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질비료업계와 축산업계 등의 반발이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가축분뇨의 관리 및 이용한 관한 법률’. 그간 가축분뇨법 개정안에 대한 관계부처와 협의과정에서 퇴비업계와 축산업계의 의견이 한 차례도 개진되지 못했으며, 가축분뇨를 바라보는 시각도 ‘자원화 할 수 있는 귀중한 자원이냐, 폐기물이냐’로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 김선일 이사장을 만나 최근 문제가 되는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해 의견을 들어 보았다.

최근 문제가 되는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은 환경부가 국무회의를 거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의안 상정을 해 놓은 상태입니다. 이법의 가장 큰 문제점은 가축분뇨에 대해 관리와 이용이 분리돼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 법이 함께 묶여 있다는 것입니다. 농업부문에서는 가축분뇨에 대해 관리만 하면 되고, 환경부는 가축분뇨 이용에 있어 초과되는 부분만 규제를 하면 될 것입니다. 이 법률안을 보면 소비자인 농민들은 앞으로 두 종류의 퇴비를 만나게 됩니다. 첫째는 현행비료관리법에 의해 공정규격과 관리를 통해 나온 질 좋은 퇴비와 가축분뇨법 개정안에 따른 또 하나의 퇴비, 즉 질이 낮은 불량 퇴비를 만나게 됩니다. 이것은 경종농가 뿐 아니라 농업발전에도 타격을 주게 됩니다. 환경부의 입장에 따르면 가축분뇨에서 퇴비가 되지 전까지 모든 단계를 퇴비로 규정합니다. 퇴비와 가축분뇨는 엄연히 다르며, 퇴비는 이미 자원화가 된 것입니다. 환경부가 퇴비산업을 주도하고 지원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매우 잘못된 일입니다. 축산분뇨의 경우 발생과 순환적 최종 이용·활용의 중심은 농업분야이기 때문에 농림축산식품부가 중심이 되어야 합니다.

중장기 가축분뇨 자원화 대책에 대해

지난 4월 29일 ‘중장기 가축분뇨 자원화 대책’이 발표되었습니다. 골자는 현재 50여개의 공동자원화시설을 앞으로 150개 까지 늘리겠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한 예산도 6,000억원에 이릅니다. 이 대책에 대한 근거는 우선 자원화되지 않은 축산분뇨를 자원화 하겠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개별농가에게 액비 생산을 맡겨 놓았더니 불량 액비가 유통되어 이를 방지하고 자원화 시설을 늘려 고품질 액비를 만들겠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 논리는 전혀 맞지 않습니다. 축산분뇨의 자원화는 매년 축소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양돈의 경우 매년 모돈 10% 감축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2013년 현재 가축분뇨 발생량은 12만 7,000톤/일입니다. 이 중 자원화 비율은 88.7%, 정화처리는 9.1%, 해양투기는 0%, 기타(자연증발 등)는 2.2%입니다. 이는 기존 시설을 잘만 활용해도 가축분뇨 자원화에는 문제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신규시설 설치는 유휴화가 불가피한 과잉투자이며, 예산 낭비입니다. 한국유기질비료산업협동조합에 가입한 회사들의 평균 가동률은 45%입니다. 민간기업의 가동량만 두 배로 늘린다면 더 이상 가축분뇨 처리에 대한 의견은 나오지 않을 것입니다.

액비화 정책, 무엇이 문제인가?

가축분뇨 자원화 대책에서 구체적인 정책수단은 액비 중심으로 편중되어 있습니다. 퇴비와 액비가 자연순환고리에서 무리없이 이용·활용되면 문제가 없지만 문제는 액비에 있습니다. 현재도 수도작 중심의 농업구조에 대한 적합성으로 소비자인 농업인의 선호도가 큰 퇴비는 유통에 큰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에 액비는 벼의 도복 피해 우려 등으로 인한 사용상 한계로 유통에 차질이 발생하고 있어 대책에서 강조하는 ‘퇴·액비 유통 활성화’의 실체는 ‘액비 유통 정상화’입니다. 공동자원화시설이든 공공처리시설이든 가축분뇨 처리에서 근본문제는 하드웨어적인 시설부족이 아니라 우리 농업구조에 맞지 않는 액비화 중심의 자원화에 있습니다. 이에 대한 근본적인 수정 없이 2007년 70개소 공동자원화시설 설치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도 하지 않은 채 또 다시 150개소로 확대하는 것은 잘못입니다.

향 후 추진 방향은

조합에서는 농식품부의 가축분뇨 처리정책의 부당성과 환경부의 가축분뇨법 개정에 문제점을 부각시키면서 환경부 정부입법안인 ‘가축분뇨 관리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맞서는 조합측 개정한 상정을 추진할 것입니다. 이후에 이달 감사원 감사를 청구하고 문제가 해결되지 않을 경우 전 조합원과 임직원들이 참가하는 대규모 집회를 준비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