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소비자 모두가 만족하는 유통의 틀을 만든다.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윤종인 유통이사

농산물의 유통비용은 소비자 지불가격에서 생산자의 수취가격을 뺀 비용이다. 국내 농산물의 유통비용은 해외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은 아니지만 효율성부분에서 합격점을 주기는 어렵다. 지난 9월 취임한 한국농수산식품공사 윤종인 유통이사는 국내 농산물 유통의 새로운 틀을 구상하고 있다. 윤종인 유통이사를 만나 국내 농식품 유통의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

기후변화 등에 따라 농수산물의 가격 변동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국내 농수산물 수급안정을 책임지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역할과 농산물 수급관리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최근 들어 수년간 기상이변이 빈번하게 발생해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입니다. 농산물가격의 폭등과 폭락이 반복되는 것은 모두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연중 안정적인 수급 및 가격이 형성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습니다. 안정적인 수급관리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선제적 대응 시스템 구축이 필요해 올해 1월 수급정보센터를 시설했습니다. 이에 수급동향에 따른 조기대응 시스템을 도입해 주요 농산물의 위기단계별 대응체제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또한 수급불안 가능성이 높은 채소류의 수급안정을 위해 사전 수매를 통한 상시비축과 소비자 가격 인하를 유도할 수 있는 판매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여러 가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농산물 유통구조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이 문제이며, 이를 해결할 방법이 있다면 말씀해 주십시오.
그동안 정부가 농산물유통구조 개선을 위해 많은 재정투입과 제도개선 노력을 해왔지만 유통구조의 비효율성은 아직도 쟁점이 되는 부분입니다. 우리나라 농산물 유통비용이 선진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고 할 수 없지만 효율적이라고도 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농산물 유통구조의 비효율성은 여러 가지 문제가 복합되어 발생하고 있으며 농산물은 가격에 비해 부피가 크고, 부패하기 쉬운 반면 유통과정이 길고 유통경로가 다단계로 되어 있어 구조적인 한계가 있습니다. 유통구조를 보다 효율적으로 개선하기 위해서는 각각의 유통주체별로 안고 있는 문제점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조직화를 통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고 판매경로를 다양화해야 하며, 도매시장은 경매위주의 거래에서 탈피해 정가 수의매매를 실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산지조직의 규모화로 거래 교섭력을 증대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유통효율화를 위해 산지조직 규모화, 직거래 활성화와 도매시장 거래제도 개선에 역점을 두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2009년에 시작한 사이버거래소는 금년 1조원 규모의 거래실적을 달성해 농산물 분야에서는 세계에 유례가 없는 B2B 거래를 구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역점 사업에 대해 말씀 부탁드립니다.
우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관측정보를 기초로 시시각각 변하는 현장의 수급상황이 반영된 수급정보를 모아 수급정책에 반영할 방침입니다. 생산자·소비자단체·유통업계·정책 당국 등 민관 합동으로 수급관리위원회를 운영해서 정부주도의 일방적인 수급정책에서 이해관계자가 공감하는 수급정책이 운영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입니다. 두 번째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수입하는 농산물의 최우선 가치를 안전성 확보에 두고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농식품위생안전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할 것입니다. 세 번째로 유통개선사업 분야는 산지유통경영체 종합지원센터를 설치해 산지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유도하고 핵심유통주체에 대한 종합컨설팅 지원, 농업법인 인수·합병 활성화, 경쟁력 있는 산지유통 시설 등을 확충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직거래 모델을 개발할 것입니다. 골목상권 활성화를 위해 ON/OFF 라인을 통한 전통시장, 소형마트 등의 직공급 체계 구축, 공동체지원농업추진 등을 활성화 시킬 방침입니다. 앞으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국내 농산물 유통을 통해 우리 농업의 새로운 가치창출에 노력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성실히 이행해 국민들에게 신뢰와 존경을 받는 공사로 거듭날 것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