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trl+C, Ctrl+V. 컴퓨터에서 흔희 쓰는 복사해서 붙이는 단축키이다. 같다 붙인 것 처럼 28명의 유기농 작목반원의 하우스에서는 똑같이 유기농 고추가 자라고 있다. 생육은 물론, 하우스 정돈과 향까지 똑같다. 유기농 인증이 힘든 고추이지만 태안 친환경고추작목반원들은 문제가 없다며 웃음을 짓고 있는다. 매콤한 향까지 기분 좋아지는 유기농고추재배 현장을 찾았다. 

생명을 구한 유기농 고추
첩첩산중은 아니어도 외길에서 뚝 떨어져 골짜기로, 골짜기로 들어가니 4m 높이의 깨끗한 하우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유난스럽던 여름더위를 이겨낸 고추들이 주렁주렁 매달러 주인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하우스 한켠에서 유기농 고추를 수확하고 있는 장영창 친환경고추작목반 회장은 반갑게 웃으며 인사를 한다.
“유기농업이 어렵지 않냐고요? 이 유기농업 때문에 생명을 건졌습니다. 생명을 건졌는데 유기농업 당연히 해야지요.”
장영창 회장은 매번 치는 농약으로 수 없이 병원을 들락거리면서 이러다 나도 죽고 사람들도 죽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유기농업을 시작했다고 한다. 처음에는 방법을 몰라 진딧물을 손으로 비벼 잡고 여러 방법을 썼지만 지식이 부족하다 생각해 천안 단국대에서 늦은 공부를 시작했다. 기초지식을 쌓기 위해 늦은 공부를 시작했고, 연구에 연구를 거듭한 결과 이제는 천연재료 자가 비료와 천연 해충제를 만드는 달인이 되었다. 현재 장 회장은 5,280㎡ 재배면적 중 2,970㎡에서 유기농고추를 재배하고 있고, 나머지 면적에서는 수박과 메론 등을 재배하고 있다.

유기농 이제는 힘들지 않다

2005년에 결성된 친환경고추작목반은 28명의 작목반원이 전원 유기농인증을 받았다. 유기농인증 뿐만 아니라 IFOAM 국제 인증까지 획득해 그 품질을 인정받았다.
“농약은 물론 화학비료, 제초제를 주기 않기 때문에 초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제는 방법을 터득해 재배하는데 큰 어려움은 없습니다. 장기리는 해안성 기후이다 보니 일조량이 풍부해 고추농사에는 최적지입니다. 넘칠 만큼의 풍부한 햇빛, 그리고 미네랄이 풍부한 해풍은 유기농 고추의 단 맛을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고추재배에는 더할 나위 없는 적지이지만 유기농을 하기 위해서 장 회장을 비롯한 작목반원들은 특별한 방법을 선택하고 있다. 고추농사에 들어가는 자재는 대부분 직접 제작하는 것이 첫 번째 비법이다. 토양관리의 경우 산 속의 부엽토를 모아 발효시켜 퇴비로 사용하고 있다. 충분히 발효가 된 우수한 퇴비에 고추 농사가 끝나고 남은 고춧대를 함께 로터리를 쳐 준다. 2번 정도 로터리를 치며 이 때 EM균을 넣어주면 땅 심이 좋아지고 토양이 부들부들해진다고 한다.

두 번째 비법은 자가액비의 제조이다.
“바닷가와 가깝기 때문에 바다에서 많은 도움을 받고 있습니다. 잡어, 불가사리, 해초 등을 발효시켜 액비를 만들어 사용합니다. 이렇게 만든 자가액비는 고추의 골격을 키우고 해조류 등으로 만든 비료는 고추의 성장을 도와줍니다. 또한 미네랄이 풍부한 바닷물을 희석해 1주일에 1번씩 뿌려주면 최고 품질의 유기농고추가 탄생하게 됩니다.”
세 번째 비법은 멀칭 대신 짚을 사용하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짚이 많이 부족해 하우스 중간 중간 부직포를 사용했지만 고추 정식을 할 때 짚을 충분히 깔아주면 미생물의 활동을 왕성하게 해준다. 이 뿐만이 아니라 수분 증발을 억제하고, 잡초를 방지해주며, 가을이 지나면 유기질 퇴비 역할을 해준다. 마지막 비법은 고삼+님오일이다. 진딧물, 총채, 온실가루이, 응애 등 고삼과 님오일 혼합액을 살포하면 이 모든 병해충을 방제할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비법이 많은 친환경고추작목반에는 없는 것이 두 가지가 있다. 우선은 염류피해가 없다. 일반적으로 하우스에서 지속적으로 작물을 재배하다 보면 으레 염류피해나 연작장해가 있을 법도 한데 친환경고추작목반원들은 하우스 80cm 깊이에 유공관을 설치했다. 유기농업을 실시하기 때문에 토양의 투수성이 뛰어나 농사가 끝나고 나면 충분히 물을 관수해 조금이라도 남아 있는 염류를 씻어주고 있다. 또한 다른 고추재배농가와는 달리 이 곳에는 고추 건조기가 없다.
“태양초로 나가는 상품은 햇볕을 받으며 건조해야 합니다. 건조기에 말리면 태양초 특유의 구수하며 칼칼한 향이 나지 않습니다. 정말 좋은 고추는 향부터 다릅니다.”
장 회장은 유기농 고추를 수확해 세척하고 그것을 벌레가 들어가지 못하게 망으로 둘러쳐진 비닐하우스에 널어 말리고 뒤적거리기를 서버 번 그리고 꼭지를 따면서 하나씩 먼지를 닦아 내고 상품으로 선별해 농협으로 보낸다.

장영창 회장은 이제는 유기농업이 어렵지 않다고 말한다. 안면도 농협이 유통 및 판매를 책임지기 때문에 생산에만 전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에 고춧가루를 산 소비자에게 전화를 받은 적이 있습니다. 고춧가루를 염색한 것이 아니냐는 전화였습니다. 안면도 태양초 고춧가루는 정말 빨갛고, 향이 나며, 달디단 매운 맛이 납니다. 우리나라 사람 입맛에 최고는 역시 안면도 태양초 고추입니다.”

생산은 농민이, 판로는 농협이 책임진다. 안면도 농협 전용국 조합장

2005년부터 친환경작목반을 구성해 친환경농산물 판로 개척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농협 조합장 당선이후 농협의 정체성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습니다. ‘농가들에게 생산에만 전념하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농협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닐까 생각을 했습니다. 조합원들이 생산한 농산물의 판로 확대를 위해 국내를 넘어 해외 수출까지 앞장서고 있습니다.
안전성 문제에 민감한 일본에 수출을 하기 위해 몇 년전까지는 많은 어려움을 겪었지만 2년전부터는 손익분기점을 넘어 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10년에 설립된 태양초사업단은 산, 학, 관, 연의 네트워크를 구축해 태안 태양초의 품질향상과 함께 기술개발, 역량강화, 가공, 마케팅 및 홍보 등을 통한 적극적인 유통망 확충 등을 통해 명품 태양초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태안 태양초 ‘태자비’는 국내를 넘어 세계와 경쟁하고 있으며 국내는 물론 세계 농산물 유통시장에 새로운 획을 긋고 있습니다.
ISO 22000, ISO14001, EU유기인증, USDA-NOP 유기인증, JAS 유기인증, GAP 인증, HACCP 인증 등 품질과 안전성을 인정받고 있는 태안 태양초를 주목해 주십시오.