳으로 귀농해 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오금택 씨도 산천관광 체험마을로 선정되는 데 크게 일조했다. 도시민들의 수요를 잘 아는 그는 농사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을 진작 깨닫고 귀농교육을 받으며 6차 산업 농장을 하나 둘 꾸려 나갔다.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 면적은 약 2만㎡(6,000평). 그 중 절반은 친환경·유기농산물을 재배하데 사용하고 있고 나머지는 교육장과 숙박, 체험 시설로 사용하고 있다.

현재 이곳은 장인어른이 돌아가신 후 오 씨 부부가 내려와 개량해 만든 종합휴양지로 자리매김 했다.

“25년 전 장인어른이 노후 생활을 위해 구입했지만 6년 전 돌아가시면서 아내와 함께 이곳에 내려오게 되었죠. 농사라고는 전혀 알지 못했지만 전국귀농운동본부에서 주관하는 생태귀농학교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그 때부터 앞으로 유기농업과 6차 산업을 하겠다고 결심했죠.”

오 씨가 재배하고 있는 작물만도 십여 가지가 넘는다. 더덕·고추·산채·오가피·곰취·토마토·개똥쑥·당귀·여주·수세미·감자·옥수수 등 그것도 모두 유기재배로 말이다. 인생 2모작 중이라는 그는 앞으로도 오직 유기농을 위해 달려가겠다고 밝혔다.

유기농 더덕, 치유농업의 시작

오 씨가 특히 주목하고 있는 작물은 더덕이다. 횡성 더덕은 지역 특성상 일조량이 부족해 재배가 다소 늦긴 하지만 기온차가 큰 덕택에 맛과 향은 다른 지역보다 뛰어나다. 그는 이 같은 더덕에 유기농이라는 옷을 입히는 데 성공했다. 더덕 같은 특용작물은 그가 목표로 하는 치유농업과도 연관성이 깊어 더욱 애지중지 다룬다.

더덕도 인삼처럼 그늘진 곳에서 잘 자라지만 유기재배를 위해 노지 재배를 택했다는 오 씨. 그는 노지 재배는 재배가 다소 힘들지만 뿌리 생육이 좋고 개화가 빠른 장점이 있다고 말한다. 유기재배를 위해서 그가 사용하는 것은 유황발효농법과 자닮(자연을닮은사람들)에서 나오는 제품을 사용하는 게 고작이다. 이들 자재가 그동안 병해충 방제와 작물 생육에 적절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의 재배 성공요인은 따로 있었다. 바로 토양과 재배관리에 유념하고 있다는 것.

그는 정식 전 유기물 함량이 높은 사질토로 토양을 정비를 한다. 토심 깊이는 40~50cm로 하고 물 빠짐에도 유의한다. 품종은 야생종에서 채종한 것을 사용한다. 특히 뿌리 표면이 붉고 굵은 데다, 잔뿌리가 적으면서 생장력이 왕성한 종자만 선택한다.

종자 선택이 끝나면 15~25℃의 낮은 온도에 두어 발아를 돕는다. 발아 소요일은 약 20일. 더덕의 종자는 암 발아성이기 때문에 파종할 때 반드시 흙을 덮어준다. 2년 이상 자란 모주에서 채종한 종자를 선택하는 건 기본. 파종은 고랭지인 것을 감안해 4월 중순에 한다.

유기농 더덕 재배 시 가장 손이 가는 것은 아무래도 김매기다. 일일이 손으로 풀을 제거하는 노동은 농사 6년째지만 힘들긴 마찬가지. 또 덩굴 올릴 때도 손이 많이 간다. 본엽이 3~4매 됐을 때 2.0~2.5m 정도 지주를 세우는 오 씨는 햇빛과 통풍을 잘 받게 하기 위해 오이망을 사용한다. 그래야 아랫잎까지 살 수 있다고. 잎이 증가하면 동화량이 증가하게 되어 병해충 발생도 적어진다. 물론 수량은 증가한다.

“무게가 약 50g일 때가 식용이나 약용으로 사용하기에 가장 이상적이죠. 수확할 때는 뿌리가 상하지 않도록 주의하고 큰 뿌리와 작은 뿌리를 구분한 후 뿌리가 아직 작다면 1년 더 재배해야 합니다.”

심은 지 3년째 되는 가을에 수확하는 더덕은 일부는 생과로 팔기도 하고 일부는 가공을 거쳐 즙을 만든다. 어떻게 알고들 오는지 횡성 유기농 더덕과 즙을 찾는 문의가 벌써부터 이어지고 있다.

가공, 새로운 길을 열어준다

생태귀농학교를 수료할 당시 그는 맹목적으로 농사만 짓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 같은 마음을 하늘이 알았는지 귀농 당시부터 가공의 길이 열렸다. 마침 횡성군농업기술센터에서 처음으로 농산물 가공교육이 열린 것이다. 농산물 가공 연구회가 따로 없었던 시절 오 씨는 이 때다 싶어 가공 연구회를 만들었다. 결과는 대만족. 그동안 가공을 겁내하던 농민들에게 가공에 대한 자신감을 불어넣는 계기가 된 것이다. 교육 이 후 식품제조가공업 등록까지 마친 오 씨는 본격적으로 제품 생산에 나섰다.

오 씨가 현재 판매하고 있는 품목은 다섯 가지. 개똥쑥 어린잎을 건조해 추출한 개똥쑥 즙과 오가피 열매와 뿌리를 건조시켜 추출한 오가피 즙, 수세미 오이를 건조시켜 추출한 수세미 즙, 2년간 유기농으로 재배한 더덕에서 추출한 더덕 즙, 여주로 만든 환이다.

그러나 무턱대고 가공하지 않는다. 각 작물이 가공하기에 가장 알맞은 때를 선별한다. 이를테면 수세미 같은 경우는 작물이 어렸을 때 수확한 후 바로 건조해 둔다. 건조할 때는 수분 함량을 약 10%만 남겨두는 데 이때가 맛이 가장 좋을 때라는 것이다. 그리고 수분이 있을 때는 보관에 유의하지 않으면 곰팡이가 생기니까 주의해야 한다. 오 씨는 이처럼 가공할 때 작물의 특성을 알아두면 제품이 더욱 좋아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현재 강원도농산물가공연구회장을 맡고 있는 오 씨는 올해 아마란스를 재배 후 티백 차도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체험농장을 넘어 치유농장으로

“해발 700m는 사람이 가장 살기 좋은 곳입니다. ‘해피700’이라고 하는데 왜 그런 줄 아세요? 700m 고지는 사람에게 알맞은 산소를 제공헤 쾌적하게 살 수 있는 위치이기 때문입니다.”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가 바로 해발 700m 고지에 위치해 있다. 사람이 살기에 가장 좋은 위치다. 오 씨는 귀농 당시부터 이 같은 조건을 이용해 6차 산업을 넘어 치유농장의 길을 걷겠다고 마음먹었다.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안락한 쉼터로 무장한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는 이곳을 다녀간 손님들에게 몸과 마음에 치유를 안겨 준다. 워크숍이나 세미나 장소는 물론 가족단위 캠핑 등으로 주로 이용되고 있다.

또한 수확체험농장(옥수수와 감자 등)과 함께 족구장, 탁구장, 캠프파이어, 숲속산책, 원목야외수영장, 바비큐, 트래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세미나실이나 대형스크린, 농산물가공공장, 자연친화적으로 만든 목조주택 등 시설도 완비해 사계절 언제나 농·산촌체험이 가능토록 마련해 놓았다.

치유농장을 꿈꾸는 오 씨는 지난해 강원도농업기술원에서 국내 처음으로 열린 치유농업지도자 과정까지 수료하며 그 꿈에 한 발짝 다가섰다.

“팔이 골절된 사람에게 수술하는 것은 치료행위지만 재활을 하는 과정은 치유행위입니다. 분무기로 식물에 물을 주는 것도 치유의 과정이 될 수 있지요. 아픈 사람에게 약을 줄 수는 없을지라도 그들의 심신이 치료되도록 길을 제시하는 치유농장을 만들고 싶습니다.”

해발 700m 고지의 청정지역과 맑은 물, 맑은 공기 그리고 유기농업이 숨 쉬고 있는 ‘태기산 아침의 새소리’는 올 여름 최적의 휴양지로 손색이 없을 듯하다.

www.tasm.kr 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