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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14-08-13 10:05
[자연이가득한곳] KBS 파노라마로 끝나지 않기를
 글쓴이 : 친환경 (58.♡.80.182)
조회 : 1,806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의 ‘일본 식민지 지배는 하느님의 뜻’이라는 강연요지를 단독보도한 KBS가 6월 이달의 기자상을 수상했다. 반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KBS의 문창극보도가 제9조(공정성), 제14조(객관성), 제 20조(명예훼손금지) 조항을 위반했다는 민원이 제기된바 있다.

방송의 공정성과 공익성은 공영방송의 가장 중요한 가치이다. 방송은 가장 영향력이 큰 미디어다. 특히 안전이나 먹거리와 같은 국민적 관심사를 다룰 때는 팩트를 전달하는 것 못지않게 국익우선의 기본적 철학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본다. 그런 의미에서 지난달 KBS 파노라마의 친환경 유기농의 진실 2부작은 친환경 농산물의 신뢰성을 다시 한 번 멍들게 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KBS 파노라마는 지난해 10월부터 ‘우리가 알고 있는 친환경 유기농의 이미지가 정말 사실일까’ 하는 궁금증에서 취재를 시작했다. 이후 6개월여에 걸쳐 친환경농가들을 방문해 실태를 취재했고 인증기관 심사원들의 증언과 토양의 농약 검출 문제 등 다양한 내용들을 담았다.

이 같은 사실을 알고 친환경단체들은 비상대책위원회까지 만들어 지난달 25일 KBS의 제작실무팀과의 면담과 규탄대회 등을 가졌다. 취재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상실하고 친환경유기농의 가치를 부정하는 방영을 중단해 줄 것을 수차례에 걸쳐 요구했다. 그러나 KBS측은 결과는 논과 밭 주변에서 발견되는 농약과 화학비료의 흔적, 마구잡이로 살포되는 제초제, 인증의 부조리와 비리, 껍데기뿐인 친환경 농업정책, 거짓말과 가짜가 난무한다며 친환경 유기농을 폄훼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치부만 들춰내는데 그쳤다. 게다가 KBS 파노라마는 친환경농산물과 토양에서 81점의 농산물을 수거해 검사한 결과 30점이 검출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일부 친환경 농산물과 토양에서 검출된 농약을 침소봉대하여 이 땅의 전체 친환경농업이 잘못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방송으로 인해 유기농업을 위해 땡볕아래서 풀과 싸우고 병충해들과 사투를 벌이고 있는 대다수의 정직한 친환경 농가들이 큰 상처를 받게 됐다. 농약을 치지 않았다는 사실을 어떻게 믿겠냐며 의구심을 갖는 소비자들의 불신의 목소리도 커져갈 것이다.

친환경농업이 시작된 지 17년째다. 농약 빈병 하나 없는 깨끗한 들판을 기대하는 것은 환상이다. 허술한 검사시스템, 부실한 인증 사례들은 얼마든지 널려 있다. 그러나 70대 고령농민들만 남아 있는 농촌에서 이만큼이라도 유지하고 있다는 게 유기농을 향한 진정한 첫걸음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전국의 14만 친환경 실천농가들은 만족스럽고 완벽하지는 못하지만, 농약과 화학비료를 덜 사용하고 제초제는 아예 멀리하고 있다. 기후변화로 인해 예측할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이러한 참모습이 가려졌다는 점은 매우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물론 한편으로는 이런 아픈 현실을 들춰 낸 KBS의 보도에도 수긍해야 할 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일부 친환경농업인들 사이에선 “이번 보도를 제대로 된 유기농업으로 정착할 수 있는 성찰의 계기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개선의 의지도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빛과 그림자를 두루 살피지 못한 일방적 처사의 보도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

앞으로 또 어떤 공영방송에서 유기농업을 다룰지는 모르겠다. 그러나 당사가 공정한 방송임을 증명하고 싶다면 이번 KBS 파노라마와 같은 편협만 보도만은 피해야 할 것이다.

발행인 이영자 yjagro@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